정몽준 의원 등 형제 대부분 참석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심재훈 구정모 기자 = 최근 경영권 갈등으로 세간에 화제를 뿌리고 있는 범(汎)현대가가 오는 21일 고(故) 정주영 회장 6주기를 맞아 회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범현대 관련 회사들에 따르면 정 명예 회장의 6주기에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 등 형제 및 일가 친척들이 성대한 추모식 대신 조촐한 모임을 통해 고인의 업적을 기릴 예정이다.

◇ 범현대가 누가 참석하나 = 이번 정 명예회장의 6주기에는 정몽준 의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이 20일과 21일에 고인의 청운동 자택에 모여 고인을 기린 뒤 경기도 하남 창우리 선영에서 추모 행사를 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 정상영 KCC 명예회장 등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추모 행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정은 회장은 장녀 정지이씨를 동반해 6주기 행사에 참석하지만 범현대가의 장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아직까지 참석 여부가 불투명해 지난해처럼 아들인 정의선 사장이 대신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 관계자는 "현 회장은 집안 행사를 꼬박꼬박 챙겨왔으며 올해도 시아버지인 정주영 회장의 기일 제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정몽구 회장의 참석 여부는 제사일이 임박해서야 결정되지 않을까 싶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의선 사장이 대신 참석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5주기 때는 정몽구 회장이 타계한 삼촌 정인영 한라건설 명예회장과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 인수 등을 놓고 경합을 벌이는 등 주변 여건이 좋지 못했지만 올해는 정몽구 회장이 일가 친척들과 대립할 사안이 없어 당일 참석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 범현대가 화합 가능할까 = 올해 정주영 명예회장 6주기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최근 현대상선 경영권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현정은 회장과 정몽준 의원이 다시 만난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현 회장의 부친인 현영원 현대상선 회장이 타계하자 정 의원이 조문차 현대아산병원을 방문해 현 회장을 위로한지 4개월만에 다시 만나게되는 셈이다.

현대상선 경영권은 지난해 유상증자 등을 통해 현 회장측이 우호지분을 대거 취득하면서 분쟁이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지난 2일 주총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을 포함해 KCC, 현대백화점 등이 정관변경에 반대하면서 불씨가 되살아난 형국이다.

현 회장은 이번 6주기 참석을 통해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 등 범현대가 사람들에게 현대그룹 경영권과 더불어 향후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협조를 얻으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몽구 회장이 명실공히 장자로서 범현대가를 아우르는 역할을 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몽구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 1주기 이후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제사에 참석하지 않는 등 범현대가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어 이번 6주기 행사에 나올 경우 현대건설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현대 관련 문제를 조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이 매년 정주영 명예회장 기일을 기념해 추모음악회를 열고 대규모 추모식을 여는 등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정주영 명예회장 기일은 범현대가가 한꺼번에 모이는 거의 유일한 행사"라면서 "특히 지난해 정인영 회장이 타계하는 등 현대가 1세대들이 퇴장하고 2세들이 등장하고 있어 범현대가 입장에서는 구심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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