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영생을 얻게 된다면 어떤 모습으로 가능할까? 그리고 그 방법은 어떻게 실현될 수가 있을까?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호기심이 담긴 영화 트랜센던스에서는 이 궁금증에 대한 하나의 해답으로 실현 가능할 법한 세상이 그려져 있었다.

근래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로 생각해 볼 만한 여지를 많이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번 장난기 가득한 캐릭터로 등장하던 배우 조니 뎁이 진지한 모습의 인공지능 전문가로 열연해 보는 재미가 더했던 영화 트랜센던스를 소개해 본다.

특이성 혹은 초월성 : “인류”를 초월하다.

진보해 가며 진화를 이룩해온 인류는 4차산업혁명과 함께 화두가 된 ‘인공지능’이라는 또 다른 문턱에 다다랐다. 새로운 변화는 늘 혁신을 가져오게 마련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고통도 함께 따르는 것이 인지상정인 것처럼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천천히 그 길에 다가서고 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과정에는 늘 찬성과 반대가 존재한다. 진보를 꿈꾸는 과학자들과 그래도 인간성을 놓치지 않으려는 세력 간의 다툼은 영화 속에서는 동시다발적인 테러로 발현해 많은 연구자들이 죽고 주인공 조니 뎁도 총에 맞는다.

다행히 총알이 스쳐갔지만 묻어있던 독 때문에 곧 생명을 잃을 지경에 놓이게 되고 이를 바라보는 아내는 시름에 빠진다. 어떻게든 죽어가는 그를 붙잡아 놓고 싶은 마음에 그간 함께 연구하고 있던 ‘인간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하는 일’을 행하기로 결심한다.

마치 기계에 자의식이 생기는 것과 유사한 이를 학계에선 현재 ‘특이점’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영화에서는 ‘초월성’이라는 단어로 콕 집는다. 이 변화의 과정이 어쩌면 ‘인공지능과 결합한 인류의 모습’을 가리킬 수도 있겠다라는 상상을 해보게도 하는데, 인간의 지능뿐 만이 아니라 ‘인류의 모든 영역을 넘어 선다’는 의미에서 아마도 초월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나 싶다.

조니 뎁이 숨을 거두기 직전 그의 기억은 무사히 컴퓨터에 업로드가 되고 꿈같은 일이지만 그는 기계속으로 전이된 의식을 통해 아내와 대화를 나누게 되고 삶을 계속 이어 나가게 된다. 어쩌면 신과 같은 ‘영생’을 얻게 된 그는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또 하나의 세상을 구축해 간다. 마치 예수가 그랬듯 불치병 환자들을 낫게 해주고 환경을 회복시키려 한다.

비록 그가 좋은 의도를 가지고서 그런 일들을 했다 하더라도 정작 인간들의 세상은 망가져 가게 된다. 심각성을 깨달은 아내가 스스로를 바이러스에 노출 시킨 뒤 조니뎁과 함께 생을 마감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당신은 자각 능력(의식)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까?

영화를 보며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던 대사는 ‘당신은 자각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까?’라는 것이었다. 영화에 등장하던 인공지능 슈퍼컴퓨터도 인터넷에 업로드된 조니뎁의 의식도 이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오히려 질문자에게 되묻는다.

그러는 당신은 깨어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냐고... 의식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장자의 호접몽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을 이야기겠지만, 어느덧 이런 옛이야기가 인공지능이라는 기계까지도 전가 되는 시점이 왔다.

어릴 적 매트릭스를 볼 땐 정말 ‘상상력 넘치는 영화다 신선하다’ 이 정도에서 그쳤다면 근래 등장한 인공지능 화가 ‘아이다’를 보고 있자니 그렇게 먼 이야기는 아닐 듯싶다.

스스로 사물을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술 활동을 하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 또한 자연스럽게 그려내는 그를 보며 다시 우리의 질문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태초 시작점을 향해 되돌아가고야 만다.


**윗 글은 (광주아트가이드) 140호(2021년 7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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