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민사회단체, 오는 26일부터 동아일보 앞 1인시위 돌입

지난 14일 <동아일보>가 송평인 칼럼을 실어 여순사건을 심각하게 왜곡한 것에 대해 여수시민단체들이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수·순천 10·19사건 지역민희생자지원사업 시민추진위원회(이하 시민추진위)와 7개 단체로 이뤄진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9일 오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동아일보사가 역사 앞에서 부끄러운 일을 자행했다”며 “민간인 학살이라는 국가폭력을 저지른 죄보다 더 악질적인 죄는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1948년 여순항쟁 당시 군인들에게 빨갱이로 몰려 학살당한 125명을 집단 매장한 전남 여수 만성리 형제묘. ⓒ광주인
1948년 여순항쟁 당시 군인들에게 빨갱이로 몰려 학살당한 125명을 집단 매장한 전남 여수 만성리 형제묘. ⓒ광주인 자료사진

단체들은 “국회의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후 뒤틀린 민족사적 과제를 바로잡아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동아일보사의 ‘송평인 칼럼’ 게재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역으로 돌리는 망측한 행동으로 법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함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여수시민사회단체는 “여순사건 유족들은 고령화로 인해 하루가 다르게 사망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구체적인 시행령이 마련돼 억울한 죽음에 대한 해원을 이뤄야 한다”며 “여순 유족회와 함께 오는 7월 26일부터 동아일보사 앞 1인 시위를 진행한다”며 뜻있는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아래는 규탄 성명서 [전문]

민간인 학살이라는 국가폭력을 저지른 죄보다 더 악질적인 죄는 역사를 왜곡하는 짓이다.


여순사건 발발 73년이 지나 제21대 대한민국 국회는 여‧야 합의로 ‘여순사건특별법’을 제정했다.

이제 여순사건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 논쟁을 넘어 ‘민간인 학살’이라는 과거사의 진실을 규명해 억울한 죽임을 당한 다수 국민들의 한을 풀어야 할 때이다.

뒤틀린 민족사적 과제를 바로잡아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동아일보사의 ‘송평인 칼럼’ 게재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역으로 돌리는 망측한 행동으로 법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함을 밝힌다.

제21대 대한민국 국회가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이하 ‘여순사건특별법’)’을 여‧야의 치열한 논의 후 합의를 통해 제정했다.

이에 대해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뿐만 아니라 보수와 진보를 막론한 전국 시민사회단체는 특별법 제정을 적극 환영하며, 진실규명을 위한 향후 일정에 희망을 품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아껴가며 보내고 있다.

73년간 뒤틀렸던 엄중한 역사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 앞에 느닷없는 동아일보사의 ‘송평인 칼럼’은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인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때도 역사적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야 함은 불문가지이다.

하물며, 상식과 양식을 양분으로 삼는 언론사에서 왜곡된 특정인의 의견을 지면을 통해 공개한 일은 언론사임을 포기한 행동이다.

지난 14일, 동아일보사는 송평인 칼럼을 실어 역사 앞에서 부끄러운 일을 자행했다. 다수 단체와 개인이 칼럼의 역사의식 부재와 왜곡된 주장을 논리적으로 지적하였기에 재론하지 않는다.

다만, 개인의 의견도 왜곡된 사실을 공공연하게 말하면 법적‧도덕적 책임을 지듯이 국내 굴지의 언론사인 동아일보사가 공공연히 특정인을 내세워 칼럼이라는 형식을 통해 언론사의 의견을 표명한 만큼 송평인 개인과 함께 동아일보사도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여순사건이 발발한 지 73년이 흐르고 있다. 유족들은 고령화로 인해 하루가 다르게 사망하고 있다. 때문에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그 어느 사안보다 시급하다. 하루라도 빨리 구체적인 시행령이 마련돼 억울한 죽음에 대한 해원을 이뤄야 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순사건에 대한 왜곡된 주장과 낭설에 대해 좌시하지 않는 것 또한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한 필연적 과제임을 잊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대한민국 민족사에 마지막으로 남은 비극인 여순사건을 왜곡하고 역사적 의미를 심각히 훼손하는 동아일보사와 송평인을 규탄하며, 향후, 법‧제도적‧도덕적 책임을 강력하게 묻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다.

우리의 행동

함께 오는 7월 26일부터 동아일보사 앞 1인 시위에 동참해 주십시오.
문자와 전화로 즉각 역사적 진실과 항의를 해주십시오.
(항의 연락처 : 02-2020-0200, pisong@donga.com)

2020년 7월 19일

여수·순천10·19사건지역민희생자지원사업시민추진위원회,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여수YMCA, 여수YWCA, 여수시민협, 여수환경운동연합, 여수일과복지연대, 전교조여수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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