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양향자(광주 서구을)의원의  50대 초반 사촌 동생이자 광주지역사무소 특보가 20대 부하 직원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언론을 통해 접했다.

박송희 정의당 광주시당부위원장.
박송희 정의당 광주시당부위원장.

광주 서구 풍암동에 새로 개업한 지인의 식당에서 이 소식을 듣고 나는 가슴이 콩닥콩닥했다. 아. 정말 피해를 당한 직원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혼자서 몇 개월 동안 이 문제로 얼마나 밤 잠을 못자고 괴로웠을까?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민주당에서 반복될까?

주변 사람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 ‘또 민주당이?’ ‘대체 민주당은 왜 그러는데?’하는 분위기이다. 정말 민주당의 이런 성비위 소식은 어째서 끝이 없을까?

피해 여성은 지난 6월 14일, 당에 이 사건을 알렸고 22일 지역 언론을 통해 보면 양의원측은 지역사무소 직원 3명을 직위해제하고 피해자를 격리조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양향자 의원은 일부 언론에 성희롱은 있었지만 성폭행은 없었다라고 단언하며 조사 중이라고만 이야기했다. 피해자의 입장에 서지 않고 전형적인 '제식구 감싸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23일이 되어서야 더불어민주당에서 양향자 의원 지역사무소 성범죄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했지만 그동안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가 언론에 보도되자 면피성 사과를 한 것으로 보인다.

20대 여직원과 상급 간부인 지역특보는 위계 질서에 놓인 관계이다. 힘의 논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관계이다. 게다가 지역특보가 양향자 의원의 사촌 동생이라는 권력은 무시무시하게 큰 힘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이런 권력 관계는 수 개월동안 성추행과 성폭력을 당했으면서도 제대로 말하기 어려운 조건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올해 1월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정의당 광주시당은 금호사거리에 노란색 천막을 쳤다. 당시는 강은미 의원(정의당, 비례)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국회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었던 시기이다.

우리는 당원들과 함께 매일 순번을 정해 강은미 의원 동조 단식을 했다. 단식농성장은 바로 양향자 의원의 지역사무소와 대각선에 위치한 곳이다.

양향자 의원의 지역사무소는 밖에서도 환히 보이는 LED 조명으로 반짝거렸다. 겉으로 보기에 넓어 보이고 밝은 조명 탓인지 아주 쾌적한 공간일거라고 상상해보곤 했다. 이런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에 의해 상습적인 성추행이 일어나고, 피해자는 여러 차례 당하고도 모욕을 참고 또 참으여 고통의 출근을 했을 것이다.

언제쯤 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였을 것이다. 이런 피해자를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짠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치단체장의 권력형 성범죄로 치뤄진 서울과 부산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당헌· 당규를 고쳐 보궐선거에 후보를 출마시킬 것이 아니라, 당내 인사로 인한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피해자와 국민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했어야 했다.

또한 뿌리 깊이 박혀있는 권력형 위계질서에 따른 성범죄를 어떻게든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

한 두번이 아니어서 더욱 그렇다. 원칙이 한번 무너지면 자꾸 이유와 핑계를 만들게 된다. 이번 양향자 의원 지역사무소에서 일어난 성범죄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민주당이 광주를 '심장부'라 감히 불러온 것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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