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전남 모든 학교 전면등교 발표에 대한 입장 [전문]


6월 3일, 전남교육청에서는 6월 7일부터 전남 모든 학교가 전면 등교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전남 인구와 전남 전체 학생·교직원 대비 확진자 비율이 전국 최저이고, 전남 도민의 백신 접종률도 20% 정도로 전국 최고이며, 현재 85% 수준의 매일 등교 비율을 100%로 확대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학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원격수업으로 인하여 생긴 교육 여건 격차를 시작으로, 학생 돌봄 문제, 이에 따른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 격차까지 드러났다.

6월 2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0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학습 지원을 위한 대응 전략’을 보면 학생들의 학습과 정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우려가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재난 앞에서 교육 격차는 훨씬 심해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갔다.

원격수업의 질을 아무리 높인다 해도 서로 마주보며 호흡하는 교실수업을 대신할 수 없고, 학생들에게 소중한 일상을 되돌려주고자 하는 전남교육청 입장에 전교조 전남지부도 동의한다.

그러나 전면등교 발표 시 제시한 준비 대책으로는 방역 수칙을 지키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다.

학교 안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며 학교생활을 하려면 최소 2m이상 거리두기를 하여야 한다.

그런데 현재까지 부분등교 중인 학교 대부분은 대규모 학교이다. 대규모학교의 교실에서 2m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한가? 전교조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 이하가 되어야 2m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하다(교실 속 거리 두기…“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로 해야”, KBS뉴스, 2020.10.27.). 거리 두기가 가능하고 모든 학생을 배움으로 이끌 수 있는 방안인 학급당 학생 수 20명(유아 14명) 상한 계획을 당장 마련하고 빠르게 현실화해야 한다.

대규모 학교의 급식실 환경도 문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대규모 학교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급식실 앞에서 긴 줄로 서서 20~30분 정도 기다리는게 일상이었다. 가뜩이나 학생 수 대비 좁은 급식실안에서 방역지침을 준수할 경우 급식실 시간 운영에 큰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이에 대한 도교육청의 대책이 특별히 없는 가운데 이러한 과제를 대부분 학교에서 대비하도록 안내만 한 상태이다.

방역 업무 공백을 교사들의 희생으로 보완하지 않아야 한다. 전면등교 발표내용에 따르면 2학기가 되어야 3,300명을 확보 운영한다고 한다. 방역 인력 지원 전까지 학생 등교 시 발열 확인부터 학교시설의 매일 소독 등의 방역은 누구 몫인가?

학교가 감당하는 영역이 커지면서 각종 업무가 늘어나고, 늘어난 업무는 교사들에게 돌아가는 현실이다. 지금 교사들은 빠르게 처리해야 할 업무에 쫓겨 막상 수업과 학생상담 등 교육에 힘을 쏟을 수 없는 실정인데 이에 방역 업무까지 맡기면 수업과 학생상담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전면등교를 준비할 주체들은 학생, 학부모도 있지만 대부분의 역할은 학교에 재직 중인 교직원이다.

이를 위해서는 즉시 교(직)원단체들과 협의체를 구성하여 학교 현장의 요구를 귀담아 듣고 실효성 있는 방역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학급밀집도 못 낮추는 협력교사 지원 정책이나 방역 인력을 채용하라며 돈만 내려보내는 식의 해법으로는 안 된다.

전면등교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백신 조기 접종만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추가적인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
2021년 6월 7일

전교조 전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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