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2시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유가족 지인 추모연대 회원 등 참석

1991년 광폭한 노태우 군사 독재정권에 의해 분신, 타살, 압사, 의문사 등 여러 형태의 모습으로 운명을 하신 학살의 해였던 소위 분신 정국 30년, 참교육의 불꽃 김철수 열사 사후 30주년이 되는 2021년.

87년 민주화 대 투쟁 이후 수세에 몰려 있던 민족민주진영은 독재정권 타도 및 군정 종식, 민주 정부 수립, 민중 생존권 사수를 위해 민족민주열사·희생자들의 목숨을 바친 1991년 열사 투쟁의 성과물로 비록 거짓이었지만 6.29 선언과 노재봉 내각의 하야를 이끌어냈다.

이후 이러한 성과는 비록 3당 야합이기는 하였지만, 문민정부가 들어서며 군사독재정권 시대를 종식 시켰고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키는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

군정이 종식되는 과정이 그러하였듯 현 정권 또한 수많은 민중의 촛불들이 거리에서 싸우고 그 과정에서 안타까운 죽음들이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키고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여 보면 조국이 풍전등화의 갈림길에 섰을 때 그 한복판에는 언제나 민중들이 있었으며 가슴 아픈 죽음의 행렬이 이어졌고 그 행동과 죽음으로 인해 역사의 진보는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묵직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철수 열사의 죽음 또한 89년 광고협 해산 이후 각종 탄압 등으로 인해 몇 년 동안 고등학생들의 자치 활동이 광범위하게 제한되었고 고등학생 운동 또한 정체기를 겪고 있었다.

광주는 열사의 죽음 이후로 폭발적이며 활발한 대중운동과 학생회 조직, 동아리 활동 보장과 활동성이 배가 될 수 있었던 계기로 작용하였으며, 이후 청소년 운동이라는 폭넓은 운동의 지평과 저항의 개념에서 선도와 정책 제시의 역할로 양적 질적 변화를 이끌어 냈다.

이러한 변화의 계기에 김철수 열사가 있음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30주기 추모제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여 사회의 부조리와 억압을 변화시켜냄과 동시에 김철수 열사의 염원인 참교육 실현과 평화 통일을 이루어 내는데 직접적 작용을 하도록 한다.

또한 앳된 고등학생의 죽음이라는 인식을 벗어나 열사와 그의 죽음이 사회 운동 속에서 명확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데 그 의의를 둔다.

 

김철수 열사 30주기 추모제 개요 및 주요 사업

*30주기 추모 주간 설정

5월 18일~6월 2일(열사의 분신 일과 운명일)

1. 30주기 추모제 및 문화제

-여는 날 : 2021년 6월 5일(토) 오후 2시

-여는 곳 :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주차장 무대)

-주 최 : 참교육의 불꽃 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2. 김철수 추모공원 명명식 및 추모 형상물 제막식

-여는 날 : 5월 27일(목) 오전 11시

-여는 곳 : 전남 보성고등학교 교내

-주 최 : 참교육의 불꽃 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제막식은 코로나19를 고려하여 보성고등학교 교장 선생님, 학생회장,

91년 당시 장례위원회 호상, 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회장 및 간부 등 일부만 참여

-2017년 10월 28일 열사의 모교인 보성고등학교 교내에 추모비 건립

- 의의 및 목적

: 김철수 열사의 불꽃 같았던 삶, 그리고 용기 있는 결단이 사그라지지 않고 현실에서 모교 후배와 보성군민들 그리고 일반 국민이 보고, 기억하게 하기 위함.

장학금이 무형의 성질과 수여자라는 특정화된 대상이 있다면 형상물은 추모비처럼 유형의 성질과 모두 혹은 전체라는 개념이 있고 입체적, 시각적 효과를 주어 지나는 모든 이들의 일상에 김철수 열사의 참교육 정신과 평화 통일의 마음이 녹아날 수 있게 하기 위함

: 김철수 추모공원 명명 사업은 근현대사에서 사회적 죽임을 당한 고등학생으로서는 처음 시도되는 사업임. 날카로운 이념대립이 팽배해 있는 현재 남한의 상황, 그리고 민주열사들의 죽음과 그 개념이 국가 유공 및 보훈의 대상으로 설정되지도 못한 상태에서 학교라는 국가 교육 기관과 민간 조직이 합의하여 교내 특정 공간에 대해 공식 명칭을 부여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짐

- 추모 형상물에 실린 글귀

: 앞으로 여러분!

무엇이 진실한 삶인지

하나에서 열까지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앞으로 여러분 하는 일마다 정의가 커져 넘치는 그런 사회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글꼴

: 열사의 육성 유언 중 일부를 선정하여 열사가 생전에 공책, 교과서 등에 남긴 친필을

개별 스캔하여 유언의 내용에 맞추어 재배치

3. 1회 김철수 열사 장학금 사업

-의의

: 김철수 열사의 삶과 철학, 그의 위훈을 모교 후배와 보성군민들 그리고 일반 국민들이

다시금 아로새기고 기억하게 하기 위함.

: 추모비, 추모 형상물, 김철수 공원 명명 등과 같이 장학금 사업 또한 모교에서 김철수

열사라는 존재가 사라지지 않고 일상 속에서 늘 이야기되며, 특히 열사의 후배들이

그를 기억 하고 정신을 배우게 하기 위함

: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실제적 도움을 전달하여 조금이나마 그

곤란함이 해갈 될 수 있게 하기 위함

: 김철수 열사 어머님

- 수여식 : 30주기 추모제 및 문화제 본 무대

- 전남 보성고등학교 학생 2명

3학년 학생 1명(남), 1학년 학생 1명(여)

4. 30주기 백서 편찬 사업

-30주기를 맞이하여 지난 30년 동안의 역사를 정리하고 이후 추모사업의 나갈 방향을 정립하는 데 있어 매개체로 활용함

-김철수 열사의 장례식, 병상 일지 원본, 유인물, 성명서, 91년 당시 전국의 고등학생들이 오늘날 열사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수록됨.

-백서는 주요 교육 기관, 시민사회 단체 등에 추모제 이후 배포됨.

참교육의 불꽃 김철수 열사 30주기 추모제 식순

■ 민중 의례

■ 내외빈 소개

■ 열사 약력 보고 : 김백수(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조직국장)

■ 추모사 : 림추섭(91년 당시 장례위원회 호상)

■ 추모사 : 전희영(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 추모사 : 이수길(보성고등학교 학생회장)

■ 장학금 수여 : 보성고 1학년(여), 보성고 3학년(남)

■ 형에게 보내는 편지 : 김해수(열사 막냇동생)

■ 추모사 : 강민정(열린민주당 원내 대표, 국회의원)

■ 추모사 : 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 추모 공연 : 이스크라(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밴드)

: 최강

: 꽃다지

: 벨라보체 앙상블

: 조성일

■ 분향 및 헌화

           추모사 [전문]

우리는 당신을 여전히 사랑한다.

참교육의 불꽃 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희붐한 최루탄 연기와 전투경찰의 방패, 백골단의 재빠른 곤봉이 허공에 빨간 춤을 추던,

맑고 향기 나는 꽃잎보다는 붉디붉은 피가 더 어울렸던 30년 전 그 거리.

국민을 압살키 위해 광기 가득한 칼춤을 춰대던 노태우 군부 정권에 대항한 우리는, 안온한 일상을 포기하고 메케한 거리에서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광풍의 종결을 기다리며 풍찬노숙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해, 얼마나 많은 청춘이 야만의 칼날에 스러지고 우리와 아픈 이별을 해야 했나.

우리는 엄혹했던 그 시대를 소위 “91년 분신 정국”이라 가슴에 새기고 있다.

30년이 지난 오늘, 91년 당시 유일한 고등학생이었던 김철수 열사와 서른 번째 해후를 하기

위해 그의 안식처에 숨결 남은 이들이 모였다.

참교육 실현과 통일을 염원하며 앳된 몸에 불을 사르고 우리 곁을 떠난 지 30년이 되는 해.

거리 위에서, 자취방에서 우린 여린 고등학생의 죽음에 뜨겁디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며 철수를 살려내라, 공안 통치 분쇄하자, 백골단을 해체하라, 온 힘을 다해, 모든 정성을 다해 이렇게라도 외치고 몸부림치면 그가 다시 우리 곁으로, 내 곁으로 돌아올 줄 알았다.

애절함에, 비통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몸부림치며 울었던가.

신앙을 가지지 않은 이들도 두 손을 꼭 부여잡고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 어딘지도 모를 골목길에 무릎을 댔다, 제발, 제발 우리 철수 돌려주세요.

하지만 보드랍고 여린 그의 살결과 육신은 화마와의 싸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승의 삶을

떠나 신위의 세상으로 자리를 옮겨야만 했다.

불 먹은 당신의 몸이 우리와 이별하던 날, 보름을 당신과 함께했던 그 몸 불은 나와 우리에게로 와 가슴속 영원의 잉걸불이 되었다.

억겁의 세월이 지난다 한들 당신과의 이별이 잊혀지겠는가, 당신과 이별했던 그 찰나의 순간이 사그러 들겠는가.

우리와 당신의 만남은 필연이었다.

당신이 남긴 그 필연의 약속, 당신이 숨 몰아쉬며 남겼던 그 이야기들이, 그 피 울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이 되어버린다면, 사회의 진보를 위해 실천행위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그 죽음이 얼마나 애석한 일인가.

어린 고등학생의 죽음이라 세인들과 세상의 조망을 깊숙이 받지 못하고 있는 애잔한 현실이지만 우리는 결코 당신을 과거의 어느 그 누구쯤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명징했던 열아홉 해의 삶과 참교육, 그리고 자주통일의 염원을 장대 끝, 가장 높다란 곳에 걸고 시대의 증표인 당신의 이름으로 개척해 나갈 것이다.

우리 모두의 이상이 실현될 때까지 그 깃발을 들고 불의에 무릎 꿇지 않으며, 묵직함이 동반된 쉼 없는 행진을 이어 갈 것이니 그 예쁜 눈 크게 뜨고 지켜봐 주시길.

그리고 너무 슬퍼하지 마시라, 너무 노여워 마시라.

성적 비관, 집안 환경 문제 등으로 삶을 저버렸다며 당신의 결단을 폄하하고 오롯이 빛났던 정신과 용기마저 음해했던 세력들이 단죄되지 못했다고, 친일과 군부 독재의 기운을 계승하여 호의호식하고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자들이 단죄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리 빠른 변화는 아니지만 먼저 간 이들의 삶과 정신을 귀히 여기는 이들이 매 순간 변화되어야 할 세상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니 너무 상심치 마시고 지켜봐 주고 용기와 격려를 해주시라.

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는 당신이 주신 그 용기와 격려를 가지고 민주주의를 이루어 나가는 과정에서 운명하였지만, 아직까지 민주화운동 관련자 정도로 규정된 민족민주열사·희생자들의 존재성을 민주유공자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국가보훈의 개념 속에 자리 잡게 할 것이다.

이것은 연로하신 어머님과 아버님의 바람뿐 아니라 모든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부모님들의

간절한 염원이시기도 하다. 또한 국가공권력의 개입으로 발생한 의문사가 진상규명 되고 책임자가 처벌될 때까지, 잘못된 과거가 올바로 청산될 수 있도록 온 힘 다하여 싸워나갈 것이다.

참교육 실현과 자주통일, 그리고 이윤보다는 인간이 중심이고 존중받는 세상을 만드는 길이 험난한 여정이 될 수도 있지만, 30년 전 당신이 우리에게 보여 준 정직한 용기를 등불 삼아 걸음 하겠다.

그 길에 함께 해주시라, 그리고 지혜와 혜안을 주시라.

당신이 걷다 끝내 못 걸었던 육신의 그 길, 미완의 그 길을 살아남은 우리와 함께 걷자.

당신의 철학과 가치가 빛나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동무들 모여서 함께 걷자.

영롱했던 삶과 불멸의 정신을 가진 영원한 고등학생 김철수.

우리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다.

20121년 5월
 

김철수 열사 30주기 추모제 개요 및 주요 사업

*30주기 추모 주간 설정

5월 18일~6월 2일(열사의 분신 일과 운명일)

1. 30주기 추모제 및 문화제

-여는 날 : 2021년 6월 5일(토) 오후 2시

-여는 곳 :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주차장 무대)

-주 최 : 참교육의 불꽃 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2. 김철수 추모공원 명명식 및 추모 형상물 제막식

-여는 날 : 5월 27일(목) 오전 11시

-여는 곳 : 전남 보성고등학교 교내

-주 최 : 참교육의 불꽃 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제막식은 코로나19를 고려하여 보성고등학교 교장 선생님, 학생회장,

91년 당시 장례위원회 호상, 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회장 및 간부 등 일부만 참여

-2017년 10월 28일 열사의 모교인 보성고등학교 교내에 추모비 건립

- 의의 및 목적

: 김철수 열사의 불꽃 같았던 삶, 그리고 용기 있는 결단이 사그라지지 않고 현실에서 모교 후배와 보성군민들 그리고 일반 국민이 보고, 기억하게 하기 위함.

장학금이 무형의 성질과 수여자라는 특정화된 대상이 있다면 형상물은 추모비처럼 유형의 성질과 모두 혹은 전체라는 개념이 있고 입체적, 시각적 효과를 주어 지나는 모든 이들의 일상에 김철수 열사의 참교육 정신과 평화 통일의 마음이 녹아날 수 있게 하기 위함

: 김철수 추모공원 명명 사업은 근현대사에서 사회적 죽임을 당한 고등학생으로서는 처음 시도되는 사업임. 날카로운 이념대립이 팽배해 있는 현재 남한의 상황, 그리고 민주열사들의 죽음과 그 개념이 국가 유공 및 보훈의 대상으로 설정되지도 못한 상태에서 학교라는 국가 교육 기관과 민간 조직이 합의하여 교내 특정 공간에 대해 공식 명칭을 부여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짐

- 추모 형상물에 실린 글귀

: 앞으로 여러분!

무엇이 진실한 삶인지

하나에서 열까지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앞으로 여러분 하는 일마다 정의가 커져 넘치는 그런 사회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글꼴

: 열사의 육성 유언 중 일부를 선정하여 열사가 생전에 공책, 교과서 등에 남긴 친필을

개별 스캔하여 유언의 내용에 맞추어 재배치

3. 1회 김철수 열사 장학금 사업

-의의

: 김철수 열사의 삶과 철학, 그의 위훈을 모교 후배와 보성군민들 그리고 일반 국민들이

다시금 아로새기고 기억하게 하기 위함.

: 추모비, 추모 형상물, 김철수 공원 명명 등과 같이 장학금 사업 또한 모교에서 김철수

열사라는 존재가 사라지지 않고 일상 속에서 늘 이야기되며, 특히 열사의 후배들이

그를 기억 하고 정신을 배우게 하기 위함

: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실제적 도움을 전달하여 조금이나마 그

곤란함이 해갈 될 수 있게 하기 위함

: 김철수 열사 어머님

- 수여식 : 30주기 추모제 및 문화제 본 무대

- 전남 보성고등학교 학생 2명

3학년 학생 1명(남), 1학년 학생 1명(여)

4. 30주기 백서 편찬 사업

-30주기를 맞이하여 지난 30년 동안의 역사를 정리하고 이후 추모사업의 나갈 방향을 정립하는 데 있어 매개체로 활용함

-김철수 열사의 장례식, 병상 일지 원본, 유인물, 성명서, 91년 당시 전국의 고등학생들이 오늘날 열사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수록됨.

-백서는 주요 교육 기관, 시민사회 단체 등에 추모제 이후 배포됨.

참교육의 불꽃 김철수 열사 30주기 추모제 식순

■ 민중 의례

■ 내외빈 소개

■ 열사 약력 보고 : 김백수(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조직국장)

■ 추모사 : 림추섭(91년 당시 장례위원회 호상)

■ 추모사 : 전희영(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 추모사 : 이수길(보성고등학교 학생회장)

■ 장학금 수여 : 보성고 1학년(여), 보성고 3학년(남)

■ 형에게 보내는 편지 : 김해수(열사 막냇동생)

■ 추모사 : 강민정(열린민주당 원내 대표, 국회의원)

■ 추모사 : 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 추모 공연 : 이스크라(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밴드)

: 최강

: 꽃다지

: 벨라보체 앙상블

: 조성일

■ 분향 및 헌화

            추모사 [전문]

우리는 당신을 여전히 사랑한다.

참교육의 불꽃 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

희붐한 최루탄 연기와 전투경찰의 방패, 백골단의 재빠른 곤봉이 허공에 빨간 춤을 추던,

맑고 향기 나는 꽃잎보다는 붉디붉은 피가 더 어울렸던 30년 전 그 거리.

국민을 압살키 위해 광기 가득한 칼춤을 춰대던 노태우 군부 정권에 대항한 우리는, 안온한 일상을 포기하고 메케한 거리에서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광풍의 종결을 기다리며 풍찬노숙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해, 얼마나 많은 청춘이 야만의 칼날에 스러지고 우리와 아픈 이별을 해야 했나.

우리는 엄혹했던 그 시대를 소위 “91년 분신 정국”이라 가슴에 새기고 있다.

30년이 지난 오늘, 91년 당시 유일한 고등학생이었던 김철수 열사와 서른 번째 해후를 하기

위해 그의 안식처에 숨결 남은 이들이 모였다.

참교육 실현과 통일을 염원하며 앳된 몸에 불을 사르고 우리 곁을 떠난 지 30년이 되는 해.

거리 위에서, 자취방에서 우린 여린 고등학생의 죽음에 뜨겁디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며 철수를 살려내라, 공안 통치 분쇄하자, 백골단을 해체하라, 온 힘을 다해, 모든 정성을 다해 이렇게라도 외치고 몸부림치면 그가 다시 우리 곁으로, 내 곁으로 돌아올 줄 알았다.

애절함에, 비통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몸부림치며 울었던가.

신앙을 가지지 않은 이들도 두 손을 꼭 부여잡고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 어딘지도 모를 골목길에 무릎을 댔다, 제발, 제발 우리 철수 돌려주세요.

하지만 보드랍고 여린 그의 살결과 육신은 화마와의 싸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승의 삶을

떠나 신위의 세상으로 자리를 옮겨야만 했다.

불 먹은 당신의 몸이 우리와 이별하던 날, 보름을 당신과 함께했던 그 몸 불은 나와 우리에게로 와 가슴속 영원의 잉걸불이 되었다.

억겁의 세월이 지난다 한들 당신과의 이별이 잊혀지겠는가, 당신과 이별했던 그 찰나의 순간이 사그러 들겠는가.

우리와 당신의 만남은 필연이었다.

당신이 남긴 그 필연의 약속, 당신이 숨 몰아쉬며 남겼던 그 이야기들이, 그 피 울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이 되어버린다면, 사회의 진보를 위해 실천행위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그 죽음이 얼마나 애석한 일인가.

어린 고등학생의 죽음이라 세인들과 세상의 조망을 깊숙이 받지 못하고 있는 애잔한 현실이지만 우리는 결코 당신을 과거의 어느 그 누구쯤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명징했던 열아홉 해의 삶과 참교육, 그리고 자주통일의 염원을 장대 끝, 가장 높다란 곳에 걸고 시대의 증표인 당신의 이름으로 개척해 나갈 것이다.

우리 모두의 이상이 실현될 때까지 그 깃발을 들고 불의에 무릎 꿇지 않으며, 묵직함이 동반된 쉼 없는 행진을 이어 갈 것이니 그 예쁜 눈 크게 뜨고 지켜봐 주시길.

그리고 너무 슬퍼하지 마시라, 너무 노여워 마시라.

성적 비관, 집안 환경 문제 등으로 삶을 저버렸다며 당신의 결단을 폄하하고 오롯이 빛났던 정신과 용기마저 음해했던 세력들이 단죄되지 못했다고, 친일과 군부 독재의 기운을 계승하여 호의호식하고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자들이 단죄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리 빠른 변화는 아니지만 먼저 간 이들의 삶과 정신을 귀히 여기는 이들이 매 순간 변화되어야 할 세상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니 너무 상심치 마시고 지켜봐 주고 용기와 격려를 해주시라.

김철수 열사 추모사업회는 당신이 주신 그 용기와 격려를 가지고 민주주의를 이루어 나가는 과정에서 운명하였지만, 아직까지 민주화운동 관련자 정도로 규정된 민족민주열사·희생자들의 존재성을 민주유공자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국가보훈의 개념 속에 자리 잡게 할 것이다.

이것은 연로하신 어머님과 아버님의 바람뿐 아니라 모든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부모님들의

간절한 염원이시기도 하다. 또한 국가공권력의 개입으로 발생한 의문사가 진상규명 되고 책임자가 처벌될 때까지, 잘못된 과거가 올바로 청산될 수 있도록 온 힘 다하여 싸워나갈 것이다.

참교육 실현과 자주통일, 그리고 이윤보다는 인간이 중심이고 존중받는 세상을 만드는 길이 험난한 여정이 될 수도 있지만, 30년 전 당신이 우리에게 보여 준 정직한 용기를 등불 삼아 걸음 하겠다.

그 길에 함께 해주시라, 그리고 지혜와 혜안을 주시라.

당신이 걷다 끝내 못 걸었던 육신의 그 길, 미완의 그 길을 살아남은 우리와 함께 걷자.

당신의 철학과 가치가 빛나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동무들 모여서 함께 걷자.

영롱했던 삶과 불멸의 정신을 가진 영원한 고등학생 김철수.

우리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다.

2021년 5월

 

1973년 3월 30일 전라남도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 829번지 출생.

1989년 3월 보성고등학교 입학.

풍물패“솔개”, 봉사동아리“인터렉트”활동

1990년 생활영어 최우수상 수상

1991년 3월 3월 모의고사 문과 수석

1991년 5월 18일 보성고등학교 학생회 주최로 열린 518 기념식 도중 ‘참교육 실현“을

외치며 분신·항거

병원 이송 중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러 달라고 함

1991년 6월 2일 오전 11시 30분

15일 동안 화마와 싸우시다 전남대학교 병원에서 운명

1991년 6월 8일 보성역에서 애국고등학생 고 김철수 열사 추모 및 제2차 전남 도민대회

보성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영결식 및 “애국고등학생 고 김철수 열사 민주국민장”

1991년 6월 9일 옛 전남도청 앞에서 애국고등학생 고 김철수 열사 민주국민장 거행 후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안장

2001년 5월 29일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운동 관련자 인정

2001년 6월 3일 보성고등학교 교정에서 10주기 추모제 거행

2002년 2월 15일 보성고등학교로부터 명예졸업장 수여

2017년 10월 28일 보성고등학교 교정에 추모비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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