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변 지렁이 퇴비공장...'폐기물 불법 적치' 적발
섬진강변 지렁이 퇴비공장...'폐기물 불법 적치' 적발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05.12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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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수지면. 곡성 고달면 경계에 지렁이 분변토 대량 불법 적치
인근 곡성 주민들, 악취 등으로 민원 제기...남원시 과징금 등 부과
주민들, “공대위 구성, 악취. 토양. 수질오염원 근본대책 촉구" 예정

해당 업체, “분변토 건조과정에서 발생...행정처분 성실 이행 중”
남원시, “업체 2500여만원 행정처분에 이어 검찰에 고발 예정”
곡성군, “건축법. 농지관리법 등 위반으로 ‘원상복구’ 행정명령”

섬진강과 남원 요천, 수지천이 합수하고 하천습지보전지역과 자전거길이 앞에 놓여 있어 천혜의 자연풍광을 자랑하는 곳에 한 지렁이 퇴비화 재활용업체가 폐기물을 불법으로 대량 적치해오다 행정처분을 받고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적발된 ㅁ환경은 전북 남원시 수지면 남창리에 소재한 폐기물 종합재활용업(농업회사 법인) 지렁이 분변토 생산시설이다.

전남 곡성군 고달면 대사리에 주민들이 폐기물을 불법 적치한 인근 지렁이 퇴비화 업체에 항의하는 펼침막을 내걸고 있다. ⓒ박종현 제공
전남 곡성군 고달면 대사리에 주민들이 폐기물을 불법 적치한 인근 지렁이 퇴비화 업체에 항의하는 펼침막을 내걸고 있다. ⓒ박종현 제공

지난 2015년 3월 남원시로부터 허가를 받은 이 업체는 불법비닐우스에 대량으로 분변토와 폐기물을 쌓아 놓았다가 심한 악취 등을 일으켜 인근 주민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민원을 유발시켜왔다. 

해당 업체는 도시와 농촌 그리고 제지 펄프공장 등에서 발생한 하수처리오니, 분뇨처리오니, 가축분뇨처리오니, 펄프제지공정오니, 유기성 오니 등 8종의 폐기물을 반입하여 지렁이에게 먹인 후 분변토 퇴비로 만드는 시설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 업체는 남원시와 곡성군으로부터 허가 받지 않고 농지와 산지 등에 비닐하우스 19동(남원 8동 3815㎡, 곡성 11동 3078㎡)을 불법 임대하여 이곳에 지렁이 분변토 건조를 명분으로 대량으로 적치해오다 악취 등을 일으켜 지난 4월 초 주민들의 끈질긴 민원으로 지자체에 현장이 적발된 것.

이에 따라 해당 ㅁ환경은 지난 4월 29일 전북 남원시로부터 폐기물법 위반 등으로 영업정지 1개월, 과징금 2500여만원의 행정처분과 불법적치 폐기물 이설 등의 행정명령을 받았다. 남원시는 검찰 고발도 예정하고 했다.

전북 남원시 수지면 남창리 소재 한 지렁이 폐기물 업체가 비닐하우스에 불법으로 폐기물을 쌓아놓고 있다. ⓒ박종현 제공
전북 남원시 수지면 남창리 소재 한 지렁이 폐기물 업체가 비닐하우스에 불법으로 폐기물을 쌓아놓고 있다. ⓒ박종현 제공

전남 곡성군도 불법시설에 폐기물을 적치한 것을 적발하고 건축법 위반, 농지법 위반, 산지관리법 위반 등으로 해당 시설의 원상복구 행정명령을 내렸다.

지자체 행정명령에 따라 해당 업체는 지난달 8일부터 이달 현재까지 비닐하우스 19개동에 불법으로 대량적치 해오던 폐기물을 최근 허가 받은 시설로 옮겨 놓았다. 또 해당 불법시설에 대한 원상복구도 진행 중이라고 회사 관계자가 밝혔다.

이처럼 해당 업체가 행정처분을 받고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지만 인근 남원 수지면 남창리와 곡성 고달면 대사리 주민들의 불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유는 지렁이 분변토 퇴비화 생산 공정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과 불법 대량적치에 따른 악취와 토양, 수질오염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전남 곡성군 고달면 대사리 한 주민이 불법 운영을 하다 적발된 지렁이 퇴비화 시설을 가르키고 있다. ⓒ광주인
전남 곡성군 고달면 대사리 한 주민이 불법 운영을 하다 적발된 지렁이 퇴비화 시설을 가르키고 있다. ⓒ광주인

여기에 해당업체가 인근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지렁이 분변토에 대한 중금속 성분 포함 여부에 대한 불신 그리고 남원시와 곡성군의 느슨한 관리감독과 민원처리에 대한 높은 문턱도 주민들의 불만을 낳고 있는 것.

해당 업체 인근 전남 곡성군 고달면 대사리에 거주하면서 악취 등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여 행정처분까지 이끌어 낸 박종현 씨는 “도시에서 발생한 하수처리오니, 가축분뇨처리오니, 펄프제지오니 등을 매입해서 지렁이에게 먹인 후 분변토 퇴비로 만드는 폐기물 생산시설이라면 인근 주민들에게 수시로 투명하게 공개하여 신뢰를 쌓아야 하는데 한 번도 자체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박씨는 “정상적인 지렁이 분변토를 생산했다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비료 및 퇴비제품으로서 인증과 허가를 받고 정상적인 유통을 거쳐 판매해야 하는데 이 업체는 ‘지렁이 분변토’라는 명분으로 고달면 일대 주민들에게 배분해왔다”며 분변토 성분에 불신감을 나타냈다.

따라서 폐기물을 대량으로 적치했던 해당 비닐하우스 토양과 분변토를 살포했던 논밭과 산지에 대한 토양오염 여부 전수조사와 함께 해당 업체 주변 배수로에 대해 우수기 수질오염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것.

지렁이 퇴비화 업체가 불법으로 폐기물을 적치했던 전남 곡성군 고달면 대사리 소재 산속에 위치한 비닐하우스와 배수로. 곡성군 적발 이후 불법 폐기물이 치워져 있다. ⓒ광주인
지렁이 퇴비화 업체가 불법으로 폐기물을 적치했던 전남 곡성군 고달면 대사리 소재 산속에 위치한 비닐하우스와 배수로. 곡성군 적발 이후 불법 폐기물이 치워져 있다. ⓒ광주인

이에 대해 <광주in>과 통화한 한 ‘지렁이 퇴비화 생산’ 전문가는 “지렁이 퇴비화 시설이라면 생산한 분변토는 농업진흥청의 인증과 허가를 받은 정상적인 비료와 퇴비로서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것이 상식이고 지자체 허가의 목적”이라며 “업체들이 지렁이 퇴비화라는 본래 목적에 부합하도록 많은 개선과 행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종현 씨와 함께 주민공동대책위원회를 준비 중인 곡성군 고달면 대사리 김아무개씨도 폐기물 악취조사 결과에 대해 불신을 보였다.

김씨는 “우선 악취 조사결과에 대해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사 결과가 처벌 기준에 못 미쳤더라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인근 주민들의 입장에서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해당 업체를 관리감독하고 불법행위를 적발했어야 한다”고 지자체의 늑장 대응을 비판했다.

이어 “남원시와 곡성군은 해당 업체가 불법으로 농지와 산지를 임대해서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여기에 폐기물을 불법으로 대량으로 쌓아 놓고 있는 동안 어떠한 단속도 없었다”며 “결국 인근 주민들의 민원과 신고를 계기로 이번에 불법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자체의 허술한 관리감독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전북 남원시 관계자는 “악취 발생에 따른 주민 민원을 받고 해당업체를 수차례 현장 점검하여 불법 적치를 적발할 수 있었다”며 “행정처분과 명령에 그치지 않고 해당업체를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법페기물을 적치했다가 심한 악취 등을 발생했던 시설 중 남원시 수지면 남창리 소재 비닐하우스. 남원시 행정처분에 따라 폐기물이 치워져 있는 상태. ⓒ광주인
불법페기물을 적치했다가 심한 악취 등을 발생했던 시설 중 남원시 수지면 남창리 소재 비닐하우스. 남원시 행정처분에 따라 폐기물이 치워져 있는 상태. ⓒ광주인

전남 곡성군 관계자도 “곡성군 소재 현장을 확인하여 해당 업체의 폐기물 불법 적치와 불법 슬러지 반출 등을 적발하여 건축법 위반, 불법 농지전용, 산지법 위반으로 해당 시설과 토지에 대해 원상복구 행정명령을 내렸다”며 “주민들의 추가 민원 요구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사업장 소재지인 남원시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ㅁ환경 관계자는 “남원시와 곡성군의 행정처분과 명령을 이행 중이며, 악취를 일으켰던 불법 적치 지렁이 분변토는 허가 받은 시설로 모두 옮겨 놓았으며, 불법 시설물에 대해서도 원상복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렁이 분변토 마지막 공정으로 습기를 머문 분변토를 건조하기 위해 농지와 산지를 임대하여 건조장으로 이용하는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전남 곡성군 고달면 대사리 주민들의 끈질긴 민원으로 전북 남원시와 전남 곡성군이 해당 업체의 불법 폐기물 적발한 이후 해당 폐기물이 허가된 시설로 옮겨져 있다. ⓒ광주인
전남 곡성군 고달면 대사리 주민들의 끈질긴 민원으로 전북 남원시와 전남 곡성군이 해당 업체의 불법 폐기물 적발한 이후 해당 폐기물이 허가된 시설로 옮겨져 있다. ⓒ광주인

또 지렁이 분변토 성분에 대해서도 “최근 성분조사 관련 업체에 시료를 의뢰한 결과 분석성적서에서 비소, 카드뮴, 수은, 납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인근 주민들에게 배분했던 분변토는 지난해 1월 이후부터는 임업용으로만 나눠주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 남원시가 지난 4월 전북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폐기물시험성적서 결과에서도 ‘지정폐기물 기준 이하’ 판정을, 토양시험성적서 결과도 ‘토양오염 우려 기준 이하’로 각각 나왔다.

지난 11일 오후 <광주in>이 해당 업체의 허가 받은 시설 6개동을 확인한 결과 지렁이는 서식하고 있었으며 불법적치 폐기물도 옮겨겨 있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이번 행정처분을 계기로 지렁이 퇴비화 시설을 좀 더 보완 개선하고 투명하게 운영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인
ⓒ광주인
ⓒ광주인
(사진 윗, 아래) 불법으로 폐기물을 대량으로 적치해오다 지난 4월 초 지자체에 적발된 전북 남원시 수지면 남창리 소재 '지렁이 퇴비화' ㅁ업체 관계자가 지난 11일 오후 지렁이 배양장을 공개하고 있다. 이날 허가 받은 6개동 배양장을 <광주in>이 확인한 결과 지렁이는 서식하고 있었다. ⓒ광주인

한편 ㅁ환경이 올해 남원시에 악취 절감을 위한 탈취기 구입과 설치에 따른 예산지원을 신청해 놓은 것으로 확인돼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 대한 예산 지원의 적정성을 놓고 찬반논란이 예상된다.

김종원. 김준영. 박종현 씨 등 전남 곡성 고달면 대사리 주민들은 “인근 남원 수지면 남창리 주민들과 함께 공동대책위원회를 5월 중에 구성하여 해당 업체의 지렁이 퇴비화 시설 및 폐기물 반입.반출량 투명 공개와 악취, 토지, 수질오염원 차단 등 근본대책을 촉구하는 주민운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섬진강과 남원 요천, 수지천과 하천습지보전지역을 품고 사는 순박한 전남 곡성 고달면과 전북 남원 수지면 주민들이 이번 불법 페기물 적발을 계기로 지역공동체를 통한 환경오염원 제거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해당 지자체와 관련 부처 그리고 정치권이 농촌 곳곳에 스며든 지렁이 퇴비화 폐기물 업체 관리에 어떤 제도적인 개선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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