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이겨야 하는 이유

패싸움이라면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동네 꼬마들도 패싸움을 한다. 나도 어렸을 때 한 경험이 있다. 상대 동네에 우리를 못살게 구는 덩치 큰 못된 놈이 있었다.

참다못해 한 판 붙었다. 졌다. 지고 나니 끝이다. 아무 잘못도 없는 우리는 모두 잘못한 놈이 됐다. 졌으니 할 말 없다.

아무리 우리가 잘했어도 싸움에 이겨야 정의가 된다. 이기고 봐야 한다. 우린 이를 갈았다. 동네 공터에 철봉도 세우고 아령도 하고 역기도 구해 연습했다. 저녁에는 태권도 유니폼도 입고 다녔다. 힘을 과시하는 것이다.

세상인심이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힘 있는 거 같으니 애들도 모여들고 꼬마들도 우쭐했다.

■정의가 힘이다.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 ⓒ광주시청 제공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 ⓒ광주시청 제공

꼬마들 싸움에도 승리는 필요하다. 명분이 중요하다. 힘은 말할 것도 없다. 오죽하면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 했겠는가. 주먹이 약하면 싸움에 진다. 싸움에 지면 말발이 안 선다. 말발은 명분이다.

인간은 자신의 앞날을 모른다. 박정희가 자신이 아끼던 김재규에게 삶을 마감하게 될 줄 어찌 알았겠으며, 박근혜·이명박·전두환·장세동도 자신의 운명을 알았겠는가. ‘우리가 남이가’ 큰소리쳤던 김기춘도 자신의 미래를 예측했다면 운명이 달라졌을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앞날은 모르지만 지나온 과거는 안다. 국민도 안다. 과거가 증인이다. 인간을 평가함에 있어서 오로지 과거만이 증인이다. 과거는 숨기거나 멀리 보낼 수도 없다.

자신이 안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왜곡이 생긴다. 잘못된 인생을 살아 온 자들은 자신의 과거를 아름답게 색칠하려 한다. 추악한 정상배들의 과거가 드러날 때마다 국민들은 놀란다.

추악한 엽색(獵色)과 전과도 드러난다. 앞으로 계속될 각종 선거에서 이른바 정치지도자라는 인간들의 과거가 속속들이 드러날 것이다. 왜곡된 인기에 오만하던 자들이 고개를 떨굴 날도 멀지 않았다.

■국민은 하늘이다. 하늘은 속이지 못한다.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 시절, 많은 정보를 알게 됐다. 물론 엉터리 정보를 들고 접근해 오는 인간도 많았다. 마음을 비우고 대화하면 그들의 속마음을 알게 되고 무엇이 진실인지도 알게 된다.

차마 입으로 말할 수 없는 추악한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가면을 쓰고 정의파로 위장 행세하는 위선자들을 보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내가 신뢰받는 정치인들을 비교적 많이 알 수 있었던 것도 첫째는 내게 사심이 없었던 것이고 둘째는 정의가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알기 때문이다. 지금은 타계한 야당의 대표가 나와 긴 시간 대화를 나눈 후 하는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이 선배하고는 정치 못 하겠군요.”

자신을 좀 도와 달라는 청탁을 한마디로 거절했다. 그렇다. 추악한 정치, 더러운 정치인과는 가까이하지 않는다. 지금 이 땅에 정치인들이라는 사람 중 도와주고 싶은 인간이 몇이나 될까. 열 손가락이 남을 것이다.

다음 대선 출마 예상자들이 언론에 보도된다. 정말 이 나라에 대통령감이 그렇게 많은지 놀랐다. 이름 팔기 위해서 흘려 보는 모양이다. 미안하지만 개가 웃는다. 스스로 생각해 보라. 국민 데리고 놀 생각이 아니라면 개가 웃을 짓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

대통령이 신임 원내대표를 식사에 초대했는데 거절당했다. 잘한 짓인가. 그러면서 협치를 요구하는가. 고래 고기 연관설이 있는 원내대표라서 내가 한 마디 썼다. 고래 고기 반찬 했으니 가보라고 말이다. 분수를 차려야 한다. 이런 사람이 야당 원내대표라니 정치가 아득하다.

그래도 반가운 소식이 있다. 김오수가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됐다. 코빼기도 못 본 사람이지만 그래도 가장 낫다는 인물이니 기대해본다. 지탄받는 못된 검찰 싹 갈아치우는 개혁을 하면 엎드려 절하겠지만, 그 전에 야당이 인사청문회에서 오죽이나 찧고 까불어 댈 것인가. 확실하게 대처해야 한다.

■힘이 정의다.

민주당이 다시 집권해야 한다. 왜 민주당이 해야 하는가. 국민의힘의 전신은 이미 국민에게 낙제점수를 받고 버림받았다. 이명박근혜가 나라를 어떻게 망쳐놨는지 국민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지금의 꼴을 봐도 싹이 노랗다. 절대로 국민의힘이 권력을 장악하고 집권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 후보들도 깨끗하게 경쟁해야 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탈탈 털어 깨끗하게 경쟁해야 할 것이다. 꼼수 따위는 통하지 않는다. 기득권으로 덕 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염문·추문도 깨끗이 공개하고 털어내야 할 것이다. 전과도 모두 고백해야 한다.

많은 후보가 거명되지만 경쟁을 통해 확실하게 국민이 알게 될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는 국민의 선택이다.

국민은 지금 민주당에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누가 개혁을 이끌어 갈 후보인가. 걸어 온 길을 보면 걸어갈 길을 안다. 국민이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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