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권력 쥐고 있을 때 잘 써라
[이기명 칼럼] 권력 쥐고 있을 때 잘 써라
  •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 승인 2021.05.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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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고 나면 허망한 것

고등학교 시절 반장선거. 또 내가 반장이 됐다. 성적도 별로고 잘하는 것은 글 쓰는 것과 운동, 노래 그리고 주먹 좀 쓴다는 평가(미확인) 정도다. 애들에게 물었다. 왜 맨날 반장으로 뽑느냐.

‘언제든지 넌 힘없는 애들 편이었다.’

힘 좀 세다고 힘없는 애들 괴롭히는 애들을 그냥 보지 못했다. 그게 애들에겐 무척 좋았나보다. 그래. 약한 사람 돕는 것은 좋은 일이지. 노무현 대통령도 부림사건의 진상을 알고 난 후 인권변호사로 확실하게 변신했다.

힘없는 국민이 불쌍하지 않으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민주당 누리집 갈무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민주당 누리집 갈무리

내가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항상 약한 사람 편이었다는 것이다. 처음 후원회장을 할 때는 그저 좋은 정치인으로 생각했다. 저렇게 좋은 사람이 정치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꺼이 그를 돕기로 결심한 것이다.

노 의원의 철학과 행동을 알게 되면서 그가 힘없고 권세 없는 서민들을 위하여 얼마나 헌신하는가를 절감했고 지도자의 참모습을 보게 됐다.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을 직접 찾아가 두 눈으로 생생한 실정을 목격하고 기업을 질타했다. 현대의 정주영 회장이 노 의원에게 혼이 나며 진땀을 빼던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전두환과 장세동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정희·전두환 일당에게 지금 권력을 안겨 준다면 뭐라고 할까. 머리를 흔들며 싫다고 하지 않을까. 권력이란 허망한 것이다. 죽으면 한 평도 안 되는 땅에 묻힌다.

아니 한 줌 재가 되어서 뿌려진다. 권력이 무엇이냐. 그냥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휴지 같은 것이다. 코 풀어 아무 데나 버리면 주워가지도 않는다.

권력은 보람있게 써라.

아무리 권력이 좋다고 해도 옆에 끼고 무덤에 갈 수 없다. 가져가면 뭘 하는가. 개도 안 물어가는 권력이다. 그러나 권력은 필요한 것이다. 귀하게 쓰면 값진 것이다.

오래전 삼양동 언덕배기에 살 때 옆에 쓰레기 동산이 있었다. 아무리 치워 달라고 애걸을 해도 소귀에 경 읽기다. 마침 기관(?)에 다니는 친척이 왔다. 사정 얘기를 듣고 바로 전화를 한다.

그다음은 얘기할 필요도 없다. 이럴 때 권력은 제대로 행사되는 것이다. 비록 방법은 옳지 않다고 해도 말이다.

입만 열면 침이 마르도록 강조하는 언론개혁과 검찰개혁, 그들의 전횡을 질타하는 국민의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그런데 당사자들은 어느 개가 짖느냐다. 권력을 포기하면 엄청난 손해를 본다고 믿고 사실이 그렇다.

그렇게 국민이 원하는데도 눈 감고 귀 닫고 있다. 이건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루가 다르게 추락하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도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이다. 이유를 모르는가. 국민은 개혁을 원한다.

지난 선거 때 국민은 민주당에 178석이란 절대의석을 보장해 주었다. 이유가 뭔지 까먹었는가. 개혁하라는 것이다. 정치 좀 잘 하라는 것이다. 입 두었다가 뭘 하는가. 변명할 거 있는가. 말해 보라. 개혁했는가. 정치 잘했는가.

잔뜩 기대하고 표를 몰아줬더니 하는 짓은 영 개차반이다. 이런 민주당을 보고 욕 안 한다면 국민 될 자격도 없다. 욕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욕은 채찍이다. 채찍 맞고 정신 못 차리면 영영 버림받는다. 정권 상실이다.

후배들이 걱정한다. 그렇게 욕하다가 다치는 거 아니냐고 말이다. 겁날 거 하나도 없다. 내 욕심 차려서 글 쓴 거 하나도 없다. 개인감정으로 정치 욕한 거 없다.

남이야 뭐라고 하던 내 가슴은 어떻게 해서든지 이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는 것을 보고 싶은 심정으로 꽉 차 있다.

이낙연 의원의 지지율이 떨어진 출발은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이다. 국민의 생각과 달랐다. 지금도 안타깝고 나의 책임도 통감한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국민도 냉정해지기를 바란다. 인간은 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실수한다. 어떻게 고치느냐가 문제다. 이낙연을 지켜보라. 놀랍게 변할 것이다.

죽을 날도 가깝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이 잘하면 그보다 기분 좋은 것이 없다. 죽을 쑤면 참담하다.

냉정하게 비교해야 한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척 보면 안다. 내 경우, 사람을 보고 판단하면 틀린 경우가 별로 없다. 그 부분에선 자신 있다. 내가 고등학교 때 번번이 반장에 당선된 것도 반 애들이 날 평가해 준 덕이다.

지금도 날 욕하는 자들이 많지만 그런 인간들의 욕은 먹을수록 자랑으로 여긴다. 이낙연을 두고 토론해도 날 이기지 못한다. 왜냐면 내게는 사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민주당은 송영길 대표 체제로 새 출발을 했다. 각오했을 것이다.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 모두 비장한 각오로 출발하자.

나한테 욕먹지 않으면 잘하는 정부고 잘하는 정치고 잘하는 정치인이라고 자부한다.

송영길, 박정희한테 절하고 칭찬받았는가.

권력은 잃으면 허망한 것이다. 권력 가졌을 때 좋은 일 많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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