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노태우 일가는 진정성 없는 보여주기식 5·18 ‘반성쇼’를 중단하라!
 

올해도 광주학살의 책임자인 노태우를 대신해 아들 노재헌 씨가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어김없이 그의 행보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어졌고, 잇따른 광주 방문을 참회로 보는 해석이 뒤따랐다.

물론 노재헌 씨의 방문은 나름 의미 있는 일이다. 아버지 노태우를 대신해서 5·18희생 영령들께 사죄한다는 글을 남겼기 때문이었다.

노태우씨 지난해 4월 29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여 참배하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노태우씨 지난해 5월 29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여 참배하고 있다. ⓒ광주인 자료사진

그러나 노재현 씨의 몇 차례 묘지 참배가 5⸱18 학살의 책임을 용서받은 것처럼 평가받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노재헌 씨의 대리 사죄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아직 살아있는 그의 아버지 노태우의 육성이 담긴 진심어린 사죄와 함께 5·18진상규명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가 뒤따라야 한다.

이미 노재헌 씨는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상도 군인들이 광주 시민들 씨를 말리러 왔다는 유언비어를 듣고 시민들이 무기고를 습격했다”고 왜곡한 회고록 개정, 5·18 관련 자료 공개 등 진실 규명에 협조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지 않는가.

하지만, 그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보여주기 식 5·18묘지 참배만을 이어갈 뿐이다.

일말의 기대로 숨죽이며 노태우의 진정어린 사죄와 참회를 바랐던 광주시민과 5·18희생자 가족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지 않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노재헌 씨의 대리 사죄를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의 대리 사죄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자신의 아버지 노태우의 “국립묘지 안장을 희망“하는 목적 외에 그 무엇도 담겨있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언론을 통한 물타기 대리 사죄로는 노태우의 죄업을 덮을 수가 없다는 것을 차제에 분명히 밝혀둔다.

한편으로 노태우 정권의 치적을 과대 포장하는 등 명예 회복을 위한 재평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바 우리는 이 또한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다시 조명해야 하는 것은 재포장된 군부독재의 역사가 아니라, 5·18에 대한 명명백백한 진상이다. 학살자는 학살자이다.

진심어린 사죄만이 그를 인간의 연민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따름이다. 5·18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만이 그의 죄업을 씻는 최소한의 길임을 노재헌 씨는 재삼재사 숙고하기 바란다.

2021. 5. 3.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
5·18민중항쟁 제41주년 행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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