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 미연마민주화투쟁 연대 연재詩 (33)]
진주가 되는 그 날
이지담
세 손가락 치켜들고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요
주먹밥 김밥을 나누었던 사람들이 있었듯이
냄비를 두드리며 앞으로 나아가요
총칼이 어찌 두렵지 않겠어요
목숨이 어찌 아깝지 않겠어요
내 뒤에 올 푸르름을 위하여
총을 녹여 냄비를 만들어 주세요
군복을 벗어 풀잎으로 흔들려 주세요
떠오르는 태양은 우리 편이에요
혼자가 아니에요
오늘의 상처는 씨앗이 되어
진주가 되어 갑니다
서로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요
세 손가락 치켜들고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요
군부의 총부리가 부끄러울 때까지
오늘의 시련이 진주가 될 때까지
** 이지담 시인은 2003년 <시와사람> 신인상으로 등단. 2010년 <서정시학> 신인상 수상. 2014년 제22회 <대교 눈높이아동문학대전> 아동문학상 동시부문 최고상 수상. 시집 <고전적인 저녁>, <자물통 속의 눈>, <너에게 잠을 부어주다> 발간. 현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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