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연대시] 권정순 시인- '오늘 저 태양은'
[미얀마 연대시] 권정순 시인- '오늘 저 태양은'
  • 광주in
  • 승인 2021.04.0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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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작가회의 미얀마민주화투쟁 연대 연재詩 (19)]

오늘 저 태양은

권정순 


태양을 향해
죽을 때까지 쏴라*는 총성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인도차이나 반도와 인도 대륙 사이로
붉은 태양이다

어제는 그제보다 더 붉었고
오늘은 어제보다 더 붉다

소년의 등에서 사슬무늬넝쿨꽃이 피고 난 뒤에는 더 붉고
수녀의 무릎에서 눈물꽃이 떨어진 뒤에는 더 붉다

거리마다 선혈의 노을빛이 흩뿌려질수록 이튿날의 태양은 붉어지고 또 붉어 불타리니

총탄이여!
죽임을 두려워하라

태양은 더욱 싱싱하고
태양은 더욱 찬란하고
태양은 더욱 뜨겁다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서 떠오르던
그때 그 태양처럼.
 

*2021년,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경은 민주주의를 외치는 시위대에 발포했다. '시위대를 향해 죽을 때까지 쏴라'는 상부의 명령이 있었다는 경찰관의 증언이 알려졌다.

ⓒMPA
ⓒMPA. 5ㆍ18기념재단

 

** 권정순 시인은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시집 <화포 소행성>을 발간했다.
전자우편: poetrykj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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