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학생들과 “10월 여순10·19 현장에서 다시 만나자” 약속

“제주4·3, 여순10·19는 그동안 알았던 것보다 훨씬 더 잔혹한 현장이었음을 몸소 깨달았습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기억하고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이 지난1일부터 3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 일원에서 함께 진행한 평화·인권교육 공동수업 및 현장체험학습이 참여 학생들의 큰 감동 속에 마무리됐다.

전남도교육청 제주 교류단이 3일 오전 제주4·3항쟁 73주년을 맞아 4·3항쟁 당시 격동의 현장이었던 제주시 삼도동 관덕정을 답사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도교육청 제주 교류단이 3일 오전 제주4·3항쟁 73주년을 맞아 4·3항쟁 당시 격동의 현장이었던 제주시 삼도동 관덕정을 답사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3일 동안의 체험학습을 마친 전남 학생들은 각자 소감문을 통해 “제주의 아픔이 어떤 의미인지, 또 그것이 여수·순천과 어떻게 연계되는지 생생하게 알게 됐다.”면서 “학교로 돌아가면 제주에서 보고 느낀 것을 친구들에게 널리 알려 여수순천10·19의 역사성과 정당함에 대해 생각을 나누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학생들은 특히, “한림여중에서 진행된 공동수업은 너무나 뜻깊은 시간이었고, 제주4·3과 여순10·19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무엇보다, 제주4·3 명예교사인 유족회 할머니의 가슴 아픈 체험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어 “73년 전 제주에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억울하게 희생되었는지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면서 “당시 여수·순천에서도 똑같은 일을 당했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도 했다.

이번 현장 체험학습은 전남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이 지난 3월 12일 여수에서 맺은 ‘제주4·3-여수순천10·19연계 평화인권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에 따른 첫 교류사업으로 마련됐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교육청은 여수 안산중 및 순천팔마중 학생 8명과 교사, 이규종 여순항쟁연합유족회 회장 등 여순10·19 희생자 유족 대표, 교육청 관계자, 전남도의회 유성수 교육위원장 및 박진권 여순10·19특위 위원장 등으로 교류단을 꾸려 이번 체험학습에 나섰다.

교류단은 사흘 동안 4·3평화공원, 북촌리 학살현장, 섯알오름학살터 등 제주 일원의 4·3유적지를 답사하며 그날의 아픔을 함께 했다.

특히, 전남 학생들은 방문 이틀째인 지난 2일 제주시 한림여중 도서관에서 한림여중 학생들과 ‘제주4·3을 이해하는 한림여중생의 여순10·19 바라보기’를 주제로 공동수업을 하며 제주4·3 및 여순10·19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한림여중 친구들이 정성 들여 준비한 학습 자료를 활용해 수업을 받은 전남학생들은 “제주4·3과 여순10·19라는 역사의 비극을 기억하고 연대하며, 아픔을 공유함으로써 평화·인권의 미래 희망을 피워올릴 것.”을 다짐했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가운데)과 제주4.3교류단 학생들. ⓒ전남도교육청 제공
장석웅 전남도교육감(가운데)과 제주4.3교류단 학생들. ⓒ전남도교육청 제공

교류단은 제주4·3항쟁 73주년인 3일 오전 4·3항쟁 당시 격동의 현장이었고, 이후에는 진상규명을 위한 도민운동의 심장 역할을 했던 제주시 삼도동 관덕정 답사를 끝으로 2박3일 동안의 체험활동을 마무리했다.

체험활동 내내 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장석웅 교육감은 “이번 교류활동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제주4·3과 여순10·19의 역사성과 연계성에 대해 보다 생생하게 느끼고 깨달았을 것.”이라며 “오는 10월에는 제주의 학생들이 전남에 와 여수·순천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평화·인권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