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과 시민 봉기를 기념하고자 1995년에 시작된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현대미술 비엔날레다.

제13회 광주비엔날레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irits Tuning)〉은 예술적, 이론적 의미로서 ‘확장된 마음’의 스펙트럼을 탐구한다.

본 전시는 광범위한 우주론을 파고들고, 지성의 무수한 형태들, 지구의 생명 체계들, 공동체 생존 방식들을 활성화함으로써 인지 자본주의, 알고리즘의 폭력, 세계 제국주의의 도래할 지평과 맞선다.

31일 오후 제13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하루 앞두고 본관 주제관 제3전시관에서 이상호 화백이 친일파 92명을 포승줄과 수갑을 채워 친일청산'을 형상화한 '일제를 빛낸 사람들' 자신의 작품 앞에서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예제하
31일 오후 제13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하루 앞두고 본관 주제관 제3전시관에서 이상호 화백이 친일파 92명을 포승줄과 수갑을 채워 친일청산'을 형상화한 '일제를 빛낸 사람들' 자신의 작품 앞에서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예제하

데프네 아야스(Defne Ayas)와 나타샤 진발라(Natasha Ginwala) 공동 예술감독이 기획한 제13회 광주비엔날레는 69작가(명/팀)의 참여 작가가 광주 시내 공간 네 곳에서 선보인다. 

전시를 비롯해, 온라인 출판 플랫폼이자 격월간지 『떠오르는 마음(Minds Rising)』, 전 세계 페미니즘(들)에 관한 주요 에세이 선집 『뼈보다 단단한(Stronger than Bone)』을 포함한 세 편의 출판물, 미술가, 사회 운동가, 학자, 체제 사상가 등이 함께 참여한 다채로운 온라인 공공 프로그램 ‘라이브 오르간(Live Organ)’의 일환으로 진행된 ‘GB 토크|수면으로 떠오르기: 연대의 미래를 실천하기(Rising to the Surface: Practicing Solidarity Future)’, ‘포럼: 증강된 마음, 계산할 수 없는 것(The Forum: Augmented Minds and the Incomputable)’, ‘행진: 저 문들을 지나(The Procession: Through the Gate)’ 등으로 구성된다.

데프네 아야스와 나타샤 진발라 공동 예술감독은 “투지와 끈기로 수많은 미술가와 사상가와 함께한 끝에 미학적이고, 기개 있고, 역사적 의식을 견지함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도 포용적인 방식으로 삶의 과정을 다룬 확장된 비엔날레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어 매우 감사하고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슬픔, 소외, 체제적 붕괴 등으로 얼룩진 오늘날 세상의 모습은 다분히 이번 프로그램을 구성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탄력성, 이견, 회복의 언어를 역동적으로 구사하는 새로운 미술 작품들과 비전을 통해 페미니즘의 지성과 인종적 정의 구현으로 형성된 유기체적, 기계적 지성의 면면뿐만 아니라 과거 및 미래 속 삶의 여러 형태를 이해하고자 골몰했다"고 말했다.

또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은 이러한 공간적 사고 방식을 조합하고 매개해전 세계로 뻗은 군국주의와 권위주의의 손아귀에 맞서 사회적, 생태적으로 바람직한 전 지구적 윤리를 지향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에 집중하면서 이 여정을 온전히 밟아 나가기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그 노정(路程) 자체가 특권이자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제13회 광주비엔날레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은 예술적, 이론적 의미로서 ‘확장된 마음’의 스펙트럼을 탐구한다.

■주제전

육체적, 기술적, 정신적 지성에 강제된 구조적 분할에 도전하면서, 이번 비엔날레는 마음과 신체의 관계를 중심에 둔 광범위한 우주론을 파고들고, 지구의 생명 체계를 비롯해 페미니즘과 관련된 지식의 흐름을 활성화하고, 트라우마를 야기한 역사적 경험을 기리며, 공동체 생존방식을 공언한다.

또한 무수한 생명 형태들과 상호 작용하는 다양한 실천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인지 자본주의와 세계 제국주의의 도래할 지평과 어떻게 맞설지, 현재적 차원의 신경망을 비롯해 컴퓨터 생태계에 기거하는 유사 영적 기술의 출현을 어떻게 파악하고 대비할지 고민한다.

공동체의 트라우마와 함께 이룬 저항을 첨예하게 기억하고 있는 도시 광주에서, 우리는 이 맥락을 이어 공동체성의 형태를 띤 이론적, 물리적, 음성적, 후각적, 정신적 언어를 다루고, 역사적 인식을 견지한 채 마음을 확장하는 실천 방식을 도입하고자 한다.

518민주화운동과 시민 봉기 40주년은 삶과 죽음, 온전히 죽지 못한 존재들의 중간계 사이 문턱을 가로지르는 우리의 여정을 이끌며, 연대를 형성하고 전 지구적 동맹을 실현하는 현재의 전략에 대한 분석을 더욱 확장시킨다.

■전시 공간

▶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는 50명이 넘는 미술가들과 사상가들을 한데 모으고, 전시관 내 각기 세분된 5개 대형 전시실은 서로 조응하고 상호작용한다.

과거와 현재의 예술적 환경을 통합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한국 동시대 문화계의 주요 인물뿐만 아니라 한국 미술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시각 예술가들을 한데 모은다.

화가 민정기, 사진가 이갑철, 다학제적 작업을 하는 미술가 문경원 등 한국적 맥락에서 미완의 역사와 억압된 연대기를 다루는 중요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관을 묵직하게 채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된 새로운 규칙들을 염두에 두고 대중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진 1층 전시실에는 샤머니즘박물관과 가회민화박물관의 아카이브 및 소장품과 함께 작가들의 신작 커미션이 전시된다.

토착민 생활 세계, 군국주의가 남긴 유산, 모계 중심의 공동체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관객들을 이끌고, 이로써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가 간직한 집단 지성의 기반을 눈앞에 펼쳐내 보인다.

▶ 국립광주박물관

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테오 에쉐투(Theo Eshetu)와 트라잘 하렐(Trajal Harrell), 갈라 포라스-킴(Gala Porras-Kim), 세실리아 비쿠냐(Cecilia Vicuña)의 신작 커미션이 전시돼 죽음과 사후세계, 영적인 물건이 주는 보상, 육체의 한계성 등의 개념을 다룬다.

크리산네 스타타코스(Chrysanne Stathacos)의 만다라꽃이 발산하는 덧없는 찰나의 아우라에서부터 알리 체리(Ali Cherri)의 네크로폴리스가 지닌 적막함까지 예술 작품과 유물을 통해 선조와 이어지는 연쇄적 인간관계, 사후세계에 대한 비전, 비서양 문화권의 질병과 치유에 대한 도식화, 그리고 ‘온전히 죽지 못한 자들(the undead)’이 실존 세계에서 가지는 근원적인 역할 등을 살펴본다.

▶ 광주극장

개관 85주년을 맞은 광주극장에서는 주디 라둘(Judy Radul)이 라이브 오케스트라 공연과 함께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시각 인지의 개념과 기술적·생물학적 의미의 ‘이미지’ 개념에 도전한다.

라둘은 이 설치 작품을 위해 주로 무기나 국경 통제, 기계적 검사, 열 측정, 유령 사냥에 사용되는 기술 등을 무대 위로 옮겨 온다. 조피아 리데트(Zofia Rydet)의 1975~79년 작품인 포토몽타주는 공산 정권 시절 폴란드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초현실적인 경험을 제공하며 현재 운영 중인 국내 극장 중 가장 오래된 광주극장의 시네마토그래피 역사와 조응한다.

▶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과거 풍장터였던 양림동 선교사 묘지 끝자락에 있는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도 전시 장소로 활용된다. 이곳에는 코라크리트 아루나논드차이(Korakrit Arunanondchai)와 시셀 톨라스(Sissel Tolaas)의 비엔날레 신작, 파트리샤 도밍게스(Patricia Dominguez), 사헤지 라할(Sahej Rahal), 김상돈의 근작이 함께 전시된다.

양림산 일대는 일제 강점기 항일의병 투쟁을 비롯해 과거 한반도 기독교 포교와 미국의 지정학적, 군사적 영향력의 거점으로서 역사의 복합적인 층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다.

이러한 역사의 흔적들은 여전히 잘 보존돼 있는 한국의 전통 건축물과 일제강점기 방공호로 사용됐던 동굴, 선교사 묘지 등에서 잘 드러난다.

■참여작
 (* 표기는 이번 비엔날레 커미션한 신작 출품 작가)

에이토스(드미트리 파라뉴시킨&쿠 데스)(∞OS(Dmitry Paranyushkin and Koo Des))*, 파시타 아바드(Pacita Abad), 코라크리트 아루나논드차이(Korakrit Arunanondchai)*, 카타리나 바루크(Katarina Barruk)*, 파리드 벨카이아(Farid Belkahia), 세실리아 벵골리아(Cecilia Bengolea), 세이니 카마라(Seyni Camara)*, 쿠이쉴레 차란&에샤 필레이(더 배드 피지 걸스)(Quishile Charan & Esha Pillay (aka The Bad Fiji Gyals)), 인주 첸 &리춘 린(마리나)(Yin-Ju Chen & Li-Chun Lin (Marina))*, 알리 체리(Ali Cherri), 조현택(Hyun-Taek Cho)*, 바지날 데이비스(Vaginal Davis)*, 시안 데이리트(Cian Dayrit)*, 에모 데 메데이로스(Emo de Medeiros), 파트리샤 도밍게스(Patricia Domínguez), 테오 에쉐투(Theo Eshetu)*, 제라드 포투네(Gerard Fortuné), 존 제라드(John Gerrard), 소니아 고메즈(Sonia Gomes), 트라잘 하렐(Trajal Harrell)*, 펨케 헤레그라벤(Femke Herregraven)*, 린 허쉬만 리슨(Lynn Hershman Leeson)*, 티샨 수(Tishan Hsu), 괴즈데 일킨(Gözde Ilkin)*, 정관(Jeong Kwan), 주마디(Jumaadi), 카라빙 필름 콜렉티브(Karrabing Film Collective)*, 김상돈(Sangdon Kim)*, 김실비(Sylbee Kim)*, 티모테우스 앙가완 쿠스노(Timoteus Anggawan Kusno)*, 곽덕준(Kwak Duck-Jun), 이갑철(Gap-Chul Lee), 이강승(Kang Seung Lee)*, 이상호(Sangho Lee), 릴리안 린(Liliane Lijn), 캔디스 린(Candice Lin)*, 비비안 린(Vivian Lynn), 아부 바카르 만사라이(Abu Bakarr Mansaray), 안젤라 멜리토풀로스(Angela Melitopoulos)*, 아나 마리아 밀란(Ana María Millán)*, 민정기(Min Joung-Ki)*, 애드 미놀리티(Ad Minoliti)*, 문경원(Moon Kyungwon)*, 문경원 &전준호(MOON & JEON), 시야봉가 음템부(Siyabonga Mthembu)*, 나사4나사(nasa4nasa)*, 페드로 네베스 마르케스(Pedro Neves Marques), 키라 노바(Kira Nova)*, 페르난도 팔마 로드리게스(Fernando Palma Rodríguez)*, 피플스 아카이브 오브 루랄 인디아 –피에이알아이(People’s Archive of Rural India – PARI), 라즈니 페레라(Rajni Perera)*, 오우티 피에스키(Outi Pieski)*, 안젤로 플레사스(Angelo Plessas)*, 갈라 포라스-킴(Gala Porras-Kim)*, 아나 프라바츠키(Ana Prvački)*, 주디 라둘(Judy Radul)*, 사헤지 라할(Sahej Rahal)*, 조피아 리데트(Zofia Rydet), 자콜비 새터화이트(Jacolby Satterwhite), 아르피타 싱(Arpita Singh), 츄 시옹(Tcheu Siong), 크리산네 스타타코스(Chrysanne Stathacos)*, 알렉산드라 수하레바(Alexandra Sukhareva), 섀넌 테 아오(Shannon Te Ao), 시셀 톨라스(Sissel Tolaas)*, 세실리아 비쿠냐(Cecilia Vicuña)*, 우아타라 와츠(Ouattara Watts), 쉔 신(Shen Xin)*, 투굴두르 욘돈잠츠(Tuguldur Yondonjamts)*

■구성

▶ 온/오프라인 저널

2020년 5월 첫 호를 발행한제13회 광주비엔날레의 출판 플랫폼『떠오르는 마음(Minds Rising)』은 국문 및 영문 2개 국어로 된 온라인 저널로, 다양한 연구 과정의 총체로서 다학제적 내용과 예술적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의 ‘확장된 마음’으로 기능하며 격월로 출간된 이 저널은 예술적 및 문학적 주제, 학구적 주제, 이론적 주제 등 세 가지 큰 주제로 구성됐으며, 장편 에세이, 시, 음성 콘텐츠, 기고 작품을 선보이는 비디오 공간, 정기 및 라이브 프로그램 등으로 이뤄져 있어 이번 비엔날레가 펼쳐 나갈 수 있는 지성적, 예술적 토대가 된다. 선별된 저널 콘텐츠는 제13회 광주비엔날레 도록에 수록된다.

▶ 출판물

페미니즘(들)에 관한 에세이 선집 『뼈보다 단단한(Stronger than Bone)』은 페미니즘 정치학 및 현실 개입의 다채로운 양상을 전면에 제시하는 페미니스트와 이분법적인 성 구분에서 벗어난(non-binary) 리더들의 집단 지성, 직감적 욕망, 체화된 강인함을 집중 조명한다.

혼성(混性), 교차성, 전 지리적 영향력 등을 중점적으로 탐구하는 다양한 세대의 사상가 및 지성 연대가 기고한 이 출판물은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의 그림자 아래 전 세계가 가장 취약해져 있는 시점에 세상에 나왔다.

『뼈보다 단단한』은 폭넓은 주제에 대한 숙고를 다루고 있으며, 그 주제로는 체화된 페미니즘과 테크노(techno) 페미니즘, 성적 자유와 성폭력, 모계문화의 지속적 저항과 샤머니즘적 실천, 자율 최적화(self-optimization) 기술에 내재된 젠더적 요소들, 디지털 정체성 이슈와 온라인 게임 문화, 국가 폭력의 트라우마가 미래 세대에 전해지는 방식, 재생 및 역사 재서술에 대한 예술적 전략 등에 이른다.

출판: 광주비엔날레 재단, 베를린 소재 아카이브 북스(Archive Books)

▶ 공공 프로그램:라이브 오르간

공공 프로그램 ‘라이브 오르간(Live Organ)’(https://13thgwangjubiennale.org/ko/live-organ)은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핵심적인 질문들을 탐색하는 역동적인 행사이다.

‘라이브 오르간’은 온라인 및 광주현장에서 열리는 일련의 공공 포럼에 더해 새로 커미션된 라이브 작품들을 온라인에서 만나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1) 온라인 커미션

온라인 관객을 위해 특별히 구상된 아나 프라바츠키(Ana Prvački), 키라 노바(Kira Nova), 나사4나사(nasa4nasa)의 작품은 비엔날레 SNS를 통한 회차 별로 구성된 웹 시리즈의 형태로 공개되며, 비엔날레 웹사이트에서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세 작가는 팬데믹이 초래한 소외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뛰어넘어 정신, 물질, 가상을 오가는 신체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개인 및 집단의 표현과 친밀함의 양식, 자발적인 규약의 혼성적 형태를 탐구한다.

키라 노바의 작품은 일본의 무용 형식인 부토의 몸짓, 동식물이나 곤충의 과거에 관한 세포의 기억, 우리 팔다리의 지성을 품은 즉흥적 동작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비범한 잠재력과 마주칠 수 있도록 북돋는다.

나사4나사는 일치와 협업, 공생, 그리고 가상의 대량 소비와 상호 작용하며 때때로 그것을 방해하는 공동체 지성과 관련된 신체의 수련을 탐구한다.

환경 문제부터 신체 운동과 명상 훈련에 이르기까지 한국 안팎의 동시대 문화를 정의하는 주제들을 다루는 아나 프라바츠키의 영상은 실수에 잠재된 희극성으로 사회적 불안을 전복하고자 한다.

2)포럼: 증강된 마음, 계산할 수 없는 것(The Forum: Augmented Minds and the Incomputable)

‘포럼: 증강된 마음, 계산할 수 없는 것’은 이번 비엔날레에서 생성되는 여러 주제를 한데 엮는 행사로, 확장된 마음의 스펙트럼을 면밀히 살피는 동시에 육체적, 기술적, 정신적 지성에 주어진 기존의 구조적 구분을 해체한다.

본 프로그램은 철학자, 체제 사상가, 연구자들을 초대해 샤머니즘, 우주 기술, 신경 과학, 디지털 노동과 같은 주제를, 한국의 시각 문화와 공동체의 트라우마와 관련해 논의했다.

‘떠오르는 영혼: 한국의 반체계적 친족 관계(Spirits Rising: Anti-Systemic Kinship in Korea)’, ‘계산할 수 없는 것과 셈할 수 없는 것(The Incomputable and the Incalculable)’ ‘지성의 대사 상태(Metabolic States of Intelligence)’ 등 3개 섹션에는 로렐 켄달(Laurel Kendall), 김성례, 양종승, 윤열수, 육 후이(Yuk Hui), 카렌 사르키소프(Karen Sarkisov), 마야 인디라 가네쉬(Maya Indira Ganesh) 등 철학자, 시스템 사상가,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3) 행진: 저 문들을 지나(The Procession: Through the Gate)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회복과 저항의 경계들을 시험하는 첫발을 내딛는 프로그램이 지난달 진행되었다.

퍼포먼스 신작과 전시 설치 작품으로 구성된 이 유기적 행진은 삶과 죽음, 생물과 무생물의 관념을 전도시키고, 전시된 작품들을 ‘일깨우며’ 이번 전시를 공동체의 마음이 새로운 활력소 역할을 맡는 기념의 장으로 만든다.

군중의 지성, 융합의 역학, 집단의 사이보그 신체 등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에이토스(드미트리 파라뉴시킨 &쿠 데스)(∞OS(Dmitry Paranyushkin and Koo Des))는 관객의 신체 운동에 기반을 둔 기계 논리와 라이브 사운드스케이프로 이 행진의 안무와 악보를 편성했다.

에이토스는 이번 비엔날레의 다른 참여 작가 안젤로 플레사스(Angelo Plessas), 김상돈과 협업해 안무를 공간화했다.

이로써 소리, 움직임, 선택적 친화성의 환경이 비엔날레 전시관의 5개 전시실을 가로지르며 동적인 소용돌이를 일으킴에 따라 이 행진의 몸체가 흐름과 단절을 오가며 변할 수 있도록 했다.

정관 스님은 경전을 낭독하며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렸으며 리춘 린(마리나)(Li-Chun Lin (Marina)), 인주 첸(Yin-Ju Chen), 사미족 출신 가수 카타리나 바루크(Katarina Barruk), 시야봉가 음템부(Siyabonga Mthembu), 세실리아 벵골리아(Cecilia Bengolea), 시셀 톨라스(Sissel Tolaas), 차이트가이즈드(Zeitguised) 등이 참여했다.

4) GB 토크|수면으로 떠오르기: 연대의 미래를 실천하기(GB Talks| Rising to the Surface: Practicing Solidarity Futures)

2020년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은 여러 매체와 담론을 통해 광주 5.18민주화운동 40주년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동시대적 입장을 공유했다.

2020년 9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진행된 공공 프로그램 ‘GB 토크|수면으로 떠오르기: 연대의 미래를 실천하기’는 민중운동의 조류, 끊임없이 되돌아오는 억압 정권의 망령, 오늘날 시민 시위대가 활용하는 독창적 도구 등을 탐구했다.

전 세계 학자, 예술가, 활동가, 시민사회 운동가가 참여하는 10여 개의 온라인 토크, 세션, 녹화 영상을 선보이는 이번 프로그램은 풀뿌리 투쟁을 점검하고, 공공의 저항, 시민 사회의 지원, 공공 트라우마의 치유, 토착민 공동체 단위의 연대, 환경 운동 등 다방면의 전략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어휘와 문법을 논했다.

온라인에서 진행된 세션에서는 루하 벤자민(Ruha Benjamin), 자밀라 리바이로(Djamila Ribeiro), 에스터 하루크(Esther Haluk), 나데지(Nadege), 록만 추이(Lokman Tsui), 블라단 욜러(Vladan Joler), 릴라 간디(Leela Gandhi),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Rice Brewing Sisters Club) 등이 참여했다. 관련 콘텐츠는 웹사이트(https://13thgwangjubiennale.org/ko/live-organ/#rising-to-the-future)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참여 작가 리서치 방문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일부 작가와 팀원이 모여 광주와 최근 지역 내에서 정치적 격변과 민중 운동을 경험한 제주에 현장 답사에 나섰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후각의 기억에 대해 진행한 시셀 톨라스(Sissel Tolaas)의 워크숍, 아나 마리아 밀란(Ana María Millán)의 페미니스트 게임 캐릭터 만들기 워크숍 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광주에서 작가들의 발제가 이어졌다.

현장을 방문하며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오월 어머니의 집, 광주트라우마센터, 백양사 등에서 회의를 가졌다.

예술 작품이 이러한 장소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지만 비엔날레를 위한 연구 중 애도, 이견, 돌봄, 치유를 상징하는 핵심 장소를 경험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역사적 컬렉션과 파트너십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은 한국의 시각 문화와 샤머니즘이 가지고 있는 영적인 도상체계, 특히 공동체의 트라우마, 가부장적 폭력을 직면하고 치유하며 애도의 작업을 수행하는 여성 무속인의 역할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동류의식의 양식은 사람 간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 세상 그 너머에서도” 중요하며, 한반도의 경관 생태학 내에서도 큰 중요성을 지닌다.

이러한 시각적 기록은 서울 소재 샤머니즘박물관과 가회민화박물관의 소장품에서 엄선한 제의용 부적, 육필 삽화가 실린 의례 절차 편람, 병풍 회화, 유물, 민화 등에 축적돼 있다.

또한 런던 소재 웰컴 컬렉션(Wellcome Collection)의 소장품에서 선별한 각종 필사본 및 그림의 복사본 등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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