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 미얀마민주화투쟁 연대 연재詩 (5)]

미얀마 시인 팃 샤니 씨와 그의 조국의 안녕을 기원함

고재종
 

오 척을 갓 넘은 미얀마 시인 팃 샤니 씨는
한마디 질문에 열 마디 대답을 했다
미얀마 국민시인이라 해도
장가도 갈 수 없었던 가난한 조국에 대해
식민지 지배와 군부 지배의 부당성에 대해

거미 꽁무니에서 흘러나오는 실처럼 끊임없었다
돈도 없이 스님처럼 살 수밖에 없었던 조국,
그러나 아웅산 수치가 이끈 민주화에 대해
식민통치 관리를 위해 영국이 데려왔던 로힝야족에 대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열변을 토했다
2018년 아시아문학페스티벌 때 초대 손님으로 온
오 척 단구 미얀마 시인 팃 샤니 씨는
오로지 시 하나로 세우는 조국의 미래에 대해
이제 아름다운 서정시를 쓰고 싶다는 꿈에 대해

지금도 그는 미얀마 어디에선가 부단히 외치리라
선거를 통해 단 한줌의 악의 세력으로 판명 난
실권과 이권을 모두 잃게 된 군부 쿠데타의 반동에 대해
또다시 사라지게 된 미얀마의 봄과
봄 햇살 같은 국민의 희망과 생명, 자유에 대해

무엇보다도 장가도 못 갈 정도로 가난했던
조국을 찬양하던 시에 총알이 박힐 것을 기도하리라
정의가 살아 있는 한 조국은 안녕할 거라고
아름다운 시 하나가 결국은 세상을 구원하리라고

 

** 고재종(高在鍾) 시인은 전남 담양 출생. 1984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바람부는 솔숲에 사랑은 머물고』 『새벽 들』 『사람의 등불』 『날랜 사랑』 『앞강도 야위는 이 그리움』 『그때 휘파람새가 울었다』 『쪽빛 문장』 『꽃의 권력』 『고요를 시청하다』와 육필시선집 『방죽가에서 느릿느릿』이 있고, 시론집 『주옥시편』 『시간의 말』과 산문집 『쌀밥의 힘』 『사람의 길은 하늘에 닿는다』가 있음. 신동엽문학상,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소월시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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