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정치는 최고의 예술인가
[이기명 칼럼] 정치는 최고의 예술인가
  •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 승인 2021.02.23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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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터스 너마저’

1950년대, 고교 시절 명동 국립극장에서 본 극단 신협의 연극 ‘줄리어스 씨저’는 분명히 비극이었다. 부르터스가 찌른 칼을 맞으며 씨저가 남긴 최후의 말 한 마디.

“브루터스 너마저”

불세출의 영웅이라는 씨저는 가장 아끼고 신뢰하던 부하의 손에 쓰러졌다. 연극은 비극이지만 관객은 아낌없이 박수를 쳤다. 비극은 예술로 승화했다. 예술이란 이래서 위대한 것이겠지.

‘정치는 최고의 예술’이라는 말을 기억하는데 누가 했는지는 생각이 안 나고 찾아볼 생각도 없다. 왜냐면 결코 정치를 예술로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 본회의장. ⓒ팩트TV 갈무리
국회 본회의장. ⓒ팩트TV 갈무리

정치가들은 섭섭할지 모르겠지만 예술 대우를 받으려면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려야 한다. 예술에는 향기가 난다. 우선 정치인들부터 자세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향기가 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향기가 나느냐.

지금 이 나라는 코로나19와 정치를 빼놓고는 존재하는 것이 없다고 할 정도다. 코로나19는 인간의 힘으로 한계가 있다고 해도 정치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능한 행위다.

오늘의 정치가 엉망이고 국민의 비난이 산처럼 높다. 그런데 이 엉망인 정치가 사회를 장악하고 그 책임을 국민이 함께 지지 않을 수가 없다는 데 비극이 있다.

잘못된 정치로 해서 받는 고통은 아무리 설명을 해도 부족하다.

어느 친구는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어떤 최고인지는 각자 다르겠지만 촛불을 들고 국민이 일어나 정치를 바꾼 나라는 우리가 처음이라는 자부심 때문은 아닐까. 좋다. 자부심을 느껴도 탓하지 않는다.

양보는 선행을 넘어선 미덕

중학교 반장 선거가 있었다. 후보가 둘이 나섰다. 문제가 생겼다. 서로 양보를 한 것이다. 양보도 놀라운 데 서로 상대가 반장이 되어야 한다고 추천까지 한 것이다.

손주 녀석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다. 문득 이 같은 일이 지금 우리 정치에서 일어난다면 얼마나 놀랄까. 기절초풍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정치의 향기고 ‘정치가 최고의 예술’이라고 찬사를 받을 일이다.

지금 이 땅은 선거로 뜨겁다. 몇 도나 될까. 잴 수 있는 온도계가 없을 것 같다. 인간마다 저 잘난 맛에 산다고 하지만 국민이 보기에는 정말 ‘아니올시다’인데 자기가 제일이다. 이런 인간들이 정치판에서 저지르는 행위는 꼴불견은 당연하고 인생이 싫어진다.

인간의 과거가 어떻게 심산계곡 옹달샘처럼 깨끗할 수 있을까만 그래도 웬만해야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파렴치범 수준의 과거인데 가죽 두껍게 자기선전에 정신이 없다.

더욱 기막힌 것은 그런 후보를 따라다니며 열심히 홍보를 하는 사람들 규모다. 어느 후보는 홍보팀의 숫자가 천 명을 넘는다고 하니 부럽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그게 부러운 것만이 아니다. 정치 뒷골목의 모습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너무 서글프다.

모든 국민이 간절히 소망하는 깨끗한 정치는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 양보다. 자신보다 나은 인물에게 양보하면 된다.

■기적은 없는가

'여·야 중앙당은 긴급회의를 소집, 불법 부정선거를 기도한 입후보 예정자들을 모두 당에서 제명했다.'

놀라지 마시라. 몇 번을 눈을 비벼도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활자. 아아 세상에 기적은 있는 것이구나.

사과한다. 오매불망 하도 그리운 일이기에 내가 칼럼에 한 번 써 본 것이다. 가짜다. 내게 욕을 해도 좋다. 살날 얼마 남지 않은 늙은이의 목마름이라고 여기고 불쌍하게 생각해 주시고 현역 정치인들에게 호소라도 해 주시면 고맙겠다.

기억은 있는데 이름이 확실치 않다. 자유당 시절 민주당의 원로 정치인들 몇 분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 경쟁을 할 때 양보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진심인지 그냥 해 본 소린지는 몰라도 무척 신선하게 느껴졌다.

만약 오늘 한국 정치에서 여당이나 야당의 정치지도자들 가운데 이런 분이 나온다면 국민은 뭐라고 할까. 거짓말 말라고 비웃을까. 그러나 나는 아낌없이 칭찬할 것이다.

경선이 다가올수록 온갖 음해 모략 왜곡이 날뛸 것이다. 언론자유라는 날개를 달고 가짜뉴스는 창공을 훨훨 날아다닐 것이다. 국민이 정보에 가까이 갈 방법은 언론이 유일하다.

언론은 믿을 수 있는가. 국민 대부분이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 언론을 포함하자는 그만큼 언론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언론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기를 간곡하게 호소한다.

존경받지 못하는 언론인으로 가짜 뉴스 생산자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불쌍한지 잘 들 알 것이다.

정치를 예술로 승화시키자

한국의 현대정치에서 존경받는 정치인이 몇 분 계시다. 그분의 자제들도 현역 정치인이다. 그들을 평가하지는 않겠다.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조롱과 멸시에 대상이 되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본인과 국민들이다.

이제 정치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켜 보자. 가슴 활짝 펴고 대로를 활보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지 않은가. 모두가 자신이 할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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