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전문]

광주시민은 미얀마 민중의 투쟁에 적극 연대한다
- 군부쿠데타에 맞선 미얀마 민중의 영웅적 투쟁에 부쳐 -

군부쿠데타에 맞선 미얀마 민중의 저항이 10일째 계속되고 있다. 군대를 동원한 진압이 입박하다. 5·18 민중항쟁의 도시, 광주시민은 군부쿠데타에 맞선 미얀마 민중의 위대한 저항에 뜨거운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

지금 미얀마는 80년 5월 광주이고, 미얀마 민중은 80년 5월 광주의 형제이다. 우리는 80년 5월 그날, 광주시민에게 총칼을 휘둘렸던 전두환 군부일당에게 보냈던 그 분노와 외침으로 미얀마 군부쿠데타 세력을 규탄한다.

지난 13일 광주광역시에 거주 중인 재한미얀마인 40여명과 5.18기념재단 직원들이 서구 광천동 버스터미널 광장에서 '미얀마 군부쿠데타'를 반대하고 아웅산 수치 여사 등 민주인사 석방을 촉구하는 손팻말 시위를 펼치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지난 13일 광주광역시에 거주 중인 재한미얀마인 40여명과 5.18기념재단 직원들이 서구 광천동 버스터미널 광장에서 '미얀마 군부쿠데타'를 반대하고 아웅산 수치 여사 등 민주인사 석방을 촉구하는 손팻말 시위를 펼치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또한 80년 광주, 그 처절한 고립 속에서 주먹밥을 나누고 두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보듬으면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전진했던 그 절박함으로 총칼 앞에 맞선 미얀마 형제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뜨겁게 연대하고자 한다.

41년 전,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삼킨 전두환 일당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했던 광주시민들을 자국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군대를 보내 학살을 자행했다.

그들은 ‘적대자들인 북한군이 개입해 폭동이 일어났고, 대한민국을 전복하려 하고 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그리고 질서를 회복한다는 명분으로 군대를 동원해 시민들을 학살했다.

쿠데타를 통해 불의하게 권력을 쥔 자들의 모습은 모두 비슷하다. 미얀마의 군정을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군사령관은 있지도 않은 부정선거를 빌미로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아직까지도 선거 명부가 조작되었다는 어떤 증거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상·하원 선거에서 미얀마 민중들은 476석 중 396석

을 민족민주동맹(NLD)에게 몰아주었다. 전체 의회 의석의 25%를 자동으로 할당받기까지 하면서 여전히 특권적 권력을 누리는 군부에 대한 미얀마 민중들의 의사는 확고했다. ‘더 이상 부패한 군부에게 권력을 맡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얀마 군부는 더 이상 권력을 맡기지 않겠다는 미얀마 민중들의 의지가 투표로 확인되자 두려움과 불안에 휩싸였다.

미얀마 군부의 ‘부정선거 의혹’은 민주주의를 향한 미얀마 민중들의 정당한 행동에 맞서 총칼로 재갈을 물리고, 억압적인 군사 독재를 계속해 나가기 위한 거짓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

80년 광주는 철저히 고립되었었지만, 우리는 미얀마 민중을 결코 외롭게 두지 않을 것이다. 비록 공간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광주시민들은 미얀마 민중들의 정당한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80년 5월 광주를 딛고 성장한 시민세력에 의해 권력을 박탈당하고 감옥에 갔던 전두환 군사정권의 모습이 ‘민 아웅 흘라잉’을 비롯한 미얀마 군부쿠데타 세력의 가까운 미래가 될 수 있도록 연대하고 지원할 것이다.

미얀마 형제들이여!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나아가자! 새날은 온다. 미얀마 민중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광주시민들은 함께 할 것이다.

2021년 2월 15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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