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다가 쓰러진다 해도

"내가 그만! 할 때까지 뛴다. 자! 뛰어”

뛰기 시작했다. 2시간 가까이 경기하고 몸이 젖은 솜 같은데 학교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뛰라는 것이다. 기합이다.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학교 선배였다. 땀범벅인 유니폼을 입은 채 운동장을 뛰기 시작했다. 처벌이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 했는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정한다.

당시 우리 팀은 최강이었다. 우승 예상 1순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상대는 우리와 경쟁이 안 되는 실력. 우리는 연습도 적당히 했다. 이길 것으로 자신했다.

그러나 막상 붙어보니 그게 아니다. 우린 전반전도 뛰기 전에 헉헉거렸다. 인간의 몸이 얼마나 정직한가. 우린 형편없는 팀에게 참혹하게 패했다.

무서운 벌이었다. 지쳐 쓰러져도 내버려 뒀다. 나중에는 선수들 모두 강당으로 들려가 누었다. 오만의 대가는 그렇게 가혹했다. 아무도 불평 못 했다. 그날 화장실에서 학교 선배가 소리 내어 우는 소리를 들었다. 아 아.

그 후 우리는 한 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왜 지지율이 추락하는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주당 누리집 갈무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주당 누리집 갈무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고공행진 할 때 국민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을 것이다. 그가 걸어온 길을 알고 그 흔적은 남고 국민들은 믿는다. 민주당은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했다. 국민은 박수를 보냈다.

지금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이 추락의 지속이다.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음해라고 성토하며 별거 아니라고 할 것인가. 대포알에 맞아도 죽고 총알에 맞아도 화살에 맞아도 죽는다. 죽는 건 같다.

죽은 다음에 어떡할 것인가. 잘못된 여론 때문에 죽었다고 원망하면 승리가 살아오는가. 죽기 전에 살길을 찾아야 하고 살아남아야 하고 승리를 되찾아야 한다.

잘못을 깨달으면 과오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시합에 진 우리는 졸도 할 정도로 기합받고 개과천선했다. 문재인 정부도, 이낙연 민주당도 정치는 그런 것이라고 마음 편하게 지낼 것인가.

정 급하면 국민이 촛불을 들어 줄 것이라 생각할 것인가. 어림없다. 국민이 민주당에 빚졌는가. 국민이 이낙연에게 신세 졌는가.

흘러간 강물은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은 느긋하다. 이낙연은 추락한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가. 누구 맘대로 회복인가.

전국의 민주당원들에게 여론을 물어보라. 모골이 송연할 것이다. 누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도 당선될 거라 자신하는가. 어림없다.

정치는 100m 단거리 경기가 아니다. 백 리 천 리를 달리는 지구전이다.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고 마음을 다져야 한다. 어떤 고통이 와도 이겨낸다는 결의가 있어야 한다.

이낙연은 이미 레이스에 오른 선수다. 달리는 과정과 모습을 국민이 지켜본다. 쉬어서 담배 한 대 피우고 달려도 되는가. 자격상실이고 국민이 버린다.

인생살이는 모두가 경험이고 경험은 스승이다. 제대로 배우고 실천했는가. 180석이라는 보검을 쥐여 줬는데 어디다 썼는가. 쓸 생각이나 제대로 했는가. 이러면서 지지율 올라가기를 바란다면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지지율 추락은 아픈 매다

우리는 운동경기에서 패하고 지친 몸으로 벌 받고 쓰러져 울었다. 그때 우리가 원망이나 하고 정신 못 차렸다면 다시는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민주당도 정신 못 차리면 집권 불가능이다. 정치하는 인간들은 모두 똑같은 자들이라고 국민이 판단하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가릴 게 뭐가 있는가. 그러면 이 나라 정치는 끝이다.

미친개도 몽둥이는 무서워한다. 한국의 여론조사가 공정하다면 지금의 지지율 하락처럼 무서운 몽둥이가 어디 있는가.

이제 계속해서 선거가 있다. 내 표는 한 표밖에 없는데 떨어졌으면 하는 인물이 당선된다. 땅을 쳐도 도리 없지 않은가. 싹수가 노란 인간이 당선되고 정치를 오물통으로 만들어도 국민은 방법이 없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이 결심하면 개혁할 수 있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모든 개혁을 할 수 있다. 무엇을 꾸물거리는가. 합의처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어차피 민주당의 운명이다. 해치워야 한다. 그래야 지지받는다. 그래야만 재집권한다.

이낙연이 앞장서야 한다. 장담컨대 공수처를 비롯한 검찰개혁에 앞장선다면 지지는 하루 사이에 달라질 것이다. 가짜 여론조사를 한다 해도 국민은 안다. 국민의 눈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 것이다.

민주당은 개혁을 위해 온몸으로 뛰어라. 뛰다가 힘들어 쓰러지면 국민이 일으켜 세워준다. 꾀부리면 밟아버릴 것이다. 그것은 바로 선거 패배다.

쓰러질 때까지 뛰어라. 국민의 지지는 잘하는 정치만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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