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우리들의 일상은 너무나 많이 바뀌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이 집 밖에 나가는 일이 줄어들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꺼리게 되었다. 그로 인해 관광지, 영화관, 식당처럼 북적여야할 곳이 텅 비어버리면서 그만큼 일자리는 계속 사라졌다.

광주환경공단 총무인사팀장 강훈
광주환경공단 총무인사팀장 강훈

1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 경제를 초토화시켰고 이는 우리나라도 피해가지 못했다. 위축된 경제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큰 타격을 입은 것이 있다. 바로 사회공헌이다.

위축된 경제 앞에 사회공헌은 발걸음을 잡혔다. 필연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은 경제적 여유가 동반될 때 활기를 띤다. 자신이 어려운데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9월 10대에서 50대 2,69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무려 응답자의 51%가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렇게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어려운 상황 속에서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한 기부를 바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은 많아졌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들었다. 그렇다고해서 이러한 상황을 손 놓고 볼 수만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은 코로나19가 끝나고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릴만큼의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아닌 누군가는 기부를 하겠지, 이웃을 돕겠지 외면하고 돌이켜보면 이미 너무 늦어버릴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사회공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회공헌의 사전적 정의는 사회를 위해 힘을 써 이바지하는 일을 말한다. 사회공헌이 주체에 관계없이 사회를 위해 힘쓴다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면 ‘사회공헌활동’은 주체가 기업에 한정된다.

미국 조지아대학교 아치 캐럴 교수에 의하면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이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이윤 창출, 법률 준수, 윤리적 책임 그리고 자선적 책임이 그것이다.

사회공헌과 사회공헌활동의 정의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꼭 금전적인 기부만 사회공헌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광주환경공단도 사회공헌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불과 얼마 지나지 않는다.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단의 특성상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마케팅, 홍보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했던 것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곳인만큼 시민에게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발벗고 나서야한다는 마음에 사회공헌활동의 첫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공단에서 시행하는 사회공헌활동은 따로 배정된 예산이 없고 직원들의 월급 일부분을 조금씩 모아 사회공헌활동 기금으로 모아 운영된다. 이런 사정상 기금 규모가 크지 않아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이웃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아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올 한해에는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헌혈이다.

감염 우려로 헌혈이 감소하면서 재난 문자로 헌혈을 독려할 만큼 혈액 보유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존 2회 진행하던 헌혈을 3회로 늘렸고 105명의 직원이 헌혈에 참여했다.

또 8개 전통시장을 방문해 방역봉사를 진행하기도 하고, 졸업식과 같은 각종 행사 취소로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직원들의 책상에 올려놓을 수 있는 미니화분을 하나씩 구매해 사무실 분위기를 바꿔보기도 했다.

사회공헌 그리고 사회공헌활동이 대단한 사람들이 하는 대단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내 주변에서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보는 것부터가 사회공헌을 위한 첫걸음이 된다.

옛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다. 모두가 힘든 이 혼돈의 시간을 함께 맞든다면 잘 이겨낼 수 있다. 코로나19라는 빨간불로 인해 사회공헌의 발걸음이 붙잡혔지만 이 글을 읽는 여러분부터 한 발자국씩 떼기 위해 노력한다면 어느새 불은 초록색으로 바뀌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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