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 이보라미 의원(정의당, 영암2)은 지난 14일 전라남도교육청 예산결산심사 과정 중 급식 조리사 충원과 관련된 예산을 삭감하는 것에 대해 “급식 조리사들의 열악한 노동 강도를 외면한 처사”라며 “삭감 반대의견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라남도교육청과 전라남도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지난 9월 29일 급식조리사 인력 조정과 관련한 단체협약을 맺고, 2021년 3월 1일부터 급식조리사 배치기준을 변경하기로 하였다. 그에 따른 시행을 위해 추가 인원은 189명이 필요하며 42억 원이 소요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보라미 전남도의원(정의당. 영암2).
이보라미 전남도의원(정의당. 영암2).

그러나 교육청은 코로나로 인해 학교 급식일수가 줄었다며 당초 추정액 42억 원 보다 12억 원이 적은 30억 원만을 작년예산 809억 3천 5백만 원 보다 증액하여 편성하였으나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예산 심의과정에서는 1일 1식만을 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증원이 필요 없다며 그마저도 10억 원을 더 삭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도의회가 노사 자율 교섭의 원칙을 무시하고 노사 간의 합의를 위반하도록 하는 안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노사 합의사항 위반 시에는 부당노동행위로 교육감이 고발될 수 있는 상황이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여 “급식실의 작업 환경은 매우 열악하여 400명의 학생들 점심을 준비하는데 3명의 급식 조리사들이 근무하다 보니 아파도 남은 조리사들 걱정에 병원도 못가고 일하다 골병이 들고 있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여름 급식조리실은 온도가 55도까지 상승하며 쓰러지는 노동자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화상, 미끄럼, 넘어짐,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하는 등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급식현장 산재 보상이 3326명이나 된 것만 봐도 매년 554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준다.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인력 충원비를 삭감하는 것은 현장의 고충을 외면하는 것이다”고 심각한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교육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교사, 교직원, 급식노동자, 시설 관리자 등 모든 교육 구성원들이 행복해야 아이들에게 행복한 에너지가 전해져 교육의 질이 높아진다. 때문에 교육청의 인건비는 타 기관보다 높은 것이기에 기업의 논리를 적용해서는 안된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비용으로 봐서는 안 되고, 교육 가족들에 대한 투자가 곧 아이들에 대한 투자가 될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리 실무자들은 현재 코로나로 인해 청소와 방역, 소독 업무가 강화되면서 급식노동자들이 담당해야 할 업무가 두 배로 많아져 노동 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예결위 소속 다수 의원들은 교육청 예산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인력 충원을 반대하며 30억 원 전액 삭감 또는 10억 원 삭감안을 주장하며 이 의원의 30억 원 전액 증액 의견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 결과 이 의원을 제외한 다수가 소속되어 있는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10억 원이 삭감된 안이 통과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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