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주제로 지역작가들의 사진, 회화, 영상, 설치 작품 30여점 전시
지금은 볼 수 없는 광주의 모습과 골목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
오는 11일부터 내년 1월 19일까지

역사의 변곡점으로 남을 2020년을 마무리하고, 또 다른 새해를 맞이하면서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광주’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또 다른 광주>展을 개최한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광주의 모습이 있지 않을까? 내가 몰랐던 또 다른 광주의 모습은 무엇이 있을까?

박일구_Circular railroad(1993) #038_2018_Digital print_150x150cm.
박일구_Circular railroad(1993) #038_2018_Digital print_150x150cm.

매일 새로운 기준에 도전하며 일상을 보낸 2020년 우리의 광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사진을 통해 광주를 기록하고, 회화와 영상작품으로 광주의 감성을 표현한 열세 명의 작가 시선으로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광주를 돌아보며 올 한 해를 반추해 보고자 한다.

찬란한 햇빛으로 표현되는 번영의 고장 ‘광주(光州)’라는 지명은 백제 때는 무진주(武珍州)로, 남북국시대에는 무주(武州)로 불리다 고려시대 이르러 공식 명칭으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혼용과 병칭을 거듭하다, 빛고을 광주는 19세기 도청소재지로 발돋움하고, 20세기 광역시로 승격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1920년대 광주천에 제방이 축조되고 주변에 공장이 들어서면서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양동시장은 전라남도 최대 전통시장으로 약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1930년 개통된 남광주역(구 신광주역)은 광주 시내 주요 역으로 성장하였으나, 2000년 경전선 광주 시외 이설로 폐역 되었다.

양나희_눈 내린 月山_2018_골판지 부조 위에 유채_112.1x162.2cm
양나희_눈 내린 月山_2018_골판지 부조 위에 유채_112.1x162.2cm
(왼쪽) 임남진_Still Life_Bleu_2018_한지에 채색_120x68cm. (오른쪽) 조정태_별이 된 사람들 첫눈 2020-12_2020_Oil on canvas_193.9x130.3cm.
(왼쪽) 임남진_Still Life_Bleu_2018_한지에 채색_120x68cm. (오른쪽) 조정태_별이 된 사람들 첫눈 2020-12_2020_Oil on canvas_193.9x130.3cm.

1980년대 구 전남도청과 전일빌딩은 우리 모두의 가슴 깊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갔다. 지금은 세대 별로 다른 모습으로 기억되는 지산동과 동명동에서 양림동과 월산동까지 광주의 오래된 골목 여기저기에 우리의 추억은 가득하다.

그림을 사랑한 골목식당들의 사연에서부터 눈 내리던 날 골목의 정취, 깊은 밤 건물 사이 보름달의 시정까지 그 이야기는 다채롭다.

마스크, 손소독제와 함께 하는 일상의 불편함에 익숙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일상을 그리워하고 언젠가 그 때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자유롭게 해외로 출국하는 것은 언감생심 꿈이 되었고, 국내 이동조차 목적지의 상황을 살펴야 하고, 커피 한 잔, 밥 한 끼 같이 하는 것은 수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하지만 그 시간은 활동 범위가 좁아지면서 내가 사는 도시 안에 머물며 그곳을 오히려 더 찾아보고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내가 사는 도시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하고, 변해버린 일상으로 예전에는 미쳐 발견하지 못했던 또 다른 모습의 광주를 발견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이렇게 익숙한 도시였던 광주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동시에 이제는 시간 속에 사라진 광주의 모습을 다시 추억할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우리가 현재 거주하는 도시의 다양한 풍경에 담긴 정서와 문화, 그리고 광주의 진산(鎭山)인 무등산의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 도심 속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하루.K_행복한미래_2018_모시에 수묵&펜_240x480cm
하루.K_행복한미래_2018_모시에 수묵&펜_240x480cm

또다시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러야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 가족,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지금을 추억할 수 있을까?

익숙하지 않은 일상으로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 동전의 이면을 보면 그 시간이 나와 내 주변을 걱정하고 챙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내가 머무는 곳의 아름다움과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언제든 편하게 모일 수 있는 시간 대신 단 한 번의 짧은 만남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듯이 익숙했던 내 주변의 모습들이 아름답고 감사한 것이었음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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