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23명의 회화작품 50여점 전시

한때 예술가들의 로망은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유학하거나, 작업세계를 펼쳐보는 것이었다. 예술가들에게 파리는 곧 매혹적인, 꿈의, 성공의 본거지이자 예술세계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은 분관 하정웅미술관 1층에서 소장작품전 “파리로 간 예술가들”展을 12월 8일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 개최한다.

광주시립미술관 “파리로 간 예술가들”展은 소장작품, 특히 하정웅컬렉션을 중심으로 1950년대-1970년대에 서구미술(프랑스)과 직접 접촉하며 국제성과 세계화를 향한 작품 활동을 전개한 한국근현대미술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응노, 김흥수, 박서보, 이우환, 김창열 등 23명의 회화작품 50여점이 소개된다.

김흥수, 콤포지션(고독), 1994, Mixed media on canvas, 45x82cm,광주시립미술관 소장.
김흥수, 콤포지션(고독), 1994, Mixed media on canvas, 45x82cm,광주시립미술관 소장.

미술사에서 한국 화가들의 서구 진출은 1950년대 이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많은 미술인들이 파리로 진출하면서 한국미술의 국제화를 가속했다고 볼 수 있다. 서구의 미술을 직접적으로 접촉하며 이를 수용한 것은 해방 이후 한국미술계의 큰 변화였다.

해방 이후 ‘최초의 파리 진출 미술가’는 김흥수와 남관이었고, 기성 작가들 중 파리에서 가장 먼저 개인전을 열었던 작가는 1956년에 도불한 김환기였다.

1950년대 파리로 갔던 화가 김흥수, 박영선 등은 구상적 작업을 탈피하며 파리에서 모더니즘을 수용했으며, 이성자와 김환기는 전통과 자연적 요소를 중시한 바젠느 그룹 작품의 경향과 연관되며 작품을 전개했다.

남관과 이응노는 동서 미술의 융합을 시도, 동양의 문자와 앵포르멜 미술을 결합한 문자 추상을 새롭게 선보였다.

1960년대 초에 도불 후 귀국한 박서보는 한국의 앵포르멜 미술과 관계하며 추상미술을 전개했다. 1970년대에 파리에 진출한 미술인들은 당대 프랑스의 전위 미술 운동에 주목하며 쉬포르 쉬르파스와 신구상회화 운동 등의 미술에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이우환과 박서보 그리고 김창열, 정상화, 김기린, 권영우 등은 서로 친교를 맺으며 작업을 전개했고 후일 한국 현대미술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이응노, 군상, 1986, Ink and color on korean paper, 134x273cm,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이응노, 군상, 1986, Ink and color on korean paper, 134x273cm,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파리에 진출했던 한국의 예술가들은 서구의 미술을 현장에서 직접 배우고 경험함으로써 국제성을 획득하는 한편 동시에 한국인으로서 또는 자신의 정체성을 담기 위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했다.

이들은 일제 잔재의 청산과 한국미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노력을 담아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갔다.

광주시립미술관 전승보 관장은 “이번 전시는 세계 속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화와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며 도전해 갔던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형성과 국제화 과정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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