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영의 음악칼럼] 음악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Ⅰ
[정수영의 음악칼럼] 음악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Ⅰ
  • 정수영 광주아트가이드 편집위원(문학박사)
  • 승인 2020.12.06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음악에도 참으로 많은 종류의 음악이 존재한다. 하루에도 수백만 수천만의 곡들이 쏟아져 나오는 실상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앞 시대의 전통을 이어가려는 의지의 음악, 현시대의 감성에 충실한 음악, 규칙이나 형식의 틀을 벗어나 자유로운 개성을 표현한 음악, 시대와 작곡가들의 감성, 멜로디를 조합하여 발전시켜 변화된 음악 등 사회적인 상황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감정을 모두 쏟아낸 음악들은 각 시대의 음악문화를 창출하고 미래의 음악에 포문을 열고 있다.

ⓒ광주아트가이드 제공
ⓒ광주아트가이드 제공

하지만, 항상 현대를 대변하는 음악들은 음악을 이해하는데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현재의 시각에서 판단하는 과거의 음악은 귀에 익숙하고 친숙하여 어렵지 않고 재미있지만, 현대음악은 음악들이 서로 뒤엉키며 자유와 개성을 남발하기에 어렵다고 하며, 다가올 미래의 음악은 왠지 멋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이 조화, 균형, 그리고 규칙을 지킨 고전주의를 지나, 쇼팽, 슈베르트, 슈만, 리스트가 아름답고 화려한 선율을 자랑했던 낭만주의가 끝남과 동시에 19세기 말 기존의 음악과는 전혀 색다른 음악이 등장한다.

‘어색하고 낯설은 음악’, ‘어려운 음악’이라는 인식을 가진 근대음악이 시작되고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더 어려운 음악’, ‘이해하기 힘든 음악’으로 평가 받는 현대음악이 당당하게 문에 들어선다.

현대음악은 왜 어려울까

간단하게 하나의 간결된 문장으로 표현을 하자면, 음악의 기본 3요소(멜로디, 리듬, 화성)에서 이루어지는 조화와 균형, 규칙에서 탈피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크 시대를 지나 고전주의, 낭만주의를 거칠 때에도 음악의 기본 3요소는 작곡가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인해 조금씩 변화하여 발전시켜 나가는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음악이 어렵다, 난해하다는 표현은 거의 없었다. 그러면 근대음악부터는 왜 어색하고 낯설은 음악이라는 평가를 받았을까.

이유는 멜로디, 리듬, 화성의 기본 규칙에서부터 조화, 균형을 완전히 벗어나 홀가분한 자유분방을 누리는 음악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도레미로 음악을 시작하면, 각 음에 붙여지고 채워지는 멜로디로 인해 화음이 형성되고, 그 화음으로 인해 장조의 밝은 음악이 되는지, 단조의 조금은 어두운 음악이 되는지의 조성(調性, tonality)이 결정된다.

여기에 리듬이 얹어지면 본격적인 음악으로서의 표정이 만들어진다. 이 패턴이 지금까지 우리가 듣고 경험하고 있는 종래의 낭만파 시대까지의 음악이다.

하지만 근대음악부터는 작곡가들의 생각이 끊임없는 혁신을 갈구했다. ‘Some new’를 찾고 갈구했던 작곡가들은 음악의 기본 3요소에서 완전한 탈피를 꿈꾸며 새로운 음악의 요소를 창조하기 시작했다.

드뷔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은 등대였다

인상주의의 작풍을 확립한 음악사상 가장 획기적인 명작으로 평가를 받는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은 ‘Some new’를 갈구했던 드뷔시의 열망에 조금은 빛을 보인 작품이다.

미묘한 울림으로 시작되는 전주 부분에서 고상함과 환상적인 나른함의 멜로디는 규칙과 조화, 균형의 울림에 익숙해져 있는 청중과 다른 작곡가들에게 새로운 음악 요소의 물건을 보여주는 등대 역할을 했다. 드뷔시의 이 작은 시작이 꼬리를 물며 하늘로 올라가니 무수한 꽃불이 된다.

1913년 파리의 한 극장에서 그야말로 초토화가 되는 공연이 막을 올린다. 스트라빈스키가 작곡을 하고 니진스키가 발레 안무를 맡아 발표한 ‘봄의 제전’이 청중들에게 야유와 고성을 된통 받았다.

이해하기 어려운 음악과 무용의 흐름이 난무했고 무엇보다도 멜로디의 울림이 이상야릇하여 도저히 청중들의 귀에는 익숙하지 않은 울림이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뭔가를 느끼기에 황홀하다고 생각한 지지파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혀를 내두르는 반대파의 소란으로 인해 공연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 기존 울림에 익숙했던 귀에, 새로운 울림을 밀어붙이는 거센 파도의 힘을 감당하기엔 부담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무엇이든 하나를 경험하면 그 이후의 경험은 수월함을 느낀다. 현재가 얻어낸 힘든 결과는 미래로 이어지며 멋있을 것 같다고 하는 배경으로 창조된다. 다음호로 연결한다.


**윗 글은 (광주아트가이드) 133호(2020년 12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http://cafe.naver.com/gwangjuartguide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