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없는사회 23일 성명서 발표

사립초교 꼼수 지원, 광주사립학교 보조조례 개정 촉구 입장문 [전문]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제4조에 따르면 입학금과 수업료가 자율화된 사립초등학교는 교직원 인건비, 학교 교육과정 운영비, 교육 행정비, 교육복지 지원비, 시설비, 방과 후 학교 사업비, 재정결함보조금 등 교육부의 보통교부금 산정 기준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이와 같이 재정지원 근거가 미비한 사립초등학교는 학교 전체예산의 대부분을 학부모부담수입금(등록금, 수익자부담금)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이러한 명분으로 학교의 특수성과 자율성, 다양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등 교육당국으로부터 행정 및 교육과정의 규제를 크게 받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최근 광주광역시 관내 사립초등학교 3곳(광주삼육, 광주송원, 살레시오)의 본 예산서 및 추경예산서를 살펴본 결과. 광주광역시교육청이 관련 조례의 빈틈을 이용해 사립초등학교의 목적사업비를 지원해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립초등학교의 목적사업비는 교육비특별회계전입금-사립학교보조금 목으로 광주시교육청이 직접 지원하였으며, (대다수 시·도교육청에서 지원하고 있는 무상급식비를 제외한) 2019년 기준 이들 학교의 목적사업은 학교당 18 ~ 23개 수준으로 분석되었다.

사립초등학교의 광주시교육청 목적사업은 아무런 견제장치 없이 교육청 사업부서장의 자체 판단에 의해 재정 지원하였으며, 일부 교육부 목적사업은 일반학교에 지원해야 할 교부금의 잔금을 우회하여 사립초등학교로 지원하였다.

이처럼 광주시교육청이 사립초등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이 가능했던 이유는 광주광역시 사립학교 보조에 관한 조례에 이들 학교의 보조대상 유무가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 이에 반면 경기, 부산 등 일선 교육청은 사립초등학교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조례에 정하였다.

교육기본법 제8조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은 초등·중등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 법의 본래 취지는 국가가 학교 교육과정을 통제하거나 국민들에게 교육 의무를 부과하는 대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의무교육 경비를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

즉, 의무교육 유지를 위해 현재 국·공립학교는 물론 사립학교에도 교직원 인건비, 학교 교육과정 운영비 등 각종 재정지원이 필요하며, 이러한 비용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선심 쓰는 돈이라기보다 사회적 책임에 가까운 비용이다.

다만, 사립초등학교의 경우 설립 인가 시부터 학교 자체적으로 경비와 유지방법 등을 마련하고 있고, 학교가 학생 선발권을 갖고 있는 등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통제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운영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재정지원에 대해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기는 힘들다.

그동안 교육부가 사립초등학교에게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을 근거로 보통교부금 산정기준 대상에서 제외한 건 특권을 갖고 학교를 운영하는 만큼 학교법인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이자, 학교가 교육적 소임을 다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은 자신이 만든 허술한 조례의 빈틈을 이용해 사립초등학교를 오랫동안 지원해오는 관행을 저질러왔으며, 오히려 국·공립 초등학교와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다.

학교 전체예산의 1%도 학교법인이 책임지지 않는 등 사립초등학교가 책임과 의무에는 소홀한 채 특권만 내세운다면 재정지원에 신중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사립초등학교를 일반학교로 전환하여 지원하거나, 이들 학교의 재정지원 금지를 담은 조례 개정을 촉구하는 바이다.

2020. 9. 23.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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