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수해 원인규명과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촉구하는 구례군민 기자회견문 [전문]
 

지난 8월 8일, 집중호우에 이은 섬진강댐 방류로 인해 섬진강·서시천이 범람하여 구례읍과 문척·간전·토지·마산면 15개 리가 물에 잠기며 일대 주민 1000여명이 12개 대피소로 피신해야 했습니다.

구례군 1만 3천 가구 중 1233가구의 주택과 공공시설 11개가 물에 잠겼으며, 농경지 421ha가 침수되었고 소와 돼지, 오리 등 총 16,651마리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날부터 오늘까지, 구례군민 모두는 아침 해가 뜨면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해 거리로 나오고 있습니다.

섬진강 수해극복을 위한 구례대책위원회(공동대표 김창승 정영이)가 지난 12일 전남 구례읍 5일 전통시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섬진강 수해원인과 특별재난지역 조기 선포"를 촉구하고 있다.
섬진강 수해극복을 위한 구례대책위원회(공동대표 김창승 정영이)가 지난 12일 전남 구례읍 5일 전통시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섬진강 수해원인과 특별재난지역 조기 선포"를 촉구하고 있다.

그간 곳곳에서 마주한 참담한 상황은 차마 말을 할 수 없습니다. 논밭은 물에 잠기고, 소와 돼지 등 가축들은 죽어나가고, 물 빠진 자리에는 차와 가구, 책, 옷가지 등이 흙더미와 뒤엉켜 있습니다. 치우고 치워도 그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8월 10일 뜻있는 구례군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결성한 <섬진강 수해 극복을 위한 구례대책위원회>(이하 우리)는 빠른 시일 안에 피해를 복구하고 사라진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과 해결 대책을 촉구합니다.

1. 구례군은 구례군민이 입은 피해를 빠르고, 꼼꼼히 조사하여 피해자 누락이 없도록 해주시고, 또한 복구를 위한 자원봉사 배치, 물품 배분, 긴급방역 등에 대해서도 신경 써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행정의 힘만으로 처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행정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을 보완하기 위해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2. 정부는 빠른 복구를 위해 구례군 전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주시기 바랍니다.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섬진강 수해로 힘들고 지친 구례군민이 용기를 갖고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는 이번 수해의 주요 원인이 집중호우보다는 섬진강댐의 불시 방류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영산강홍수통제소는 8월 8일 오전 6시 30분부터 방류를 시작하여, 오전 10시 30분을 기해 초당 1700톤의 물을 방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섬진강댐이 방류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합니다. 섬진강댐의 불시, 최대치 방류는 섬진강 하류에 사는 주민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입니다. 그러니 이번 섬진강 수해는 명백히 인재입니다.

3. 정부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섬진강댐의 존재 이유와 운영방식 등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검토해야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이번 섬진강 수해에 대한 원인규명과 보상,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관련 기관과 단체, 군민 등으로 구성된 ‘(가칭)섬진강 수해 극복 민관공동위원회’ 구성을 제안합니다.

이번 섬진강 수해로 구례군은 난리 그 자체입니다. 우리는 구례군민과 함께 이 위기를 빠르고 신속하게, 공평하고 공정하게 극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구례군민 여러분, 힘냅시다!

● 구례 수해는 인재다. 정부는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 하류지역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무시한 한국수자원공사는 공개 사과하라!
● 섬진강댐 대량 방류 수해 참사, 한국수자원공사는 즉각 답하라!
● 정부는 구례군 전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라!
● ‘(가칭)섬진강 수해 극복 민관공동위원회’ 구성하라!

 2020년 8월 12일

섬진강 수해 극복을 위한 구례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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