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족 선언문 [전문]

구례군민은 섬진강 수해 극복을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
-<섬진강 수해 극복을 위한 구례대책위원회>를 발족하며

 

어제(8월 8일), 집중호우에 이은 섬진강댐 방류로 인해 섬진강·서시천이 범람하여 구례읍과 문척·간전·토지·마산면 17개 리가 물에 잠기며 일대 주민 1000여명이 12개 대피소로 피신해야 했습니다.

구례군 1만 3천 가구 중 1182가구의 주택이 물에 잠겼으며, 농경지 421ha가 침수되었고 소와 돼지 총 3,650마리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상 최대의 침수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읍 시가지. ⓒ섬진강 수해피해 구례대책위원회 제공

지난밤을 뜬 눈으로 새운 구례군민 모두는 아침 해가 뜨자마자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해 거리로 나왔으며, 곳곳에서 마주하는 참담한 상황에 눈시울을 붉히고 있습니다. 논밭은 물에 잠기고, 소들은 지붕 위에 올라가 있고, 물 빠진 자리에는 차와 가구, 책, 옷가지 등이 흙더미와 뒤엉켜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구례군민은 오늘의 참담한 마음을 다잡으며 빠른 시일 안에 피해를 복구하고 사라진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과 해결 대책을 촉구 합니다

1. 구례에서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는 섬진강 수해를 정부와 구례군청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구례군민이 함께 극복해야한다는 데에 뜻을 함께하며 오늘(8월 9일) <섬진강 수해 극복을 위한 구례대책위원회>(공동대표 김창승. 정영이, 이하 우리)를 발족하였습니다. 

먼저 우리는, 이웃 간에 별일 없는지 안부를 물으며 전국 곳곳에서 걸려온 전화와 문자, SNS에 감사인사를 전하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국민 한 분, 한 분의 따뜻한 말과 위로가 구례군민에게 큰 힘이 되고 있는 만큼 구례군민도 타 지역의 아픔에 대해 소통과 나눔으로 응답하고자 합니다.

2. 구례군은 구례군민이 입은 피해를 빠르고, 꼼꼼히 조사하여 피해자 누락이 없도록 해주시고, 또한 복구를 위한 자원봉사 배치, 물품 배분, 긴급방역 등에 대해서도 신경 써 주시기 바랍니다.

9일 구례5일장의 처참한 모습. ⓒ섬진강 수해피해 구례대책위원회 제공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행정의 힘만으로는 처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행정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을 보완하기 위해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3. 정부는 빠른 복구를 위해 구례군 전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해주시기 바랍니다. 재난지역 선포는 섬진강 수해로 힘들고 지친 구례군민이 용기를 갖고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는 이번 수해의 주요 원인이 집중호우보다는 섬진강댐의 불시 방류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영산강홍수통제소는 8월 8일 오전 6시 30분부터 방류를 시작하여, 오전 10시 30분을 기해 초당 1700톤의 물을 방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섬진강댐이 방류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합니다. 섬진강댐의 불시, 최대치 방류는 섬진강 하류에 사는 주민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입니다.

그로 인해 섬진강 하류의 수많은 사람들이 수재민이 되어 올 농사를 접어야할 상황이며, 애지중지 키웠던 소·돼지 등 가축이 물에 휩쓸려 죽었습니다.

4. 정부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섬진강댐의 존재 이유와 운영방식 등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검토해야할 것입니다.

지난 8일 섬진강 수해로 침수된 전남 구례읍. ⓒ섬진강 수해피해 구례대책위원회 제공

이를 위해 이번 섬진강 수해에 대한 원인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관련 기관과 단체, 군민 등으로 구성된 ‘(가칭)섬진강 수해 극복 민관공동위원회’ 구성을 제안 합니다

구례군민 여러분, 당분간 힘들고 고단한 날들이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돕고 나눴던 구례의 전통을 살려 이 위기를 빠르고 신속하게, 공평하고 공정하게 잘 극복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힘냅시다!

 2020년 8월 9일

섬진강 수해 극복을 위한 구례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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