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2021학년도 전남 중등교사 정원 224명 감축 교육부 1차 가배정(안)을 철회하라

지난 7월 23일 교육부는 교원수급계획 발표 이후 2021학년도 교육공무원 정원 1차 가배정(안)을 통지하였다.

전남교육청의 경우, 초등교사 정원을 78명 증원하고 반면에 중.고등학교 배치교사 정원을 224명 감축하라는 것이다. 학생 수 기준에 따라 교사 정원을 재배치하겠다는 교육부 방침이다. 당장 내년에 전남의 공립 중.고등학교는 학교별로 평균 1명씩 교사 숫자를 줄여야 한다.

전남은 전국에서 교육환경이 매우 열악한 지역이다. 농촌과 산간벽지, 어촌 및 5개 시지역이 혼재해 있고 전국 섬의 2/3를 차지하고 있어 인구나 학교의 분산도가 매우 크다.

ⓒ전남교육참여위원회 제공
ⓒ전남교육참여위원회 제공

전남 초.중.고등학교 60% 이상이 농어촌과 도서벽지에 소재하며 이중에 44%의 학교가 60명 이하의 소규모학교다. 이로 인해 교육활동에 소요되는 비용과 인력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이 차지할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학생 수가 감축되니 교사 수도 줄여야 한다”는 정부의 이같은 단순 논리는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에 살아가는 아이들의 교육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이대로라면, 전남의 상당수 학생들은 교사 정원이 줄어든 상태에서 정규 교육과정 이수에 어려움을 겪게 되어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게 될 것이며, 학교의 통폐합과 마을공동체의 붕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결국 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 전남도민에게 돌아올 것이다. 선생님이 줄어드는데 어느 학부모가 아이들을 학교에 믿고 맡기겠는가?

전남의 열악한 지역적 특성은 고려되지 않은 채, 학생 수 등 단순 수치로만 판단함에 따라 교육환경은 늘 뒤처진 채로 놓여있다. 중앙정부가 강요하는 경제논리에 따라 지방교육의 특성은 무시되어 온 것이다.

인구가 많은 대도시 교육의 질은 더욱 높아지고, 지방 교육의 질은 더욱 황폐화되는 교육부의 이같은 조치는 급기야 교육적·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교육기회 불평등을 교육부가 앞장서서 부채질하는 오류를 스스로 자초하는 셈이다.

“단 한 명의 아이라도 포기하지 않은 전남교육”의 기치를 공유하며, 학교와 마을, 교사와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교육자치공동체 실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전남 교육 구성원들의 노력과 의지를 교육부가 나서서 꺽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수업과 비대면수업 등 다양한 교육방식이 도입되고 학교보건과 방역이 강조되면서 안정적인 교원수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남 23개 교육참여위원회는 교육부의 2021년도 전남 중등교사 정원감축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절망감을 느끼며 공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농산어촌의 지속가능한 교육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 열악한 전남교육환경의 특성을 반영하여 학생 수가 아닌 학급 수를 기준으로 교육공무원 정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재배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아울러 농산어촌과 섬 지역 교육진흥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전남교육 활성화 방안 마련에 정치권과 교육부가 앞장 설 것을 촉구한다.

2020년 8월 3일

전라남도 23개 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일동

전라남도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김성보
고흥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김선호
강진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김용식
곡성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이원현
광양시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김태균
구례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한장원
나주시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최진연
담양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황태성
목포시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박성원
무안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박상규
보성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권용식
순천시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최미희
신안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이상주
여수시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정한수
영광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오미화
영암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이삼행
완도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이지호
장성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토 진
장흥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김영효
진도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최준호
함평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김영인
해남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김경옥
화순군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백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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