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이 국내 최초의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진되었다. 이후 2월 17일까지 국내 확진 환자는 30명 수준에 머무르면서 소강상태를 보였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는 선거 운동 중인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에게 1월 말부터 선거 운동 자제를 요청했다.

ⓒ광주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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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예비후보들은 선거 운동 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으며 악수를 할 수 없었고, 자신의 명함도 나눠줄 수 없었다. 그리고 예비후보들의 선서사무실 개소식 및 각종 집회 참가도 금지되었다.

오프라인상의 선거운동이 제한 또는 금지되자 예비후보들은 온라인 선거운동에 몰두했다. SNS와 유튜브에 자신의 콘텐츠를 끊임없이 올리는가 하면 언론 보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2월 20일 대구경북 지방을 중심으로 특정 종교 집단을 통해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오프라인상의 선거운동은 더욱 거세졌다.

예전 같았으면 후보들의 공약집과 명함으로 뒤덮였을 거리는 한산하고 정갈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4월이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번만큼은 마이크를 잡거나 춤을 추는 선거운동원의 모습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에서 저리로 대출을 해주고, 세금을 감면해준다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든 손님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입장이다.

ⓒ광주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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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진정될 기미가 없고, 하루하루의 매상에 따라 존폐가 좌우되는 자영업자들이 두 달 가까이 버텨왔기에 이제부터는 자영업자들의 폐업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코로나19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여전히 손님으로 붐비는 가게가 있어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이러한 가게들을 통해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이 발생할까 우려스럽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선거운동처럼 온라인을 활용한 공연이나 전시를 선보일 수 있지만 문화예술의 특성상 현장성과 실존감이 결여된 온라인 콘텐츠들은 한계가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경우 궁여지책으로 온라인 콘서트 이용권을 1개월간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이다.

아우라는 이미 파괴되었다는 일각의 주장과 예술작품을 복제할 수 있는 기술이 난무하지만 원본이 가진 힘은 여전히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기에 문화예술에 있어 온라인 활용은 아직 멀기만 하다.

ⓒ광주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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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의 증가에 따라 종교 모임 자제를 요청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유독 일부 교회는 협조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주일에는 반드시 교회에서 예배를 드려야한다는 그들의 율법은 존중한다.

그러나 교회를 통해 집단감염이 빈번히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일부 교회들은 여전히 그들의 율법을 고수하고 있다. 사랑을 최고의 가치라 여기는 교회가 타인에 대한 배려를 망각한 모습이다.

단순 비교해 성당은 미사 금지를 잘 지키고 있는데 왜 유독 교회는 예배를 계속하는가? 같은 기독교지만 교회의 하나님과 성당의 하나님은 근본적으로 다른 하나님인가?

코로나 19로 인한 결과지만 온라인 선거운동의 활성과 자영업자들의 위기는 예고된 현상이다.

어떠한 대상과 접촉하느냐에 따라서 감각이 달라지고, 감각의 변화는 욕망의 변화로 이어지며, 변화된 욕망은 일상의 모습을 바꾼다.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상의 접촉이 늘어난 시대이기에 선거운동 또한 온라인의 형태로 변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대출을 활성화시키고 자영업 담론을 유포해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그 결과 자영업계는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시장이 되었다. 여기에 인구 감소, 1인 가구 증가, 배달문화 확산이라는 요소가 더해져 자영업계의 규모는 줄어들 어야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가 자영업의 위기를 가중시켰으나 자영업의 위기가 전적으로 코로나19 탓은 아니다.

ⓒ광주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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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코로나19는 감상의 온라인화에 대한 재고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모니터 앞의 작품 및 공연 감상이 오히려 현장에서의 감상에 대한 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감상이라는 것이 콘텐츠 향유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감상에는 감상을 위한 움직임도 포함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이 심미감을 주는 요인의 하나는 아닌지 의문이다.

진리는 단순하고 명확하며 진리 안에서 충돌은 없다. 주일마다 모이는 일부 교회의 율법이 사랑을 최고라 여기는 그들의 진리라면, 그 율법으로 인해 타인이 고통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교회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된 현재를 보며 일부 교회가 고수하는 율법이 진리인지도 의문이다.

**윗 글은 (광주아트가이드) 125호(2020년 4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http://cafe.naver.com/gwangjuart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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