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전문]

<지리산국립공원본부>가 사라졌다!

지리산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이며, 최대 면적(바다 면적을 제외한 국토 면적 기준, 483.022㎢)의 국립공원이다.

또한 지리산국립공원은 IUCN(자연보전연맹) 카테고리 Ⅱ에 등재된 국제적 기준을 갖춘 국립공원이며, 백두대간의 최남단에 위치하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진행되는 곳이다.

지리산 노고단 설경.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 제공
지리산 노고단 설경.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 제공

지리산국립공원에 여러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바로 지리산국립공원이 가지는 생태적 건강성, 생물종다양성, 역사문화적 풍부함 때문이리라.

그런데 최근 지리산국립공원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2019년 지리산국립공원을 하나의 생태계로 바라보며, 보전과 이용, 지역사회 협력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만들어졌던 <지리산국립공원본부>가 국립공원공단에서 실질적으로 사라진 일이다.

국립공원공단 조직도에는 남아있지만, 2월 1일자로 예정된 국립공원공단 인사에서 <지리산국립공원본부>에 소속되었던 모든 직원들을 다른 곳으로 발령 낸 것이다.

2018년까지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국립공원을 3개의 사무소(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 지리산국립공원전북사무소)로 나눠서 관리하였다.

그러다보니 지리산이라는 단일한 생태계는 행정구역 경계로 나눠져 조사되고, 기록되고, 안내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국립공원 관련 학계와 시민사회’(이하 우리)는 20년 넘게 문제제기하였고. 그렇기에 2019년 <지리산국립공원본부>가 탄생하였을 때, 우리는 기대감을 안고 환영하였다.

그런데 채 1년도 안 되어 <지리산국립공원본부>가 사실상 해체된 것이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국립공원을 행정구역으로 나눠 관리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우리는 국립공원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 국립공원공단이 <지리산국립공원본부> 신설과 사실상의 폐지를, 1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판단할 정도로 충분히 평가하였는지, 그렇다면 그 내용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의 책임 있고, 성실한 답변을 요구한다.

지리산국립공원은 하나의 생태계이다. 이를 무시하고 책상머리 행정을 하고 있는 국립공원공단이 국립공원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우려하며, 내부조직만을 바라보는 국립공원공단이 아니라 국립공원 현장에서 살아 숨 쉬는 국립공원공단이 되길 기대한다.

2020년 1월 27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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