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 전 일이지만 어린이들 사이에서 한때 유행했던 노래가 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춤추고 노래하는 예쁜 내 얼굴!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그게 가능할까 의심스럽던,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정도의 바람이던 ‘좋겠네’의 시대는 이제 갔다. ‘춤추고 노래하는’ 특별한 장기가 없어도, ‘예쁜 내 얼굴’ 같은 두드러지는 외모가 아니어도, 맘만 먹으면 누구나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튜브(You Tube)’를 통해 자신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 광산구(구청장 김삼호)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9회 2019 대한민국 SNS 대상’ 시상식에서 기초지자체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청 제공
광주 광산구(구청장 김삼호)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9회 2019 대한민국 SNS 대상’ 시상식에서 기초지자체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청 제공

초등학생은 물론 사춘기 청소년들 중 다수가 장래 희망을 ‘유튜버’라고 꼽을 만큼 2010년대 대한민국의 열정을 가장 많이 흡수한 영역은 유튜브였다.

이 추세로 보면 다가오는 2020년대에도 전망이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다. 그야말로 1인 미디어시대의 전성기를 맞은 듯하다.

유튜브의 가장 큰 매력은 영역에 한정이 없어 뭐든 하고 싶은 건 다 해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자신의 관심사와 개성을 맘껏 드러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시시콜콜한 간섭으로부터 자유롭다.

하지만 최고의 장점이 최악의 단점으로 바뀌는 건 한순간이다. 모두가 유명 유튜버를 꿈꾸는 마당에 너도나도 자기 얼굴 내보내기 바쁜 상황이라면 ‘내 얼굴’은 과연 누가 봐줄까?

모두가 자기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내 콘텐츠’를 누가 관심 있게 볼까? 어떻게 해야 다른 이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까?

딱 잘라 말하면 창조성이다. 동시대인의 관심사를 남들이 했던 방식이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낯설고 독특하고 깊이 있고 재미있게 표현하기.

그러려면 나만의 시선, 나만의 해석, 나만의 특별한 창조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이렇다.

“말이야 쉽지. 그런 뜬구름 잡는 얘긴 누구라도 하겠네. 나만의 시선, 나만의 해석, 나만의 특별한 창조력, 그게 금방 생겨? 물만 주면 쑥쑥 크는 콩나물이야?”

맞다. 창조력은 물만 주면 쑥쑥 크는 콩나물이다. 특별한 비법이 따로 있지 않다. 자주 물을 주면 된다. 날마다 주는 게 최고다.

그게 어려우면 일주일에 한 두 번이라도 시간을 내서 꼬박꼬박. 10분도 좋고 단 5분이라도 괜찮다.

다만 그때는 ‘바쁘다, 바빠’ 입에 달고 사는 말을 뱃속 저 깊이에다 쏙 집어넣고서 느긋하고 여유로워야 한다. 모든 가능성과 모든 엉뚱함에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놓아야 한다.

그 물은 바로 글쓰기다.

휙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잡아두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고정시키고, 막연한 기대를 눈앞의 현실로 설계하는 것, 글쓰기는 그걸 가능하게 해준다. 일단 쓰라. 아무 거나 떠오르는 대로 그냥 쓰라.

그게 어렵다고 느낀다면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자기 주문을 미리 걸어놓은 탓이다. 하지만 누구한테 보여줄 것도 아니고, 글짓기 대회에 나간 것도 아니고, 다른 이에게 보내는 편지도 아닌데 뭘 그리 어려워하는가? 심지어 돈 드는 일도 아니잖은가?

어린 시절, 재능이 있네 없네로부터 시작하여 온갖 평가와 비교분석에 시달렸던 글쓰기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은 지우라. 그냥 쓰라. 습관이 되고 취미가 될 때까지 마음이 이끄는 대로, 생각이 나아가는 대로 그저 따라가 보라.

지하철에서든, 카페에서든, 잠자리 들기 전 침대 위에서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렇게 쓰다보면 어느 순간 자기만의 특별한 창조력이 쑥쑥 자라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글쓰기만큼 최소비용으로 최고 효과를 내는 마법의 물은 없다. 당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면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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