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시위 지지 전남대 대자보를 지킨시민들 입장 발표
전남대 중국인 유학생회, 최근 대자보 펼침막 훼손 드러나

아래 글은 홍콩민주화시위를 지지하는 광주시민들과 전남대학생들이 최근 전남대에 내건 대자보와 펼침막을 중국인 유학생회가 훼손한 사건과 관련한 입장 전문입니다. (편집자 주)  

11월 15일 전남대, 민주주의를 향한 또 다른 여정의 서막

2019년 11월 15일 전남대에서 있었던 표현의 자유 억압 시도에 대하여-
- 발신자 :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
 

<사건의 진행>

ⓒ벽보를 지켰던 사람들 제공
ⓒ전남대 벽보를 지켰던 사람들 제공

○ 2019년 11월 14일 전남대학교 인문대 쪽문 담장에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는 현재 홍콩에서 진행 중인 민주화 시위에 대한 한국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해당 대자보는 불과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중국인 유학생에 의해 강제로 철거되었으며 그 자리에 대자보 작성자와 홍콩시민들을 비난하는 종이가 붙었다.

○ 바로 다음날인 15일 오후 3시경, 전남대학교 인문대 쪽문에 홍콩 민주화시위를 지지하는 현수막 2장이 게시되었다.

쪽문 담장에는 지나가는 시민들이 응원문구를 적을 수 있도록 여백이 마련된 홍콩 시위지지 벽보(레논월)도 게시되었다. 그러나 레논월 설치와 동시에 중국인 유학생들이 현장에 나타나 벽보에 침을 뱉고 벽보를 붙인 시민들과 대치를 시작했다.

ⓒ전남대 벽보를 지켰던 사람들 제공

이들은 벽보를 붙인 시민들을 향해 “시발새끼야 너 돈 얼마 받았니” 등의 욕설을 하기도 했다. 중국인 유학생 숫자는 이내 20~30여 명으로 불어났고 현수막 및 벽보를 게시한 인원들은 현수막과 벽보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장소에 지켰다.

이들은 처음에는 4명이었고, 사태가 정리될 때까지 6명을 넘지 않았다.

○ 해당 사건을 접한 전남대 학생처·학생과는 현장에 나타나 벽보를 붙인 시민들에게 신원확인을 요구했으며 대자보를 붙일 권리를 인정하면서도 ‘대자보 게시는 민주적으로 해야 한다.’, ‘중국인 유학생들과 마찰을 일으켜선 안 된다.’ 는 등의 불필요하고 형용모순적인 말을 되풀이하며 사실상 대자보 철거를 종용했다.

뒤늦게 합류한 시민이 언론을 통한 공개적인 대응과 강력한 항의의사를 표현하자 전남대 학생처·학생과는 벽보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물러나 중국인 유학생들과 벽보를 지키려는 시민들 사이에서 사태를 관망했다.

ⓒ전남대 벽보를 지켰던 사람들 제공

○ 대치가 길어지자 학생처·학생과 등장 이후 벽보에서 물러나 있던 중국인 유학생 중 일부가 벽보를 가리고 지나가는 시민들이 응원문구를 적을 수 없도록 방해했다.

벽보를 지키는 시민들은 방해 행위 중단을 요구했으나 중국인 유학생들이 이에 응하지 않자 즉석에서 한 시민이 ‘민주주의 수호하자’, ‘폭력진압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그제야 중국인 유학생들은 벽보에서 일시적으로 물러났다.

○ 오후 5시 10분경 중국인 유학생들은 일단 물러나며 ‘일상적인 대화를 하자며 현수막 및 벽보를 붙인 시민을 불러냈다. 중국인 유학생회 구성원 4인과 벽보게시를 주도한 시민 2인은 전남대학교 제 2학생회관에 위치한 중국인 유학생 동아리방으로 이동했다.

중국인 유학생회 대표자들은 홍콩시위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벽보철거를 요구했다. 벽보게시를 주도한 시민이 이에 응하지 않자 ’아까 벽보 앞에서 구호를 외친 사람을 죽이면 천당 간다고 생각해서 죽일 수도 있다.‘ , ’늦은 시간에 조심해라.‘, ’너 꼭 다시 볼 것 같다‘ 는 등의 말로 협박했다.

ⓒ전남대 벽보를 지켰던 사람들 제공

○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은 대화가 결렬된 후 유학생 동아리방을 빠져나왔고, 이후 벽보와 홍콩지지 현수막들의 상태를 확인한 뒤 해산했다.

그러나 다음날, 2장의 현수막은 커터칼에 의해 난도질되어 찣겨졌다. 3명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현수막을 찢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존재한다. 이어 쪽문에 설치된 벽보의 일부가 훼손되었으며, 나머지 공간에는 홍콩시위와 대자보 작성자를 비난하는 낙서가 채워졌다.

○ ‘벽보를 지키는 시민들’ 측은 11월 17일 저녁에 훼손된 상태로 방치된 2장의 현수막을 철거한 후 새 현수막을 다시 게시했다.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 측은 훼손된 현수막을 광주가 홍콩에 연대했으며, 표현의 자유가 짓밟혔음을 항의하는 의미로 훼손된 현수막을 전남대학교 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 전남대학교 학내에 부착된 1장의 대자보와 2장의 현수막이 훼손되고 학생들의 대치상황이 발생하였음에도 전남대학교 측은 그 어떤 공식적인 입장도 발표하지 않았다.

<전남대학교라는 장소의 의미와 현시국에 대한 각 기관들의 대응>

ⓒ전남대 벽보를 지켰던 사람들 제공

○ 전남대학교는 5.18 광주민중항쟁의 시작점이었던 ’민주화의 성지‘이다. 특히 1980년 5월 18일 오전 9시에 있었던 전남대 학생들의 집회는 총칼의 억압으로는 자유를 향한 투쟁을 막을 수 없음을 증명한 일대사건이었다.

○ 전남대학교 인문대 쪽문 담장은 대자보들이 많이 붙었던, 일종의 공론장 역할을 수행해온 역사적인 장소이다. 민주화 운동 시기부터 지금까지도 누구나 사회에 외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전남대 학생은 물론, 전남대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 전남대에서 피해를 입었던 시민 등 누구에게나 열린 호소와 토론의 장소이다.

○ 중국인 유학생회는 ’민주화의 성지‘ 전남대학교, 그리고 역사적인 공론장 인문대 쪽문 담장에서 공개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 했다.

ⓒ전남대 벽보를 지켰던 사람들 제공

전남대 학생처·학생과는 중국인 유학생회의 요구를 전달하며 사실상 벽보철거를 종용했다. 현재 궐위 상태인 총학생회장 직책을 대행 중인 자연대 학생회장 역시 학생처·학생과의 편에 서서 사태를 관망하다가 단 한마디의 항의도 없이 현장을 떠났다.

○ 중국인 유학생들의 대자보, 현수막 훼손은 전남대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다. 주한중국대사관에서는 “홍콩 정세에 관한 주한 중국대사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중국 정부는 해외 중국 국민들이 현지 법률과 법규를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면서도 ’중국 청년 학생들이 분개와 반대를 표하는 것은 당연하며 한국 국민들이 중국정부의 방침을 이해하고 지지해달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2019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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