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나를 있게 한 본향(本鄕)"

지역 미술계에 활동하고 있는 단체는 많다. 그중에서 태어난 고향을 모태로 활동하고 있는 『월출미술인회』는 단연 으뜸이다.

영암출신의 작가들이 모여 고향을 그려내는 작업은 직접 발로 걷는 시작에서부터 예술로 형상화 한 작업까지 쉽고 간단하게 진행되는 결과물은 없어 보였다.

화순읍에 위치한 월출미술인회 류재웅 회장을 만나 그간의 활동을 들어보았다.

'누리렁에서본 월출산'- 류재웅. 150×330cm oil on canvas 2019.
'누리렁에서본 월출산'- 류재웅. 150×330cm oil on canvas 2019.

=월출미술인회는 언제 결성되었고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는가?

구성의 기본이 영암에서 태어나 현재 미술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 회원자격을 가질 수 있다. 광주전남지역에는 40여 명이 있다.

전국적으로는 훨씬 더 많은 숫자다. 영암출신이다 보니 고향을 좀 더 알고자 하는 차원에서 모임이 시작되었고 구체적 활동을 시작한 지는 10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단체에서 회장 역할을 수행 중이라고 들었다. 회장이 된 후 월출미술인회의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해년마다 전국의 월출미술인들이 모여 고향인 영암에서 일박을 하며 답사를 했다. 3년 전부터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젊은 미술인들을 중심으로 실재적 답사와 스케치 여행을 주도하고 있다.

회장으로 선임된 지는 3년째다. 회장이 되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영암미술인회의 운영위원회를 꾸렸다. 단발성 행사인 1회용이 아닌 지속적인 행사진행을 위해 책임감을 키워가려 만들어진 운영위이다.

=근래에 활발한 활동과 전시진행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월출미술인회의 구체적 활동에 대해 말한다면?

2017년인 3년 전부터 영암의 민속과 사라져가는 생활상에 집중하고 있다. 회원 모두는 어린 시절을 이곳 영암에서 보냈다.

5일장은 부모님, 혹은 조부님들을 따라다니며 길을 익혔고, 월출산은 초등학교 소풍에서부터 사계절 내내 우리의 놀이터였다. 상급학교의 진학을 위해 거의 대부분이 도시로 떠나왔지만 우리는 영암과 월출산을 잊지 않고 그리워하고 있었다.

일 년에 한 번 우리는 고향에 모여 미술인으로서 고향에 할 수 있는 일을 도모한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고향을 알리는 일을 자처한다. 회장 직함을 맡은 후로 이전과는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영암 일대의 노거수와 월출산에 직접 올라서서 월출산에서 보이는 영암의 들과 바람, 풍경들을 기록한 일이었다. 올해는 영암 근저의 오일장을 답사하고 작년에 이어 전시를 진행했다.

신비감으로 바라보던 월출산과 영암의 들판, 오일장을 일반 관람객들에 보여주며 영암과 월출산에 대한 생각과 고향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다.

=5일장과 월출산 스케치를 했다고 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3년 전 첫 회는 영암일대를 돌며 노거수를 스케치했다. 남도 문화의 시작이 정자라고 볼 때 정자가 있는 곳에는 대부분이 오래된 회화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고목은 마을의 수호신이면서 마을주민의 사랑방 같은 역할을 했던 역사와 전통이 깊은 곳이다. 이미 베어져 사라져버린 노거수들이 안타까웠지만 고목을 화폭에 담은 것에 놀라워하며 의미가 두었다.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된 작품은 『영암, 시간을 걷다_전통마을 노거수』라는 명제로 전시를 가졌다.

두 번째는 『월출산을 探하다』는 명제로 전시했다. 이것은 월출산을 직접 올라서 진경과 실경으로 작업한 것이 대부분이다.

회장인 나는 월출산의 천왕봉 높이와 같은 809m의 그림을 그렸다. 다른 회원들도 자신만의 화법으로 고향의 명산을 작업해 전시했다.

올해는 근대화과정 중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오일장을 찾았다. 다행이도 영암의 오일장은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영암읍장, 군서장, 독천장, 시종장, 신북장 등을 찾았고 지난 시간과 현재의 시간 속에서 영암의 오일장만이 가지고 있는 생활상과 느낌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이 의미 있는 작업들은 『영암, 오일장을 찾아서』 란 제목으로 전시를 마쳤다.

월출산에는 99개의 절터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명산이라는 증거가 되겠다. 가끔씩 신비스럽게 걸쳐있는 구정봉 아래 구름을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유서 깊은 곳에서 태어났고 유년시절을 보냈는지 생각한다. 월출미술인들은 고향으로부터 받았던 혜택을 이제는 기록하고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윗 글은 (광주아트가이드) 120호(2019년 11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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