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씨 지난 23일 오전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5.18단체,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증언 고백해야”

노태우씨 장남 재헌(54)씨가 지난 23일 국립5·18민주묘지를 '기습 참배'한 것이 알려지자 5·18단체들이 “참배의 진정성이 있으려면 피해자들에게도 사죄하고광주학살에 대한 증언과 고백 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재헌씨는 이날 오전에 전화로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에 참배 의사를 전달한 후 동행인 5명과 함께 오전11시께 헌화한 후 한 시간 가량 5.18묘역에 머물렀다.

노태우씨 장남 재헌씨가 지난 23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희생자 묘지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 이날 재헌씨는 오전11시께 5명과 동행하여 한 시간 가량 5.18묘지에 머물렀다. 1980년 광주학살을 자행한 신군부 중 직계가족이 5.18묘지를 참배한 것은 노씨가 처음이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노태우씨 장남 재헌씨가 지난 23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희생자 묘지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 이날 재헌씨는 오전11시께 5명과 동행하여 한 시간 가량 5.18묘지에 머물렀다. 1980년 광주학살을 자행한 신군부 중 직계가족이 5.18묘지를 참배한 것은 노씨가 처음이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특히 노씨는 4명의 희생자 묘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했으며 앞서 방명록에는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의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재헌씨 쪽은 “거동을 제대로 못하는 노태우씨가 ‘5.18묘역에 다녀와야 한다’는 말을 수차례 언급하여 재헌씨가 묘역을 찾은 것”이라며 “아들로서 노태우시 대신 5.18묘지를 찾아 아버지의 뜻을 전하고 묘지 사진을 보여주려고 찾게 됐다”고 참배 이유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헌씨의 ‘기습 참배’ 소식이 알려지자 5.18단체들은 “신군부 직계가족이 처음으로 무릎을 꿇고 사죄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5.18피해자들에 대한 사죄도 있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5.18광주민중항쟁의 피해자들을 만나서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사죄한 후 5.18 당시 계엄군의 만행에 대한 고백과 증언이 뒤따라야 사죄의 진정성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노태우씨 장남 재헌씨가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여 남긴 방명록 글귀.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지난 23일 노태우씨 장남 재헌씨가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여 남긴 방명록 글귀.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조 상임이사는 “노태우씨는 5.18 당시 광주학살의 핵심인사 중 한 명이다. 따라서 자신이든 아니면 장남 등 가족을 통해서든 광주학살에 대한 노씨의 고백과 증언 그리고 자료 등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연 노태우씨 장남의 5.18묘지 ‘기습 참배’가 역사적 증언, 고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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