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시 중단 유감… 전시 재개" 촉구 성명 발표
세계비엔날레협회. 국제근현대미술관위원회에 전달

일본의 경제침략이 문화예술계로 번지며 일본 현지에서 전시 중이던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돼자 작가들과 문화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재)광주비엔날레는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그 이후> 기획전 중단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서를 7일 발표했다.

'아이치트리비엔날레2019'에 전시 중이었던 '평화의 소녀상'. ⓒ김서경 작가 SNS 갈무리.
'아이치트리비엔날레2019'에 전시 중이었던 '평화의 소녀상'. ⓒ김서경 작가 SNS 갈무리.

광주비엔날레는 성명서에서 “이번 아이치트리엔날레의 전시 중단 결정은 비엔날레의 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며,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한편, 큐레이터의 기획의 자율성을 탄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어떠한 경우에도 문화·예술의 창작의도가 정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되며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치트리엔날레가 지속가능한 국제현대미술 전시로 확립되기 위해서는 세계 시민의 가시(可視)권을 박탈하고 헌법에 위배되는 이 같은 행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하루속히 전시를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재)광주비엔날레는 국제문화예술기관인 세계비엔날레협회(IBA)와 국제근현대미술관위원회(CIMAM)측에 성명서를 전달하면서 "전 지구적이고 동시대적인 예술적 실천을 모색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아이치트리엔날레 전시실행위원회는 3일 “일본의 ‘표현의 부자유’ 상황을 생각하자는 기획 의도를 주최자가 스스로 탄압하는 것은 역사적 폭거”라며 “전후 일본 최대 검열사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본 전시에 참여한 박찬경, 임민욱 작가도 트리엔날레 측에 작품의 자진 철수를 요구하여 6일 전시를 중단하였으며, 이번 트리엔날레 참여작가 72명도 비판 성명을 내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치트리엔날레의 <표현의 부자유-그 이후>

전시 중단에 대한 (재)광주비엔날레 성명서 [전문]

(재)광주비엔날레는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그 이후> 기획전 중단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

이 사태는 일본의 집권여당을 포함한 주류 정치권이 전방위적으로 압력을 행사했을 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전시 중단을 통보함으로써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를 저지하고 검열한 폭력적인 사안이다.

<표현의 부자유-그 이후>는 그간 일본의 공공미술관에서 전시 중지를 당하거나 도중 철거당한 작품들로 기획된 전시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 중단 사태로 인해 예술가와 예술작품, 기획자와 전시가 개최된 지자체의 자율성과 명예를 훼손하고 말았다.

비엔날레는 항상 그 시대 예술의 ‘전선’을 다루어왔다. 즉, 비엔날레는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차원을 넘어 제도권 안에서 다루기 힘든 정치·사회적인 이슈를 다양한 시각예술 담론으로 펼쳐내는 국제현대미술의 ‘갈등적’ 장이다.

이번 아이치트리엔날레의 전시 중단 결정은 이러한 비엔날레의 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며,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한편, 큐레이터의 기획의 자율성을 탄압하는 행위를 저질렀다.

어떠한 경우에도 문화·예술적 창작이 왜곡된 정치적 의도로 정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되며 예술적 표현이 억압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치트리엔날레 전시실행위원회는 “일본의 ‘표현의 부자유’ 상황을 생각하자는 기획 의도를 주최자가 스스로 탄압하는 것은 역사적 폭거”라며 “전후 일본 최대 검열사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본전시에 참여한 박찬경, 임민욱 작가도 트리엔날레 측에 작품 자진 철수 및 전시 중단을 요구했으며, 다른 일본인 작가들도 항의 공동성명을 준비 중이다.

이에 (재)광주비엔날레는 아이치트리엔날레가 지속가능한 국제현대미술 전시로 확립되기 위해서는 세계 시민의 가시(可視)권을 박탈하고 헌법에 위배되는 이 같은 행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하루속히 전시를 재개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19년 8월 6일

(재)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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