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자연성 유지와 복원 대상지 구체화 촉구

반달곰KM53의 금오산행에 대한 우리의 입장 [전문]

- 반달곰KM53이 자연성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덕유산-민주지산-수도산-가야산 일대’를 반달가슴곰 복원 2차 대상지로 구체화해야 한다

지난 6일, ‘반달가슴곰 KM-53’(이하 반달곰KM53)이 금오산에서 발견되었다. 반달곰KM53은 2015년 지리산에서 태어난 개체로, 2017년 수도산에서 발견되어 포획과 방사, 재포획과 재방사, 교통사고 후 재방사되는, 전 과정을 국민들과 함께한 반달가슴곰이다.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이하 우리)은 반달곰KM53이 야생동물과의 공존은 말이 아닌 정책과 실천으로, 지금 당장 나서야 한다고 온 몸으로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하여 우리는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고 캠페인을 조직하고, 지리산과 수도산을 오가며 주민들을 만나고, 올무 등 불법엽구 수거활동을 하였다.

지난해 6월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된 반달곰 KM-53. ⓒ생명의 숲 누리집 갈무리
지난해 6월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된 반달곰 KM-53. ⓒ생명의 숲 누리집 갈무리

우리는 ‘정책토론회-수도산에 온 반달곰과 함께 살아가기’(2018년11월9일)에서 반달곰KM53이 먹이와 암컷을 찾아 행동반경을 더 넓힐 것으로 예측하였다. 예상대로 반달곰KM53은 수도산과 가야산을 오가더니, 급기야 금오산까지 이동하였다. 수컷이며 4살인 반달곰KM53에게 수도산과 금오산은 먼 거리가 아니니, 이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지난 6일 반달곰KM53을 발견한 탐방객은 즉각 신고하였고, 구미시는 현수막과 안내판 등을 설치하고 안전대책을 홍보하고 있다. 기관과 개인, 모두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반달곰KM53을 통해 우리 국민들은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공감한 결과이다.

이제 우리는, 반달곰KM53의 금오산행을 놓고 두 가지를 고민해야한다. 첫 번째는 반달곰KM53의 자연성에 대한 판단이다. 반달곰KM53이 자연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탐방객 홍보, 벌통 접근시 적극적 퇴치 등)해야 하나, 그럼에도 반달곰KM53이 산 아래로 내려와 사람들과의 접촉면이 넓어진다면 회수해야 한다. 이는 사람과 반달곰KM53의 안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이다.

두 번째의 고민은 반달곰KM53이 찾은 땅, ‘덕유산-민주지산-수도산-가야산 일대’를 반달가슴곰 복원 2차 대상지로 결정하는 일이다. 이는 반달곰KM53이 자연성을 잃지 않는다는 전제를 가지고 준비해야할 일이다. 반달가슴곰이 지리산을 넘어 백두대간을 따라 덕유산으로, 설악산으로, 그리고 북한으로 이동하기를 바란다면, 지리산과는 별도의 반달가슴곰 개체군 형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구체적’이란 것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의 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반달곰KM53’은 우리사회가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핵심 키워드가 되었다. 반달곰KM53의 금오산행 이후에 대해 여러 측면을 폭넓게 검토하되 국토생태축 복원, 공존의식 확장,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건설 등과 함께, 반달가슴곰-그들이 살아갈 터전 확장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한다.

2019. 6. 10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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