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한국당 의원 안방인가?

1982년 문화방송에서 ‘거부실록’이라는 김기팔 극본의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다. 이 드라마 속에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공주 갑부 김갑순이 하는 말이다.

“민나 도로보데스” (모두 도둑놈이다.)

김갑순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때나 지금이나 모두 알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1966년 5월에 발생한 삼성의 사카린 밀수사건은 한국 재벌의 민낯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밀수를 5대 사회악으로 규정했다. 삼성은 한국비료를 정부에 무상으로 기증했다. 부끄러운 삼성의 치부다.

사카린 밀수사건은 9월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두한 의원이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에게 오물을 투척함으로써 전 국민의 관심사로 증폭됐다.

당시 정일권을 비롯한 일부 국무위원들은 오물을 뒤집어썼고 의사당은 오물 냄새가 진동했다. 김두환 의원은 이 사건으로 구속되었으나 그때 김 의원을 욕하는 국민이 몇이나 되었을까. 미루어 헤아리길 바란다.

■누워 있으니 편안하신가

ⓒ팩트TV 갈무리
ⓒ팩트TV 갈무리

4월 26일. 대한민국 국회에 보기 힘든 구경거리가 발생했다. 더 없이 귀하신 몸들이 팔짱을 서로 끼고 벌렁 뒤로 누워 있었다.

이들은 누구인가. 국회의원들이다. 자유한국당의 국회의원들이다. 여성 의원들의 모습이 민망했다. 꼭 저래야만 되는가. 패스트트랙을 저지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칼날이 목을 겨누고 있다 해도 저건 해야 할 짓이 아니다.

그들이 외치는 구호 중에는 독재 타도라는 것도 있었다. 말이야 맘대로 할 수 있다지만 그래도 할 말이 따로 있지 한국당의 문재인 독재 타도라는 말이 가당키나 한 말인가. 자유한국당의 뼈대를 타고 도도히 흐르는 독재의 DNA는 어쩌란 말인가. 박정희·전두환·이명박이 웃을 것이다.

국회의장은 감금당한 충격으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쇼라고 몰아붙이고 싶을 것이다. 채이배 의원은 6시간을 감금됐다가 경호권 발동으로 겨우 풀려났다.

의도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임이자 의원의 성추행 유발 사건을 국민은 참담한 심정으로 목격했다. 의도적인 한국당의 막가파식 종말이 끝을 향해 달린다. 갈 데까지 가보라.

“꼴값하네 XX XX들. 왜 자빠져 있어. 지 집 안방이야.”
“이 사람아 말조심하게 남 들을까 겁나네”
“저게 사람입니까. 진짜 보자 보자 하니까.”

차를 마시던 젊은 친구가 핏대를 올린다. 할 말이 없다. 겉으로는 나무라는 말을 하지만 속으로는 같은 생각이다. 도대체 저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아무리 막가파라 해도 이제 완전히 내 논 자식이다.

지금 저 모습을 TV를 통해 전 국민이 보고 있겠지. 아니 전 세계가 한국의 정치를 보고 있을 것이다.

한국당의 시위현장

4월 27. 서울 청운동에 있었다. 교통은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다. 길가에서 시위대를 보고 있었다. 태극기와 성조기 그리고 이스라엘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스라엘기는 왜 들고 있는가.

왜 들었느냐고 물으니 대답도 못 했다. 남녀 불문 나이 먹은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독재 타도’라는 구호가 힘이 없다. 내 귀에만 그런가.

‘군부독재’의 후예인 한국당에서 독재 타도란 구호가 나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한국당 의원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제대로 된 답을 하지 못한다는 기자들의 전언이다.

행동하면 이유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 지금 한국당 의원들이 하는 행동은 뭔지도 모르고 날뛰는 천방지축이다. 저러니 국민들이 어떻게 지지할 수가 있는가.

패스트트랙을 지지하는 국민의 여론이 80%나 된다. 그러고 보면 한국당은 지금 국민의 여론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금 국회를 폭력으로 마비시키는 한국당의 행태는 바로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그것이 얼마나 엄중한 죄를 범하는 것인지 잘 알 것이다. 더구나 국회선진화법은 박근혜 때 만든 법이다.

이제 사리 판단이 완전히 마비된 한국당의 정치행태를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한단 말인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믿어도 되는가. 국민들은 정치지도자들의 약속을 수도 없이 들었다. 만약에 또 지키지 않는다면 민주당 역시 국민에게 약속이란 말은 다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막는다면 길거리에서라도 회의를 열겠다.”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의 공언이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한국의 정치를 보고 있으면 이러다가 국민들의 정신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겠다는 우려가 깊어진다.

보통 국민이 사는 세상이라면 좀처럼 보기 어려운 말 바꾸기와 배신, 말도 안 되는 자기합리화가 정치라는 탈만 쓰면 정치인들에게는 아무 문제도 안 된다는 말인가.

물론 모든 정치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오물통에 섞기면 도리 없이 오물이 된다.

자신들의 국회 점거가 ‘좌파 독재정권’에 맞서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행위’라고 우겨대는 한국당의 아전인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그들은 이제 정상적인 정치를 포기했다고밖에 볼 수가 없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는가. 국민이 피해를 안을 것이다. 한국당은 망할 것이다. 같이 죽자고 아무리 몸부림쳐도 한국당만 죽을 것이다.

■대접받아야 할 정치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정치는 대접을 받아야 한다. 왜냐면 정치가 우리 국민 생활에 절대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말은 바로 정치인도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정치인을 대우해야 한다는 말을 하면 주위에서 웃는다. 하기야 입만 열었다 하면 거짓말이고 도덕적 불감증은 치유 불능 상태다.

남과 북의 긴장 상태를 풀고 함께 손을 잡고 노력을 한다면 세계 어느 나라도 부럽지 않은 잘 사는 나라가 될 수 있다. 한국당은 관심이 없는가.

그냥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의 대변인이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뇌이면 되는가. 이 나라는 민주당의 나라도 아니고 한국당의 나라도 아닌 우리 국민 모두의 나라며 다 함께 잘 살아야 할 나라다.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 30만

정치는 앞을 보고서 해야 한다. 황교안·나경원의 눈에는 한국당의 운명이 보이지 않는가. 국회에서 드러눕고 회의장을 점거하고 태극기, 성조기를 들고 청와대 앞에서 농성해도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할 수 없는 것이 정치다.

자유한국당 해산을 청원하는 국민청원이 29일 아침 현재 3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나경원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망할 때까지 싸운다는 것이다. 이 무슨 자학적 변태란 말인가.

국민의 인내도 얼마 남지 않았다. 더 이상 막장 꼴불견은 보고 싶지 않다. 한국당은 정상적인 정치의 장으로 돌아오라. 물에 빠지기 전에 조심해야지 빠진 다음에는 나오기가 힘들다.

황교안·나경원은 국민의 마음을 보라. 막장 코미디 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하고 싶어도 더는 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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