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회원 30여명, 강원도 철원 분단현장 탐방
광주.전남민주인사, 휴전선에서 남북통일 염원

백발의 70~80대 광주전남민주원로들과 20~30대 청년단체 회원들이 강원도 철원군 분단의 현장 휴전선 철책 앞에서 남북통일을 염원했다.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상임대표 원순석, 이하 광민회)는 11일 ‘임시정부 수립 100년!, 분단 70년! 한반도 허리를 잇다’ 통일행사를 강원도 철원군 최전선 ‘DMZ생태평화공원’ 일대에서 펼쳤다.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상임 대표 원순석) 가 '임시정부 수립 100년! 분단 70년! 한반도 허리를 잇다' 통일기행단이 11일 군사분계선 아래 강원도 철원군 용양면 용왕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광주인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상임 대표 원순석)가 '임시정부 수립 100년! 분단 70년! 한반도 허리를 잇다' 통일기행단이 11일 군사분계선 아래 강원도 철원군 용양면 용왕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홍세현

회원 30여명이 참가한 이날 통일기행은 새벽6시30분 광주를 출발하여 오후에 철원군 금화읍 생창리 ‘DMZ생태평화공원 방문자센터’에 도착을 시작으로 계웅산 휴전선 남방한계선 철책 방문, DMZ생태평화공원 안 용양보, 화강 일대 탐방, 최전방 승리전망대 방문 등으로 오후 늦게까지 진행됐다.

서경원 전 의원과 김병균 나주 고막원 교회 목사, 김상윤 광민회 고문 등 민주인사들은 강원도 철원 분단 현장으로 달려가는 버스 안에서 한반도 분단 70년의 원인과 과정 그리고 통일의 당위성과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회담 이후 고착된 한반도 통일정세 돌파구 등을 놓고 치열한 토론과 의견 등을 주고받았다.

특히 직접 방북을 통해 통일운동의 대중화에 물꼬를 튼 서경원 전 의원은 통일기행단에게  1988년 방북 당시 정세와 과정을 총망라한 ‘서경원 방북기’를 생생하게 들려주기도 했다. 현재 83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청년 못지않는 기백으로 통일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통일기행단은 강원도 철원군 금화읍 생창리 ‘DMZ생태평화공원 방문자 센터’에 도착하여 점심 식사를 마치고 1950년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겨져 있는 마을을 둘러봤다.

한국전쟁 전에는 북한지역이었다가 휴전 이후에는 남쪽으로 편입된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마을이다. 1953년 7월 휴전 이후 민간인 통제에 따라 마을 진입이 막혔다가 박정희 정권이 군사적 필요에 의해 1970년 재향군인 100명으로 마을을 조성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강원도 철원군 금화읍 생태리 태생으로 유일하게 마을에 거주하는 이을성(86)씨. 이씨가 한국전쟁 당시 16살에 인민군과 국방군 비정규 척후병, 그리고 29살에 국군 입대하게 된 '분단 인생사'를 들려주고 있다. ⓒ홍세현
강원도 철원군 금화읍 생태리 'DMZ생태평화공원 방문자 센터' 바로 옆에 있는 '김화마을 이야기관'. 이 곳은 일제시대까지 번성했던 금화읍이 한국전쟁 후 사라진 분단의 아픈 상처를 들려주고 있다. ⓒ광주인
강원도 철원군 금화읍 생태리 'DMZ생태평화공원 방문자 센터' 바로 옆에 있는 '김화마을 이야기관'. 이 곳은 일제시대까지 번성했던 금화읍이 한국전쟁 후 사라진 분단의 아픈 상처를 들려주고 있다. ⓒ광주인

금화읍 생태리 태생으로 유일하게 이 마을에 거주하는 이을성(86)씨는 16세에 1950년 한국전쟁을 맞닥뜨린 후 인민군과 국군 비정규 소년 척후병을 오가다가, 또 다시 29세에 정식으로 국군에 입대하여 38개월의 군복무를 마쳐야 했던 기구한 분단의 상처를 회원들에게 들려줬다.

이씨는 1970년 정부의 마을조성 당시 고향에 돌아온 후 현재까지 농사를 짓고 있으며 아들은 ‘DMZ생태평화공원’에서 근무 중이다.

이씨의 사연을 들은 후 회원들은 ‘분단 70년’의 현장이면서 동시에 생태공원으로 조성 중인 휴전선 남방한계선 안 쪽 계웅산 GOP 아래 ‘용왕보’ 철책선 앞에 섰다.

‘용왕보는 북한 수리산에서 발원한 화강에 조성돼 있다. ’용왕보‘는 1924년 일제가 한국 최초로 건설한 철원~금강산 내금강 전기철도 구간 남대천 철교 아래부터 계웅산 GOP 아래 철책까지 이어져 있는 습지형 호수다.

용왕보는 맑은 물에 버드나무 숲이 넓게 펼쳐져 있으며 줄기마다 봄맞이 새순들이 한창 돋아나고 있었다. 평화로운 용왕보는 문재인 정부 이전에는 민간인의 출입이 일체 금지된 남방한계선 군사구역이었다.

이후 철원군민들과 환경단체, 시민단체 등이 'DMZ생태평화공원’ 운동을 벌인 끝에 민간인의 출입이 가능해진 곳이다. 북쪽의 물이 남쪽으로 흐르고 새들만이 자유롭게 오갈 뿐, 현실은 ‘분단 70년’ 철책을 사이에 두고 남북간에 엄청난 군사력이 대치하고 있는 엄연한 남북분단의 현장이었다.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 남대천에 조성된 용양보. ⓒ광주인
광민회 통일기행단이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 아래 화강 강변에 설치된 녹슨 남방한계선 표지판에 서 있다. ⓒ광주인
광민회 통일기행단이 승리전망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세현

용왕보 위쪽에 두고 통일기행단은 화강 강변에 들어섰다. 맨 먼저 마주친 것은 강변에 핀 민들레 꽃과 함께 녹슨 남방한계선 표지판이었다. 멀리 왼쪽에는 눈 쌓인 대성산이 펼쳐졌다. 일행은 산수유꽃이 핀 강둑을 따라 징검다리를 건너 암정교까지 걸으며 남북통일을 염원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휴전선 155마일(250km) 11개 전망대 중 정중앙에 위치한 철원군 근동면 광삼리 승리전망대. 휴전선 너머 왼쪽 편에는 북한의 오성산이 휴전선 아래 오른편에는 적성산이 멀리 보이는 곳으로 철원의 최전방에 위치한 곳이다.

전망대 아래 비무장지대에는 말 없는 물길과 동물들만이 자유롭게 오갈 뿐이다. 한 쪽만의 피 비린 내 나는 ‘승리’가 아닌, 남북평화와 상생을 위한 ‘공존’을 떠오르게 한다.

‘임정 100년, 분단70년’을 맞아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통일기행단’이 찾은 남북분단 현장은 ‘섬뜩한 군사적 대치’와 ‘평화로운 자연생태’가 부조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화강을 바라보는 광민회 통일기행단. ⓒ광주인
강원도 철원군 금화읍 운장리와 암정리 사이를 흐르는 화강에 설치된 암정교. ⓒ광주인
강원도 철원군 금화읍 운장리와 암정리 사이를 흐르는 화강에 설치된 암정교. ⓒ광주인

그러나 한반도 허리를 끊어 놓은 ‘분단 70년’ 철책의 빗장은 이미 풀렸다. 빛나는 통일조국 한반도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광민회 통일기행단의 소감과 표정에서도 통일은 가까운 현실로 다가왔다.

일행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자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은 오는 4월 27일 인천 강화~강원 고성간 비무장지대를 인간띠로 잇자는 ‘DMZ 평화 인간띠 잇기’ 운동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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