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 진성영 작가의 포토에세이-섬 이야기2

아름다운 해안의 풍광과 신비스러운 자연경관들이 볼만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볼매(乶邁)’는 전남 진도군 관매도리에 속한 섬 ‘관매도(觀梅島)’를 말한다.

조도 관내의 다른 섬이나 육지에서 시집 온 여성의 택호를 흔히 ‘볼뫼 네’라고 했다.

1770년대 지도(영호남 형편도)를 살펴보면 현재의 관매도(觀梅島)를 보을 매도(甫乙梅島)라고 표기되기도 했으나. 일제의 한반도 강제 점령 4년인 1914년 지명을 한자로 풀어 볼매의 볼은 관(觀)으로, 매는 매화(梅)로 최종 표기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관매도를 들어가는 뱃길은 진도항에서 출발하는 정기여객선을 이용하는 방법과 조도 관내에서 경유하는 여객선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필자는 현재 기거( 起居) 하는 본섬 하조도 신전마을과 관매도가 마주하고 있어 일반 어선을 이용해 15여 분 만에 들어갈 수 있었다.
 

배에서 내리면 관매도를 알리는 대형 표지판이 눈에 들어 온다 ⓒ석산 진성영
배에서 내리면 관매도를 알리는 대형 표지판이 눈에 들어 온다 ⓒ석산 진성영

관매도는 2019년 2월, 해양수산부에서 봄에 가고 싶은 꽃보다 아름다운 섬 7선에 선정되기도 한 곳 중 하나다.

봄 향기 가득한 관매도는 지명에 걸맞게 봄을 알리는 매화 개화를 시작으로 샛노란 유채꽃에 이르기까지 봄 꽃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타박타박 봄바람에 밀려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프레쉬한 유채향에 금방이라도 취할 것 같았던 유채꽃 군락지였다.

그러나, 눈을 씻고 찾아봐도 유채꽃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이 마을 주민 조종복 씨는 “매년 이때쯤 유채꽃이 만발하는데 올해는 파종시기가 늦어져 4월 중순이 넘어야 만개한 유채꽃을 볼 수 있다”라고 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설 익은 유채꽃 군락지를 지나 멈춰 선 곳은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온 범상치 않은 두 그루의 노거수(老巨樹) 후박나무였다.

천연기념물 제212호 지정된 후박나무의 높이는 18m, 둘레 3.41m에 이르는 섬 안에서는 보기 드문 거목이다.

이 숲은 산림문화 자산 중 하나인 성황림(城隍林)으로 매년 초 이곳 주민들이 마을의 안녕과 각 가정의 행복을 기원하는 당제를 지내기도 한다. 

천연기념물 212호로 지정된 노거수 후박나무 ⓒ석산 진성영
천연기념물 212호로 지정된 노거수 후박나무 ⓒ석산 진성영

잠깐의 휴식, 긴 여운의 후박나무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뒤로 하고 솔향과 봄 바다가 부르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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