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앞둔 환자 "눈뜨면 김정일 제일 보고파"
開眼 뒤 김정일 사진에 큰 절하며 충성 맹세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미국의 케이블방송인 `내셔널 지오그래픽 TV'가 5일 밤 최근의 북한 내부상황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물 `인사이드 노스 코리아'를 60분간 방영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TV의 특별방송팀은 최근 북한에서 백내장을 앓아 실명한 주민들에게 개안(開眼)수술을 해주는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산덕 루이 박사팀과 함께 북한을 방문, 이번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방송팀은 방북동안 일반 북한 주민의 가정과 병원, 평양 거리 등을 둘러보며 폐쇄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물론 실명한 환자들의 개안수술 전과 수술 후 행동을 여과없이 보여줌으로써 북한주민들의 의식과 사상의 단면을 시청자들에게 드러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에서 백내장은 쉽고 값싸게 즉각적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지만 북한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것. 루이 박사팀은 이번 방북시 모두 1천명 이상의 환자들에게 개안수술을 실시했으며 어떤 환자는 고작 7살이었다.
평양 한 가정에서 백내장으로 10년간 앞을 볼 수 없었던 할머니는 `수술을 받아 눈을 뜨면 제일 보고싶은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금도 지체없이 "위대한 지도자의 사진"이라면서 "10년동안 장군님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환자들도 마찬가지로 김정일을 제일 먼저 보고 싶다고 꼽으면서 "자식들과 내가 위대한 지도자의 은혜 덕분에 행복하게 살기 때문에 어렴풋이라도 그를 보고 감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백내장 환자가 많은 것은 만성적인 식량난에 의한 영양결핍과 의술의 부족 때문이라고 방송은 설명했으나 북한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나 원망섞인 대답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방송은 북한 어린이들이 같은 또래의 남한 어린이들에 피해 키가 5~8인치 정도 더 작고, 몸무게도 10kg 덜 나간다고 전하며 북한의 생활고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개안 수술 후 세상의 빛을 되찾은 북한 백내장 환자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한결같았다.
23살의 여성은 눈을 뜨게 되자 "위대한 장군님 덕분입니다. 장군님께 큰 절을 드려야 합니다"라면서 김정일 사진 앞으로 나아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원수님 정말 고맙습니다"라며 만세를 불렀다.
양쪽눈을 실명했던 35세의 여성도, 60을 넘겼을 것으로 보이는 노인도 눈을 뜨게 되자 처음 일성은 "김정일 장군님 고맙습니다"였고, 김정일에 대한 충성의 맹세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나왔다.
이같은 천편일률적인 환자들의 반응에 대해 방송팀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들은 정치적 선전만 먹고 살았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이어 방송은 다큐멘터리 중간중간에 북한군 및 정치범수용소 경비대원이었던 탈북자나 북한에서 인도적 사업을 벌였던 개인 및 국제기구 관계자들의 증언을 곁들여 북한주민들의 궁핍한 생활과 북한사회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도왔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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