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논의 첫 단추, 김계관 "잘 되리라고 본다"

(뉴욕=연합뉴스) 이기창.김현준.김계환 특파원 = 북한과 미국은 2.13 베이징 합의에 따른 양국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첫 회의를 5일 오후(한국시간 6일 오전) 뉴욕에서 열어 오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상호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역사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미국이 주최한 이번 회담은 2002년 10월 2차 북한 핵위기 발발 이후 4년5개월 만에 처음 열린 북미간 공식 양자회담일 뿐 아니라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진전을 보이는 가운데 양국간 전면적인 관계정상화를 목표로 전개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각각 수석 대표로 참가한 가운데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 내 유엔 주재 미국대사 관저에서 열린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관계정상화를 이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의제와 향후 협상 일정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힐 수석대표는 이날 워싱턴에서 항공편으로 뉴욕에 도착, 오후 5시20분 택시편으로 회의장에 도착했으며 북한의 김계관 대표는 5시40분께 호텔에 도착, 회의에 들어갔다.

양측 대표단은 회의에 이어 만찬을 겸한 회동을 계속했으며 회의 시작 약 4시간 25분만인 10시 5분께 김 부상 일행이 회담장인 아스토리아 호텔 밖으로 나왔다.

김 부상은 숙소인 밀레니엄 유엔 플라자호텔에 도착해 회담 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으나 한 대표단 관계자는 "아직 회담 중입니다"라고만 대꾸했다. 양측 대표단은 6일 오전부터 회담을 계속한뒤 오후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북한측 대표인 김계관 부상은 회담에 앞서 진전을 기대해도 되겠느냐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잘 되리라고 본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북한측 대표단 관계자들도 회담 전망을 묻는 질문에 신중하지만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양측은 회담에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제외, 적성국 교역금지법에 의한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해제, 미사일ㆍ마약 등 북한의 불법활동 문제 등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향해 가기 위해 풀어야 할 현안들을 두루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차기 회담과 관련, 장소를 평양으로 정하고 북한이 힐 차관보 등 미국 대표단의 방북을 초청할지 여부에도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힐 차관보와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보좌관,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 등이, 북한 측에서는 김 부상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 대표단과 김명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공사 등이 참석했다.

김 부상은 이날 북미간 회담이 열리기에 앞서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헨리 키신저, 매들리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보좌관,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 등 미국의 전현직 관리, 한반도 전문가 등이 참석한 비공개 세미나에 참석했다.

힐 차관보는 6일 오전 코리아소사이어티와 재팬소사이어티 공동 주최 모임에서 연설한뒤 북미 관계정상화 회담 이틀째 회담을 계속하며, 오후에 뉴욕 포린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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