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 몽골인청소년 한글학교 졸업식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24일 저녁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동 외국 청소년학교 강당에서 열린 제15회 한글학교 졸업식에서 주인공인 몽골학생 19명은 지난 6개월간의 힘든 수업을 떠올리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noanoa@yna.co.kr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한글학교에서 한국어만이 아니라 한국사랑을 배웠어요"

24일 저녁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동 외국 청소년학교 강당에서 열린 제15회 한글학교 졸업식에서 몽골학생 19명이 6개월간의 힘든 수업시간을 떠올리며 졸업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1999년 문을 연 외국 청소년학교는 몽골 청소년을 위해 매년 2월과 9월 무료 한글강좌를 개설한 덕택에 재한몽골인 사회에서 한국학교 입학 전 `필수코스'로 소문이 나 지금까지 7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식에서 최우등상을 받은 바야르마(13.한국이름 박은혜)양은 "작년 9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어도 전혀 못하고 모든 게 낯설었는데 한글학교를 다니며 친구도 사귀고 한국생활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를 배울수록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지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외국 청소년학교 설립자 박영규씨는 "한글학교를 졸업하고 진짜 한국학교에 들어가면 힘든 일도 많겠지만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당당히 잘해낼 것으로 믿는다"라며 앞날을 축복했다.

한글학교 선생님이 지어준 한글이름을 가진 졸업생들은 한국어로 또박또박 졸업소감을 발표해 가족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졸업생들은 7∼17세로 초ㆍ중ㆍ고교에 입학한 뒤에도 한글학교 교사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몇 년 전 한글학교를 졸업한 오릉다리(21.여)씨와 셀렝게(20.여)씨가 올해 각각 한양대 건축학과와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하는 경사도 있었다.

한글학교 교사 황태경씨는 "한국사회의 멸시와 냉대로 몽골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칫 그늘 속에 가려질 아이들에게 한국사랑의 마음을 가르쳐줄 손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noano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