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의 광주인권상. 명예시민증 취소하라"

미얀마 로힝야족 유혈 사태에 대한 광주지역 인권단체 입장 [전문]]

15,000명. 720,000명. 수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미얀마군부의 탄압으로 인해 살해당한 로힝야족 숫자와 타국으로 생존을 위해 피난 길에 오른 로힝야족의 숫자이다.

지금까지 미얀마 군부는 총과 칼, 그리고 전쟁무기인 박격포등을 동원한 공격으로 로힝야족의 거주지를 파괴하고 불태웠으며 살해와 강간을 자행하는 ‘인종청소’를 감행하고 있다.
 

아웅산 수치 여사.

이에 대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11월 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얀마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으며 2018년 9월 18일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총회에서 유엔조사단은 로힝야족을 학살한 미얀마 군부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11년.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인 미얀마국가자문위원회 위원 아웅산 수치가 미얀마 군부에 의해 탄압 받은 기간이다. 아웅산 수치는 그 기간 동안 비폭력 평화투쟁을 고수하여 자국민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전세계인으로부터 지지를 받았었다.

노벨재단은 1991년 이러한 폭력에 대한 비폭력 정신을 높이 평가해 노벨 평화상을 수여했다. 비단 노벨재단 뿐 아니라 전세계 많은 기관과 도시가 그의 평화투쟁을 기리기 위해 인권상과 명예시민증을 수여했었다.

5․18기념재단 또한 2004년 미얀마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아웅산 수치에게 광주인권상을 수여했지만 당시 수치는 가택연금 상태라 수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재단과 광주광역시는 2013년 광주인권상시상식 때 아웅산 수치 또한 초청해 그를 위한 수상식 자리를 마련해 줬으며 더불어 광주명예시민증을 수여하였다.

그런데, 폭력에 대한 비폭력 정신으로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일군 수치가 현재까지 미얀마군부가 총칼도 부족해 전쟁무기까지 동원해 로힝야족을 인종학살이라 불릴 정도의 폭력을 자행하고 있는 데도 묵인‧방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 12월 2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정상회의 기조연설 중 "분쟁의 이면에는 상대방을 다치게 하고 파괴하며 이로 인해 분쟁의 길을 여는 악감정이 존재한다. 이는 공포의 순환고리를 만들고 평화의 빛을 사라지게 한다"고 발언하는 이중적인 작태를 취하고 있다.

이런 이중적 작태에 대해 그에게 인권상과 명예시민증을 수여했던 기관과 도시들이 상과 시민증을 취소하고 있다.

2018년 올해만해도 미국 홀로코스트박물관은 엘리위젤상 수상을, 국제적 인권단체 엠네스티는 양심대사상을 ‘당신은 더 이상 희망의 상징이 아니다’라며 수상 취소했다. 같은 이유로 캐나다와 영국 에딘버러시(市), 프랑스 파리시(市)는 명예시민증을 박탈했다. 너무도 당연한 결정이다.

1년 전. 우리는 이 자리에서 지금과 같은 심정으로 기자회견을 했었다.

광주인권상은 ‘5․18시민상’과 ‘윤상원상’을 통합해 지난 2000년부터 민주주의와 인권, 세계평화를 위해 공헌한 국내외 인사나 단체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이러한 취지의 광주인권상을 수상한 아웅산 수치는 미얀마 군부의 무자비한 인권유린에 수수방관함으로써 이미 그 자격을 상실했다. 마땅히 광주인권상과 광주명예시민증을 취소해야 하며, 5.18기념재단과 광주시는 그러한 결정을 시민들에게 설명하여야 한다.

광주인권회의는 그날과 같은 마음으로, 아니 더 참담한 마음으로 요구한다. 518재단은 군부의 총칼에 의한 로힝야족의 학살에 동조하고 있는 아웅산 수치에게 수여된, 전두환 군부의 총칼에 스러져간 518영령들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기념된 광주인권상을 취소하라. 그리고 같은 이유로 518재단과 광주광역시의회는 ‘민주와 인권’의 광주명예시민증 또한 취소하라.

2018. 12. 19. 광주지역인권단체 광주인권회의

광주NCC인권위원회, 광주복지공감+,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인권지기 활짝, 광주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실로암사람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 학벌없는사회를위한광주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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