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새로운 패러다임의 광주시립미술관

제11대 광주시립미술관장에 전승보(2018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전시감독)이 임명되었다.

세종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런던대 골드스미스대학원 미술행정 및 큐레이터십 석사학위를 받았고, 2008부산비엔날레, 2014년 세종문화회관 2015-2018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전시감독 등을 역임, 현장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광주와의 인연도 깊다. 1996광주비엔날레 전시부장, 2012-2013년 아시아문화개발원(현 아시아문화원) 책임연구원 등으로 재직했기 때문이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 ⓒ광주아트가이드


이제까지 광주시립미술관장은 개관한 이래 전(前) 관장을 포함해 지역의 원로 작가들이 재임했었다.

이번에 임명된 전 관장은 부산 출신의 전시 기획자다. 타지 출신이자 전시 기획 전문가인 전 관장의 선임 발표 이후 광주미술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2년의 재임기간 동안 어떤 계획으로 미술관을 운영할 것인지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먼저 선임을 축하드린다. 지금까지의 관장은 지역의 작가들이었다. 전시기획자로 지내온 시간이 광주시립미술관에 어떻게 반영될지 궁금하다.

광주시립미술관 개관 후 처음으로 타 지역 출신 관장이 선임된 것으로 알고 있다. 작가가 아닌 전문가 출신 관장의 취임으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지역의 여론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광주 뿐 아니라 전국을 넘어 세계 모든 미술관이 초창기 안착 단계엔 해당 지역 원로작가들이 미술관을 이끌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몰랐던 초기에서부터 현재까지 그분들이 있어서 안정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 미술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안정된 미술관은 이제 새로운 임계점을 향하고 있다. 게다가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화하며 다양화 되어가고 있다. 콘텐츠·공간·시스템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인 지금 전문가 출신 관장이 할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 또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미술관으로 탈바꿈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부산 대구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그 실례로 기획자, 큐레이터가 관장이 되었다. 예술경영 전문인이 미술관을 경영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라고 생각한다.

? 재임기간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은 무엇인가.

전통 한국화의 계승과 혁신을 미술관의 제1과제로 꼽았다. 단적으로 말하면 한국화의 위상 정립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호남은 남종문인화의 기반이자 뿌리이기 때문이다.

한국화의 위상이 날로 추락해 가는 상황 속에서 남종문인화의 뿌리인 호남이 솔선수범해, 먼저 우리 것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호남은 남도수묵화인 남종화의 뿌리이면서 오지호, 임직순으로 이어지는 서양화단의 화풍 또한 잇고 있는 곳이다.

전통 한국화의 계승과 혁신은 광주시립미술관이 꼭 해야만 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미술관에서 직접 나서 호남의 역사를 담은 작품을 수집하고 미래 세대에 알리는 데 주력해야 할 이유라고 여겨진다. 물론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생성된 참여미술 경향의 민중미술 역시 빠트릴 수 없는 지역이다.

2019년 사업이 민주 인권 평화이며 변해가는 동시대 다양한 진화과정을 우리의 자라는 아이들에게 이해시키고 전달하는 역할 또한 중점사업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어린이 미술교육 분야에도 더욱 주력하는 이유가 되겠다.

어린이들은 미래 자산인 동시에 광주미술의 꿈나무이다. 정서 발달의 중요한 시기인 유아기 때부터 어린이들이 미술을 접하고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미술관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비엔날레와는 어떤 유기적 관계를 가질 것인가. 또 광주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미디어아트창의도시인데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인구대비 예술인들이 많으며 문화예술에 대한 향유의지 또한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되는 광주라고 알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 광주비엔날레 등과 광주시립미술관은 다양한 소통을 통해 한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비엔날레 전시부장, 아시아문화개발원 연구원으로서 일했던 이력 등을 활용해 미술관 발전을 위해 논의하고 협력할 것이다. 세 곳은 경쟁관계가 아닌 상생의 관계여야 한다.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는 선정 이후 5년 주기로 심사를 거쳐 자질을 재점검한다고 알고 있다. 결과 중심의 보여주기 식이 아닌 광주란 도시 자체가 진정한 미디어아트 쇼윈도로서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 미술관에서는 이 점을 숙지하고 미디어아트 분야를 적극 키워갈 것이다.

또 미술관의 전시, 수집, 교류, 보존, 교육 등 운영 전반에 관한 방침들을 미술관 운영위원회와 시민 공청회를 통해 함께 논의하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결국 미술관이 생산자 중심에서 수용자 중심으로 전환되어 가는 것을 바라는 일이며 광주시민과 외부인들이 가장 먼저 찾고 싶은 미술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 윗 글은 <광주아트가이드> 108호(2018년 11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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