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전문]

'북미정상 싱가포르회담 취소’ 발표에 부쳐

“그들이 자기네 길을 비뚤게 만들어 그 위를 걷는 자는 아무도 평화를 알지 못한다.”
-이사야 59,8-

분단된 조국, 반목과 대립이 일상화된 이 땅!
평화로 가는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는 염려와 우려 속에서 우리는 당황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민중의소리 갈무리


남과 북, 두 정상이 만나 새로운 한반도, 평화가 깃든 땅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모든 세상과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은 환호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적인 응대는 우리로 하여금, 평화의 시대로 나아가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기대하게 하였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기대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함으로써 한반도 평화, 나아가서는 전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핵무장의 길을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중요한 역사적 길목에서 평화를 갈망하는 우리는 ‘북미회담 취소’라는 발표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분단의 아픔과 슬픔을 체험하고 있는 우리는 인류 역사에서 평화보다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결정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초래했는지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모든 논의들은 ‘평화’가 유일한 목적이어야 함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합니다. 남과 북이 평화를 가로막는 모든 장애를 극복하고 오직 평화를 위해 종전을 선언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평화를 원하는 모든 이들과 마음을 모아 제언합니다.

- 각국 정상들은 자국의 이익을 앞세워 평화협정을 위협하는 일체의

   시도를 멈추어 주십시오!

- 한반도 평화의 디딤돌이 될 북미정상회담을 즉각 재개해 주십시오!

- 한반도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데 방해되는 모든 왜곡을 멈추어

   주십시오!

뒤틀린 길을 만들어 그 위를 걷도록 하는 이들은 평화를 모르는 이들입니다. 이들에 의해 한반도 평화의 기회가 사라지지 않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주십니다. 70년 분단의 땅, 반목과 대립으로 가득했던 한반도에서 세계 평화는 시작될 것입니다.

2018. 5. 25.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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