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전문]

정부와 진상조사위는 80년 오월 계엄군과 수사관에 의한
성폭력 피해 조사를 즉각 실시하라.

먼저 가족들조차 입을 다물라 했던 5·18 당시 고통스러웠던 성폭력 피해 상황을 다시 떠올리며 스스로 공개 증언을 해준 생존자의 용기에 고마움과 지지를 보낸다.

1980년 오월 당시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 성고문이 있었음에도 38년 동안 진실규명 과정에서 그들의 증언은 외면되어 왔다.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계엄군이 무고한 시민들을 폭행하는 장면. ⓒ나경택.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 제공


그러나 최근 5월 당시 계엄군과 수사관에 의한 성폭력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그동안 피해사실을 묻어두고 지내야만 했던 피해자의 고통에 가슴 아파하며, 당시 성폭력 가해자를 찾아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을 시작하고 있다.

38년 만에 시작된 5·18 당시 공권력에 의한 성폭력 증언은 1991년 “나는 일본군 ‘위안부’였다”고 공개 증언했던 故김학순 할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 사회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민감한 문제라며 그동안 쉬쉬하고 있다가 故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 이후 전 세계에서 피해증언이 이어지며 조사가 시작되었고, 현재까지도 일본군에 의한 조직적인 전시 성폭력이 자행되었음을 밝히는 증거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광주에서 왜 이제야 #미투가 나왔는지 우리는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혹시 우리는 ‘성폭력’을 당한 것이 여전히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성폭력’은 계엄군에 의해 자행된 잔인한 만행에 비할 바 못한 피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오히려 성폭력 사건이 알려지면 5·18 진상규명에 악영향이 있을 거란 분위기가 침묵을 강요했던 것은 아닌지 말이다.

5·18 진상규명은 이제부터 제대로 시작되어야 한다.

국가권력에 의한 성범죄 피해자가 그동안 침묵을 깨고 신분을 공개하는 위험을 감수하며 증언에 나섰으니 정부와 진상조사위원회는 이에 즉각 응답해야 할 것이다. 또 그동안 외면해왔던 피해 사실과 아직 밝혀지지 않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혀내는데 정부는 책임을 지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진상규명 내용에 인권유린 특히 성폭력을 포함한 피해 조사를 시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가해자 처벌을 위해 나서야 할 것이다.

광주나비는 아동과 여성, 노약자, 소수자 집단이 전쟁과 학살의 현장에서 폭력과 약탈행위에 더욱 쉽게 노출되고 그중 여성은 성별로 인해 특정적으로 가해지는 추가적인 폭력피해가 발생하는 현실을 가슴 아프게 느끼면서,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신분을 스스로 드러내야만 피해증언으로 진정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가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2018. 5. 10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광주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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