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잘됐다' 88% vs '잘못됐다' 5%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잘하고 있다' 83% vs '잘못하고 있다' 10%

취임 1주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긍정평가가 83%에 달했다. 그중 광주.전남은 무려 96%를 응답 전국 최고치를 보였다. 

문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역대 대통령 취임 1년 평가 중 최고치를 보였다. 

한국갤럽이 5월 첫째 주(2~3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지난주 대비 10%포인트 상승했고 부정률은 8%포인트 하락했다. 연령별 긍/부정률은 20대 86%/8%, 30대 89%/7%, 40대 87%/7%, 50대 80%/12%, 60대+ 75%/14%다.
 

지난달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남북정상 내외가 건배를 하고 있다.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지지정당별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지지층에서 90%를 넘고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에서 69%, 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 61%다.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40%가 긍정, 43%가 부정 평가했다. 

한국갤럽은 "지난주와 비교하면 50대 이상, 무당층과 자유한국당 지지층, 이념성향 보수층에서의 긍정률 상승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826명, 자유응답) '남북 정상회담'(35%), '북한과의 대화 재개'(14%), '대북 정책/안보'(9%), '외교 잘함'(8%), '소통 잘함/국민 공감 노력'(5%), '전반적으로 잘한다'(4%) 순으로 나타났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는 부정 평가 이유로(97명, 자유응답) '대북 관계/친북 성향'(23%),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22%), '독단적/일방적/편파적'(9%), '남북 정상회담'(7%), '과거사 들춤/보복 정치'(5%), '북핵/안보'(4%) 등을 지적했다.

한국갤럽은 "이번 주 대통령 직무 긍정률 상승은 지난주 금요일인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 영향으로 보인다"며 "대통령 긍·부정 평가 이유 양쪽에서 대북 이슈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산책을 하고 있다.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북한 이슈는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직무 평가에 매우 큰 영향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임 대통령 임기 중 가장 두드러진 예로는 '8.25 남북 합의'를 들 수 있다. 

남북 경색 국면을 이어가던 2015년, 8월 20일 발생한 서부전선 교전으로 북한은 준전시 상태 선포, 우리 군은 최고 경계 태세에 돌입하는 등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틀 후인 22일부터 남북 고위급이 판문점에서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극적으로 타결, 25일 새벽 2시 6개 항목의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34%에서 49%로 15%포인트 상승하며 10개월 만에 부정률을 앞섰다.


역대 대통령 취임 1년 직무 수행 평가 비교


한국갤럽은 1988년 제13대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동일한 질문으로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를 실시해 왔다. 역대 대통령들의 각 분기별 직무 수행 평가 조사 시기는 당시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임기 2년차 1분기 기준 수치는 대체로 취임 1년 즈음 조사 결과다.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1년 직무 수행 긍정률은 제13대 노태우 대통령 45%(1989년 1월), 제14대 김영삼 대통령 55%(1994년 1월),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60%(1999년 3월),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25%(2004년 3월), 제17대 이명박 대통령 34%(2009년 2월),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56%(2014년 2월, 데일리 제104호),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83%(2018년 5월)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판문점 선언 직후 취임 1년을 맞았고,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 초 당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선거 중립 의무 위반과 측근 비리 등을 이유로 탄핵을 거론하는 가운데 취임 1년을 맞이했다. 

참고로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당일인 2004년 3월 9일 일반 국민 조사에서는 탄핵 찬성(28%)보다 반대(54%)가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 분야별 평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아 경제, 대북, 외교, 복지, 교육 정책과 공직자 인사 등 분야별로 지금까지 잘해 왔다고 생각하는지, 잘해 오지 못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83%, 외교 정책 74%, 복지 정책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 55%가 긍정 평가했다. 공직자 인사와 경제 정책은 긍정률 40% 후반, 부정률 20% 중반이며 교육 분야에서는 긍정률(30%)과 부정률(23%)이 모두 낮고 다른 분야에 비해 의견유보(46%)가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직무 수행 전반적 평가에서 지금까지 40대 이하에서 매우 높은 긍정률을 기록했고, 60대 이상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구체적인 정책 분야 평가도 마찬가지 경향을 띤다. 

다만 교육 분야 평가에서 의견유보가 많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정책 추진안 발표가 많지 않았고, 학부모나 수험생 가족을 둔 사람 등으로 주 관심층이 제한적이며 단기간 내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4월 말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가 구성됐고, 5월 3일 정부가 제시한 집권 2년차 15개 선별 과제에도 교육 정책이 포함되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분야별 긍정률을 취임 100일 즈음인 작년 8월과 비교하면 대북(53%→83%)에서 30%포인트, 외교(65%→74%)에서도 9%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복지(65%→55%), 경제(54%→47%), 교육(35%→30%)에서는 긍정률이 5~10%포인트 하락했고, 공직자 인사(50%→48%)는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6개 분야 모두 긍정률이 부정률보다 높고 취임 초기 평가에는 상당 부분 기대감이 반영됨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 취임 1년 분야별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정당지지도, 더민주당 55%, 무당층 21%, 한국당 12%, 미래당 6%
 


2018년 4월 첫째 주(2~3일) 현재 지지하는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55%,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 21%, 자유한국당 12%, 바른미래당 6%, 정의당 5%, 민주평화당 1% 순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더불어민주당이 3%포인트 상승했고 바른미래당은 1%포인트 하락했으며 무당층도 2%포인트 줄었다.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은 변함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도 55%는 창당 이래 최고치다. 참고로 한국갤럽 기준 역대 정당 지지도 최고 수치는 59%로, 제14대 김영삼 대통령 취임 첫해인 1993년 3월과 6월 당시 여당이던 민주자유당의 기록이다. 

민주자유당은 1990년 1월 민정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이 합당해 탄생한 정당으로, 현 자유한국당의 전신이다.

 현재 지지하는 정당, 즉 정당 지지도는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투표할 후보 또는 정당과 다름을 유념해야 한다. 지방선거는 광역 시·도, 구·군별 자치단체장과 의원, 국회의원 재보궐 지역구 투표가 동시에 이뤄지므로 대선이나 총선보다 더 복잡다단하다.

지지하는 정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투표할 수 없는 경우, 정당이 내세운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다른 후보가 더 낫다고 보는 경우, 그리고 지금과 같은 여당 독주의 다당 구도에서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유권자는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아닌 다른 정당 소속 후보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 '잘됐다' 88% vs '잘못됐다' 5%


지난주 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하고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회담에 대해 물은 결과 우리 국민 88%가 '잘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5%만이 '잘못됐다'고 답했으며 7%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중 광주.전남은 98%가 긍정적으로 응답해 전국 최고치를 보였다.

문 대통령과 현 정부에 상대적으로 비판적인 이념성향 보수층(78%), 대구·경북 지역(76%), 특히 자유한국당 지지층(60%)에서도 이번 회담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우세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잘됐다고 보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877명, 자유응답) '남북 대화 재개/만남 자체 의미'(20%), '신뢰/소통/화해/교류 협력 등 관계 개선'(18%), '비핵화/핵 포기'(11%), '평화 체제 구축'(10%), '종전 선언/전쟁 종식', '국민 불안감·갈등 해소/긴장 완화'(이상 7%), '합의 이끔/성과 도출', '통일 희망 키움/통일 분위기'(이상 4%) 등을 꼽았다.

회담이 잘못됐다고 보는 사람들은 그 이유로(53명, 자유응답) '가시적 성과 없음/말뿐/확실한 것 없음'(24%), '북한 신뢰 못함/진정성 없음'(19%), '보여주기식/형식적'(18%), '비핵화 방안 거론 안 됨/핵 포기 선언 아님'(10%), '북한에 끌려다님/북한에 굴복'(6%) 등을 지적했다.

북한은 이번 합의 내용을 앞으로 '잘 지킬 것' 58% vs '그렇지 않을 것' 20%
2015년 8.25 남북 고위급 협상 직후에는 '북한이 합의 내용 잘 지킬 것' 17%


한반도 비핵화, 종전 선언, 평화협정 전환 등 북한이 이번 합의 내용을 앞으로 잘 지킬 것으로 보는지 물은 결과 58%가 '잘 지킬 것'이라고 답했고 20%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봤으며 22%는 의견을 유보했다. 

북한의 합의 이행 전망은 3년 전 8.25 남북 고위급 협상 직후와 비교하면 매우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2015년 8월 25일 남북 고위급 협상 직후 조사에서 우리 국민 65%는 합의가 '잘됐다'고 봤으나, 북한이 합의 내용을 '잘 지킬 것'이란 응답은 17%에 그쳤다('잘 지키지 않을 것' 69%). 

다시 말해 최악의 상황을 막고 합의를 이끈 데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우리 국민 중에서 북한이 실제로 그 내용을 잘 이행할 것이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북 인식 변화는 지난 3월에도 일부 감지됐다. 정부 특사단이 북한과 미국을 차례로 방문해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 직후인 3월 둘째 주 북한 태도 변화 여부 조사에서 '변했다'는 응답이 53%로 나타났는데, 이는 1월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 직후 28%에서 크게 달라진 결과였다.

북한이 합의 내용을 앞으로 '잘 지킬 것'이란 응답을 연령별로 보면 30~50대에서 60%를 넘지만 2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50%를 약간 밑돌며 자유한국당 지지층(21%),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자(10%), 남북 정상회담이 잘못됐다고 보는 사람들(7%) 중에서도 그 비율이 매우 낮았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생각: '전보다 좋아졌다' 65%, '나빠졌다' 1%, '변화 없다' 28%

끝으로 이번 회담으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물었다. 그 결과 65%가 '전보다 좋아졌다', 1%는 '나빠졌다, 28%는 '변화 없다'고 답했으며 6%는 의견을 유보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고연령일수록(20대 40%; 60대 이상 75%) 많았으며, 대북 이슈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이념성향 보수층(56%), 자유한국당 지지층(48%) 등에서도 적지 않았다.

한국갤럽은 "분단 후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은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만남으로 이뤄졌다"며 "당시 회담 직후 조사에서는 우리 국민 88%가 북한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생각이 '과거보다 좋아졌다'고 답했고('나빠졌다' 0.1%, '비슷하다' 9%), 76%가 '회담이 기대 이상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2~3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하여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 18%(총 통화 5,701명 중 1,002명 응답 완료).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