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한국당의 막판정치
[이기명 칼럼] 한국당의 막판정치
  •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 승인 2018.04.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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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불쌍하지 않은가

■이판(吏判)사판(事判)

이판(吏判) 사판(事判)의 유래를 알든 모르든 이 말은 될 대로 되라는 의미로 쓰인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 해도 반드시 막아야 하는 것이 이판사판 아사리 판이다. 이유는 희망을 포기한 마지막 판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국회 광장. 내일은 경찰청 앞. 다음은 청와대 앞. 소리 높여 구호를 외친다. 이들이 누구인지는 설명을 안 해도 잘 알 것이다. 이들을 이판사판주 의자들이라고 하면 항의가 들어올까. 

주먹을 쥐고 소리를 지르는 면면을 보면 이 나라 최고의 헌법학자 출신 서울대 교수도 있고 장관, 장군, 도지사도 있다. 어쩌다가 자신들이 이판사판 주의자가 됐냐고 한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신뢰는 소중한 자산
 

ⓒ김경수 더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내가 노무현·문재인 지지자이며 한국당을 비판하는 글을 쓰는 것은 세상이 다 안다. 60여 년 동안 글을 쓰면서 독재정권 시절을 늘 부끄럽게 생각했다. 그러나 노무현이란 정치인을 만난 이후 부끄러운 글은 안 썼다고 자부한다. 

아내는 80이 넘은 사람이 맨날 밤새워 가며 글 쓰다가 컴퓨터 앞에서 죽을 거라고 걱정하지만 난 그래도 좋다. 글 쓰는 거 빼고 내가 기여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김경수 의원 이름이 온통 언론을 덮고 있다. 거의 이십 수년이 지난 시절의 김경수를 봤다. 캠프 한쪽에서 늘 조용히 일하는 청년이었다. 지금도 난 단 둘이 있을 때는 이름을 부른다. 이제 이름을 부르지 않겠다고 했더니 웃으면서 말한다. ‘선생님. 한번 경수는 영원한 경수에요.’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던 ‘드루킹’이 선거 후 김경수 의원을 통한 벼슬 청탁이 관철되지 않자 불만을 품고 문재인 정부 비판으로 돌아선 것이 이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드루킹에 행태를 보면 이해 불능한 여러 가지 정황이 있다.

일본이 침몰하면 일본인을 배에 태워다가 개성공단에 풀어 놓는다고도 했다. 파주에 개인 왕국을 건설할 꿈도 꾸었다고 한다. 주문을 외우며 기도를 했고 이탈을 막기 위해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드루킹 사건이란 과대망상증 환자의 무너진 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드루킹’은 2010년 유력 대권후보로 떠오르던 박근혜 쪽에도 접근했다고 한다. ‘송하비결’과 ‘자미두수’ 예언서에 ‘박근혜가 반드시 대통령이 된다’ ‘줄을 대놓으면 뭔가 떨어질 게 있으니 꼭 연결시켜 달라’고 당부했다는 박사모 쪽 간부의 증언이다.

“드루킹은 통진당 쪽에도 관심을 보여 정치권에 전방위적인 접촉을 시도해 입신을 위해서는 이념에 상관없이 어디든 붙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드루킹이 박근혜와 정의당에까지 접촉했다면 천하의 사기꾼"이라며 "착한 김경수 의원은 무리한 요구도 거절했고 불법 사실도 몰랐으리라 판단한다” 정치 9단이라는 박지원 의원의 판단이다. 사실 여부는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다.

선거 때가 되면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이 돕겠다고 찾아온다. 모두 조직을 가지고 있다고 장담을 하는데 그 조직을 다 합치면 대한민국 인구보다 더 많을 것이다. 거절할 수가 없다. 얼마나 소중한 표냐. 드루킹이 도왔다는 선거운동은 법을 어긴 것인가.

과연 김경수 의원은 불법을 저질렀는가. 법이 빨리 가려줘야 한다. 시간을 끌 이유도 없다. 한국당은 경찰이 뭔가 속이고 있다고 비난한다. 김경수 의원도 빨리 조사를 끝내라고 했다. 왜 꾸물거리는가. 청와대 지시인가. 국정원 지시인가. 검찰이 조사를 막는가. 만약 김경수 의원을 곤경에 빠트리기 위해서라면 용서 못 한다.

아직도 잔존해 있는 적폐세력들의 마지막 저항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명박근혜 정권 때 뿌리내렸던 적폐세력들이 최후의 결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도 같다. 과거에 누렸던 기득권이 그리운 언론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착각이다. 언론을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다. 존경받는 언론인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이판사판은 포기하라

목숨을 끊으려던 친구가 있다. 미수에 그쳐 지금도 살고는 있지만 그의 인생은 완전히 망가졌다. 그에게 마음을 터놓는 사람이 없다. 무서운 사람이라는 것이다. 죽음을 각오한 사람인데 무슨 짓은 못하랴. 어찌 무섭지 않으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는 매우 높다.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당의 지방선거 승리는 불가능이다. 세계의 눈이 한국의 4월 27일로 쏠려 있다. 남과 북의 최고지도자가 판문점에서 만나는 날이다. 세계의 화약고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타임지는 문재인 대통령을 세계를 움직이는 100인으로 선정했고 포천지는 문 대통령을 ‘세계의 리더 톱50’ 중 4위에 올려놓았다. 개인으로는 1위다. 이런 보도가 나올 때마다 한국당은 귀를 막고 싶을 것이다.

이제는 오로지 드루킹 사건의 확산만이 자신들을 살려줄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김경수를 낙선시켜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이판사판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전쟁은 끝났다

휴전이 아니라 종전이다. 휴전은 전쟁을 잠시 멈춘 것이고 종전은 전쟁을 끝낸 것이다. 65년을 이어오던 휴전은 이제 사라진다. 북한은 핵실험과 ICBM을 발사하지 않겠다고 했다. 풍계리 핵 실험장은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일이 있을 줄 꿈에라도 생각을 했는가.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해냈다. 세계가 한국인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제 부산에서 기차를 타면 평양을 거쳐 유럽까지 가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지구가 한 마당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룩한 위대한 생산물이다. 아무리 정치가 이익에 집착한다 해도 이를 막을 수 없다.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할 수도 없다.

국민이 지켜보는 것이다. 드루킹에 매달리는 정치는 단념해야 한다. 국민은 법조문을 따질 줄은 몰라도 거대한 물줄기가 어디로 흐르는지는 안다. 지금 한국당이 어떠한 기도를 해도 물줄기를 돌릴 수가 없다.

국민이 호소한다. 이판사판은 포기하고 정치의 정도로 나서야 한다. 홍준표도 제1야당의 대표가 아닌가. 지금 궁지에 몰려 있지만 나갈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는 것이다. 머리에서 이판사판을 지워버리면 된다. 막판정치는 이제 끝내자. 국민이 가엾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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