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김영집 지역미래연구원장 - "이미 민심은 정해져 있다"

현재 백중세, 1차투표로 결판 혹은 결선투표 예상은?

이상현: 광주시장 경선 개시가 하루 남았는데 아주 치열합니다. 그런데 지난 대담 후 계속 평론을 할 줄 알았는데 강기정후보 선대위 총괄본부장으로 갔더군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요?

김영집: 민주운동 세 후보 원팀으로 만들어주자 그런 마음으로 단일후보 작업을 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엮어졌습니다. 고민 많이 하다 짧은 시간이나마 벌린 일의 책임은 져야 한다 생각하고 참여하게 됐습니다. 

기왕에 했던 분들, 세 후보의 캠프에서 일했던 분들이 모여 활발하게 하고 있어 제가 하는 일이 많지는 않습니다. 저야 불편하죠. 공식적인 역할을 맡다보니 편하게 말도 할 수 없고, 존댓말도 써야 하고, 고전공부도 못하구요 하하.
 

왼쪽부터 강기정, 양향자 이용섭 더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


이상현: 단일화 후 강기정후보 지지율이 많이 오른 것 같은데 경선 막판인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이용섭후보측에서는 이후보가 두 배 앞선다고 하더군요?

김영집: 단일화 전에 그랬지요. 단일화 후 여론은 이야기하지 않더군요. 지난 대담때 제가 예측했던 대로 단일화 10여일 만에 강기정과 이용섭 양후보 지지율은 백중세가 되었습니다. 단일화로 강기정후보가 30%대로 올랐지요. 

이후 매우 민감한 이슈가 쟁점이 되었는데 이용섭후보 전두환 청와대 비서 근무 시비로 이후보가 약 5% 정도 빠지고 강후보가 그만큼 상승했다고 봅니다. 아마 이후보쪽에서 매우 긴장해서 민감하게 대응해 이슈가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이상현: 강후보쪽 입장에서 그렇게 볼 수 있겠지만 이 후보쪽은 여전히 여론 우위다고 주장하고 있고, 강후보쪽의 음해가 가짜뉴스고 네커티브다고 적극적으로 차단하여 오히려 강후보쪽 여론이 더 나빠지고 있다고 하던데 그럴 수도 있지 않나요?

김영집: 가짜뉴스라면 이미 선관위가 제재를 했겠지요. 네거티브로 모는 선전전은 효과도 있을 겁니다. 한편으론 공격을 차단하기도 하면서 상대를 나쁜 사람들이다고 모는 프레임이거든요. 

그런데 전두환 비서 프레임과 네거티브 프레임 둘 중에 어느 비중이 더 크냐하면 당연히 전두환 비서 프레임이죠. 광주 아닌 곳이면 다르겠지만 광주에서는 매우 치명적이라고 볼 수 있겠죠. 강후보쪽에서 보더라도 플러스 마이너스는 있을 겁니다.

이상현: 정책선거로 가야 하지 않나요? 이번 선거에서 광주시의 미래에 대한 정책쟁점이 거의 떠오르지 않고 있는 것 문제 아닙니까?

김영집: 제가 지역미래연구원장으로 그런 일을 해야 하는데 잘 안되는군요. 전체적으로 보면 이런 선거판이 좀 후진 것이죠. 강후보쪽은 작년부터 씽크탱크격인 ‘더 큐브’를 통해 여러 차례의 정책발표와 공약준비를 해 오며 정책대결구도에 노력해왔더군요. 

그간 강후보 강성이미지를 벗어나려고 정책을 강화했던 것 같습니다. 양향자후보도 ‘미래산업전략연구소’를 만들어 자신의 기업출신이미지와 붙여 기업 및 산업유치 정책을 내걸었습니다. 그런데 정책에 상당히 쎌 것으로 보였던 이후보쪽에서 오히려 좀 미진한듯합니다. 

지금까지 여덟 차례 정도 분야별로 발표하는 정도였고, TV토론 등을 그간 기피해왔어요. 최근 광주전남혁신연구회라는 지역산업연구단체가 주최하는 산업정책토론회에 이후보는 처음부터 불참통보 다른 두 후보는 참석하겠다고 했다 다른 일정으로 불참해 모두 참석하지 않았는데 정책선거라는게 그렇게 어렵습니다. 

큰 정책들에 세후보의 차이는 있는데 그리 강한 쟁점이 형성이 되지 않아 정책선거가 안 되는 가운데 후보들의 신상과 활동에 대한 이슈들이 더 크게 붙은 겁니다. 정책선거 프레임으로 가려고 했으면 이후보가 높은 여론지지도에 안주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토론에 응하면서 정책차별성을 보여 줬어야 했지요. 

부자 몸 사리다가 정책선거 타임이 지난겁니다. 그런데 이후보쪽이 강후보쪽에 정책선거 안하는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전술을 쓰는 것은 사실이 아니면서도 공격을 막으며 일부 먹히는 것 같습니다. 강후보쪽이 막판 파격적인 정책이슈를 얼마나 띄우느냐가 이 부분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할 겁니다.
 

지난 16일 광주문화방송(MBC )에서 양향자 강기정 이용섭(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들이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상현: 양향자후보의 저력을 어떻게 보는지요? 또 사퇴한 윤장현시장, 탈락한 이병훈후보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요? 이들이 선거결과 좌우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는지요?

김영집: 쉽기도 어렵기도 한 물음입니다. 양향자후보는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정치인이죠. 톡톡 튀는 스타일도 있고, 상대적으로 행보가 무겁지 않습니다. 이념보다는 현실을 따르는 것 같구요. 현재 약 10% 정도 지지도를 갖고 있기에 결선에 가게 되면 캐스팅보트 역할을 단단히 하게 될 것입니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1차 결과 후로 가봐야죠. 1, 2위간 격차가 판단의 변수가 될듯합니다. 다만 대전이나 다른 결선지역과 달리 3위 표가 많지 않으면 누군가를 지지하더라도 일부가 나뉜다고 볼 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윤장현시장은 7인의 후보시절 현역시장으로서 약 15% 정도로 지지율을 가진 분이죠. 사퇴 이후 아마 이름값은 더 올랐을 건데 성향상 3자 단일후보인 강후보쪽에 더 무게들 실어 주게 될 것입니다. 공개적으론 못한다는 한계가 있죠. 

그러나 결선의 경우 양향자 후보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할지도 모릅니다. 이병훈후보는 이용섭후보를 지지했는데 2%대의 지지율이라 지지도상으로 큰 변수가 되지 못합니다. 저도 그런 편인데 이병훈위원장도 참 어려운 길을 걷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현: 자 그렇다면 이번 경선결과를 예측한다면요?

김영집: 제가 점장이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나 광주선거를 오래 경험해 온 입장에서 볼 때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광주시민들은 골고루 나뉘는 투표보다는 몰아주기 표를 선택했습니다. 

지난 총선에선 국민의 당에게 이번 대선에선 문재인후보에게 늘 한쪽으로 모는 화끈한 투표를 합니다. 그만큼 정치적 판단력이 높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1차에서 끝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1차에서 끝난다면 결과는 아마 역전자의 승리일 것입니다. 

추락하는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지는 않을테니까요. 거기다 이후보는 10% 감산 적용됩니다. 그냥 여론조사 추세대로라면 1, 2위간 차가 크지 않은 결선투표행이 될 것입니다. 결선투표 변수는 말한대로 양향자후보, 윤장현시장 변수가 크고요. 그 외에도 다른 세력작용변수도 있습니다.

이상현: 아직 누가 된다 말하기 어렵다는거군요. 저는 이번 선거를 보며 광주가 참 복잡한 동네구나 하고 걱정이 됩니다. 정치적 과잉도 있고, 중앙과 지방정치간 지역내 세력 파벌간, 언론과 기업간 대립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누구도 광주정치를 쉽게 하지 못합니다. 

아마 누군가 시장이 되었다해도 이런 광주정치의 내면을 깊이 성찰하고 대안을 찾지 못하면 시정운영이 결코 쉽지 않다고 생각되거든요. 선거가 광주를 통합시키는 촉매가 되어야 하는데 더욱 어렵고 힘들게하는 기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김영집: 같은 생각입니다. 좀 질려요. 도망도 가고 싶지만 그렇다고 쉽게 떠나기엔 참으로 매력적인 광주입니다. 최근 청와대 실세였던 어느 선배 정치인이 제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자기는 광주의 ‘판’을 바꾸고 싶었다. 

광주가 제대로 되려면 장관출신이고 고위관료 경력이면 시장시켜주고 구청장 군수 시켜주는 그런 판을 바꿔야 한다. 구식이 된 어르신들이 사사건건 나서서 자리 차지하고 좌지우지하려는 지역사회 판을 바꿔야 한다.

 세상이 변하는데도 제자리 안에서 아웅다웅하는 운동판도 바꿔야 한다는 마음이라는 거죠. 특히 지금 전국적으로 보면 서울, 경기도, 대전, 부산, 경남, 대구, 제주에까지 젊은 세대의 정치적 인물들이 커 오는데 광주 전남 전북만 늙은 정치인들이 판을 치는데 이러다 호남은 전국적인 경쟁력이 있는 인물이 나오기 어렵다는 통탄을 하더군요. 

공감이 컸습니다. 이런 광주 판을 바꿔보자고 출마도 못하는 저도 정치판에 왔는데 성과를 거둘지 저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김영집 지역미래연구원장.

이상현: 역사가 우여곡절을 겪어도 결국 바른 방향으로 가지 않겠습니까. 전남지사 선거는 이미 판을 바꾸지 않는 그런 구도로 가는 것 같고 이제 남은 것이 광주인데 이번 광주시장 선거가 변화의 바람이 일었으면 합니다. 경선후 한번 더 대담할까요?

김영집: 경선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인자 대담 하지 않을랍니다. 광주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차분히 연구나 좀 해 볼 생각입니다. 저는 원래 비관주의자는 아닙니다. 이번 광주선거도 결국 광주의 희망을 주는 결과를 가져 온다고 봅니다.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 보지 수면 아래 흐르는 민심을 잘 모르죠. 저는 수면 아래 흐르는 민심이 흐르는 방향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 촛불에서부터 보았죠. 이번이든 돌아가든 결국 민심은 바른 미래의 방향으로 갑니다. 

지도자는 민심을 거슬러 가지 않고 민심의 흐름을 타고 미래로 나가는 사람입니다. 누구든 민심을 받들어야 진정한 정치를 한다고 봅니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