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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국의 교육칼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 부쳐우리의 벨몬트 왕국은 어디에?
  • 김용국 <정광고> 교사
  • 승인 2018.03.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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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거악의 탐욕으로 사라져버린 ‘주는 것’의 가치

촛불은 또 하나의 거악이 감옥으로 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드디어 이명박 전 대통령(이하 이명박)을.

이명박은 3월 23일 자정 무렵 전격 구속 수감됐다. 각종 불법 혐의를 받고 있는 아내와 아들의 눈물 속에 말이다. 이 장면은 한 방송사에 의해 생중계 됐다. 이를 보며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으나 그가 이제라도 제 갈 길을 간다는 생각에, 우리 역사가 마땅히 가야 할 길을 간다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동부구치소로 압송되고 있다.ⓒ민중의소리 갈무리


아직 판결 확정이 나지 않아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함이 마땅하지만 나도 인간인지라 그 동안 드러난 그의 20여 가지의 혐의만 듣다보면 절로 어금니를 꼭 깨물고 주먹을 불끈 쥐어짐은 어쩔 수 없다.

전과 14범이었던 그를 국민들은 그래도 경제 하나만은 잘 살리리라 믿었기에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국내외의 불안한 경제상황 속에서 국민들의 잘살기를 염원하는 마음은 간절했다. 그의 집권기에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부자 되세요!’란 광고가 유행했지만 정작 부자가 된 건 그와 그의 일가였다.

한 팟캐스트 방송에 의하면 그가 많게는 300조 원, 적게는 3조 원 가량을 부정 축재했다고 한다. 부정축재의 규모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국민의 세금을 저인망으로 끌어다 자신의 금고에 쓸어 담은 꼴이다.

입만 열면 국가의 품격을 말하던 자의 행위치곤 더럽고도 더럽다. 그는 돈 벌기 위해 대통령이 됐다는 가담항설이 틀림없는 사실임을 알겠다.

전문가들은 이 불법자금의 원천 중에 뇌물은 기본이요, 사대강 사업, 국방사업, 자원외교 등의 굵직굵직한 사업들일 거라 추정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챙긴 액수는 이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니 그는 악 중의 악이요, 헌정유린 대통령 중 거악 중의 거악이다.

지금 검찰은 한창 그의 숨겨둔 불법자금 저수지를 찾고 있다. 하지만 그 저수지는 외국에 숨겨두고 있어 그걸 찾기란 쉽지 않고, 그 자금을 국고로 환수하기란 더욱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명박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자신의 범죄혐의를 모르쇠로 일관하며 ‘어디 돈 찾을 테면 찾아봐라.’라며 배째라 식으로 뻐팅기며 검찰 수사에도 불응하고 있다. 가히 후안무치와 철면피의 지존이라 할 만하다.

타인에 대한 불신이 강했던 그는 불법자금을 안전한 곳으로 빼돌리고, 뇌물을 받을 때 자신의 가족들과 친인척을 동원했다. 아들, 형, 조카, 사위를 동원했고, 아내는 국회의원 공천을 미끼로 사촌언니로부터 뇌물 30억 원을 받아 25억 원만 돌려줬다.

부정부패를 저질렀던 역대 대통령 중 이명박은 가족을 넘어 친인척까지 범죄로 끌어들인 가장 추악한 최고 권력층 범죄를 저지른 대통령으로 우리 현대사에 기록될 것이다.

액수에서도 희대의 피라미드 사기꾼 조희팔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처지다. 5천여 명으로부터 2조5천억 원을 가로 챈 조희팔을 보며 그 가증스러움에 치를 떨었건만, 이제 이명박을 보니 그 분노의 마음을 뭐로 표현할까.

국민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대통령이란 직위를 이용해 국민을 기만하고 각종 개발과 사업을 벌이며 사리사욕만 일삼은 자. 부정하게 축재한 재물이 산을 이루고 내를 이루고도 남으니 중국 서진의 대부호 석숭과 왕개도 이명박 앞에서는 울고 갔으리라.

이명박의 천인공노할 부정축재의 만행을 아는 국민들의 분노 역시 이에 비례하여 산을 이루고 내를 이루고도 남으니 옛날이었으면 봉기나 혁명이 일어나고도 남았으리라.

언젠가 읽었던 스테판 에셀의 얇은 책 「분노하라」가 생각난다. 부정과 불의에 무관심함은 최악의 태도요, 저항하고 분노하라는 그의 늙은 쇳소리가 지금도 활자에서 튀어나오는 듯하다. 우리는 지금 분노할 때다.

지금 분노하지 않으면 언제 분노할 것인가. 왜장을 껴안고 진주 남강에 뛰어든 논개의 꼭 깨문 입술로 우리는 분노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는 이런 전철을 우리 현대사에서 재현되지 않도록 말이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이러한 분노 속에서 견고해졌고, 그 폭과 깊이를 심화시켰다.

나는 분노한다. 하지만 그 분노의 입술에서 튀어나오는 어떤 욕도 내 마음을 다 담아내지는 못할 듯하다. 입 밖으로 표출된 언어는 그 참된 의미를 다 담아내지 못한다는 데리다의 명철한 탁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제 우리에게 벨몬트 왕국은 사라졌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서 나오는 꿈과 낭만의 목가적인 왕국, 벨몬트 왕국. ‘갖는 것’보다는 ‘주는 것’에 가치의 방점을 찍던 아름다운 왕국.

이제 그 왕국은 소설 속에만 존재할 뿐 두 거악인 적폐 껍데기와 경쟁과 효율의 살벌한 자본주의적 시스템에 시나브로 소악으로 전락해버린 우리들에 의해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다.

두 거악을 보며 꼭 깨문 씁쓸한 입술로 파아란 생의 활력이 넘치는 교실 창밖 운동장에서 뛰노는 학생들을 보며 나직이 물어본다.

“우리가 벨몬트 왕국의 부활을 꿈꿈은 그저 요원한 일일까?”라고.

김용국 <정광고> 교사  yonggug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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