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퇴임 앞두고 “5.18재단을 무차별적으로 흔들지 말라”

 “부당한 일에 연루된 일이 없었다... 시민단체로서 부적절”
광주시 감사위원회에 '불법 문건 유출' 의혹 수사요청 촉구 


“가장 정의롭고 도덕적인 입장에 서 있어야할 시민단체의 태도로서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5.18재단이라는 이름으로 무차별적으로 흔드는 것은 맞지 않다. 문제지기는 정당성을 가져야 한다”

오는 23일 퇴임하는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가 재단의 혁신을 요구해온 시민사회단체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그동안 못했던 쓴소리를 격정적으로 쏟아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가 21일 오전 재단 사랑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에 대해 사퇴를 주장해온 시민사회단체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김 상임이사는 오는 23일 3념 임기의 상임이사를 퇴임한다.ⓒ광주인


김 상임이사는 22일 오전 5.18재단 사랑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영진 5.18재단 새 이사장 사퇴 과정 △검찰고발 관련과 상임이사 공모 불참에 대해 △(광주진보연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시민단체에 대한 입장 △암매장 발굴과 진상규명 진행과정 △대시민·대언론 입장 등으로 나누어 6페이지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날 김 상임이사의 기자간담회는 약 90여분 동안 입장문 발표와 질의응답으로 이뤄졌다. 김 상임이사는 질의 답변 도중 시민사회단체에 대해 억울한 감정을 격정적으로 토로했다.

우선 김 상임이사는 선출한지 18일만에 전격 사퇴한 김영진 5·18재단 이사장 사퇴에 대해 “지난 5일 5.18묘역 참배에 이어 지역사회 여론을 청취하는 행보 중에 ‘밀실선출’, ‘정치인 출신’ 등의 시민단체 공세에 큰 부담을 갔던 중 더 이상 이사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김 상임이사는 시민단체의 검찰고발과 최근 상임이사 공모 불응과 관련 “지난 2015년 3월24일부터 5.18재단 상임이사로 재직하던 중 지난 해 9월14일 광주시민사회단체 대표들로부터 사기, 횡령,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었다.
 

ⓒ광주인


또 시민단체는 지난 3월 15일 상임이사 공모 중에 상임이사 공모중단과 현 상임이사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고 밝혔다.

김 상임이사는 “검찰 고발건은 경찰에서 두 차례에 걸쳐 6시간동안 조사를 받았으며 아직 검찰로부터 사건에 대한 처분을 받지 못했다”며 “양심을 걸고 부당한 일에 연루된 일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상임이사 공모 불응에 대해서도 “공모 초기부터 검찰처분이 완료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공모에 응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었다”고 말했다.

또 김 상임이사는 “재단의 광주시의 감사결과의 사실관계에 대한 설명을 회피하면서 끊임없이 일방적 주장에 의존하는 시민단체와 ‘5월이 더 시끄러워지면 안된다’는 재단이사회와 5월 단체 내부의 유화적인 입장 사이에서 운신할 공간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1월 이후 5.18재단 혁신을 요구해온 시민단체에 대해서도 “행동은 이미 도를 넘어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상임이사는 “시민단체가 지난해 1월 광주시에 요청한 5.18재단 특별감사 결과 시민단체와 언론이 주장했던 의혹 24건 중 12건은 무혐의, 6건은 경미한 사안, 6건은 시정요구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감사처분에 대해 김 상임이사는 “실무자로서 재심청구를 재단이사회에 요청했으나 ‘행정적인 절차에 있어서 일부라도 잘못이 있있으면 받아들어야 한다’고 권고하여 재심을 포기했었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5.18기념재단 전경. ⓒ광주인


김 상임이사는 “지난해 9월14일 광주시의 감사결과를 토대로 시민단체가 검찰에 고발하여 자신을 비롯하여 전임 이사장(차명석), 직원 등 9명이 사기, 횡령, 업무상배임, 업무방해,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시민단체는 자신들이 요구한 감사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검찰고발의 결과가 통보되기도 전에 집요하게 5·18재단을 공격하고 있다”며 “가장 정의롭고 도적적인 입장에 서야할 시민단체의 태도로서는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시민단체와 관련한 질의 응답에서도 김 상임이사는 “처음에는 오해로 생각하고 설명을 하면 풀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시민단체는)처음부터 대화할 생각이 없었다. (시민단체는) ‘(재단을)나갈 사람이 왜 우리한테 설명하느냐’식이었다”고 대화 단절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상임이사는 “내가 부당하고 정의롭지 못했다면 받아들였을 것이다. (시민단체에) 내가 진실을 회피한 일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했다”고 결백함을 거듭 강조했다.
 

ⓒ광주인


‘5.18당사자주의’ 비판에 대해서도 “5월단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전유했는지 증거를 대면 개선할 것이다. 추상적인 언어로 나열할 뿐 무엇이 문제인지를 말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사회 구조’에 대해서도 “시민단체는 1명의 이사를 파견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파견하지 않고 있다”며 “5·18재단 정관과 부속서류에 규정한 해당 단체가 파견하는 현 15명의 이사회 구조는 개편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는 현 이사회 구조를 지지했다.

김영진 이사장 선출과정에 대해서도 “김후식 5·18구속부상자회장이 임원추천위원장을 맡아 재단과 5·18 3단체 그리고 시민단체와 소통해온 것으로 안다”며 “소통결과를 재단 이사회와 혁신위에 보고한 후 만장일치로 김영진 이사장을 선출했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봐 달라. 현재 (김 이사장 사퇴 때문에) 김후식 회장이 가장 큰 자괴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임이사는 광주시 감사위원회 감사과정에서 드러난 5·18재단 불법 문서유출 의혹을 제기하고 광주시의 수사요청을 촉구했다.

김 상임이사는 “시 감사과정에서 감사위원장으로부터 ‘5·18재단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시민단체 관계자가 5·18재단의 결재문서를 파일로 가져와서 설명했다.’, ‘5·18재단 문서보완에 대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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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5·18재단 발전위원회를 구성하여 시민단체와 협의할 당시 시민단체 쪽에서 최종 결재되지 않는 문서를 제시했다고 보고받은 바 있다”며 거듭 광주시 감사위원회의 수사요청을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광주에서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안 된다. 5.18에 대해 비겁하게 하면 안 된다, 당당하게 요구하고 문제제기를 해달라”며 “5.18재단도 잘못한 일이 있으면 수시로 바꿔야 한다. 5.18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나는 아무런 배경이 없는 사람이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살아왔을 뿐이다. 5.18진상규명은 포기 않고 내 숙명으로 일해 왔다”고 말했다.

또 “(시민단체가) 너는 무엇이 잘못됐다고 구체적으로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이를 알려주거나 전달해준 사람이 없었다. 나는 그림자였다”고 토로했다.

김 상임이사는 암매장 추정지 발굴 등 5.18진상규명 등 향후 과제에 대해 “5·18특별법이 마련되면 암매장 관련 조사를 특별위원회로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특위 구성까지 5개월이 남았다”며 “암매장은 광주교도소 외에 두 곳(동구 학동, 북구 문흥동)이다. 유골이 있는 곳은 아직 사실관계 파악이 미진하지만, 사실관계가 파악된 곳은 유골의 행방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광주인


‘5·18진상규명’과 관련해 김 상임이사는 “지난해 8월부터 진상규명 대응팀을 구성하여 12개 이슈를 정했으며 1차, 2차 보고회에 이어 3월말까지 최종 보고를 이슈별로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만원 등 왜곡세력에 대해 명예훼손,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 손해배상 등의 사법절차를 진행 중이며, 전두환 회고록은 형사· 민사소송을 병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임이사는 시민들에게 “5·18재단이 흔들리지 않게 도와 달라”며 “5·18재단과 5월 민주유공자 3단체(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는 아무런 문제없이 충분히 협의하고 결론을 도출해 가는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다. 내가 근무했던 지난 3년 동안 단 한 번도 5월 단체의 불협화음이 외부로 전달된 적이 없다”고 내부 분위기를 강조했다.

또 5.18재단 직원들에 대해서도 “과거에 비해 같은 시간동안 일하지만 더 열심히 일하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날마다 나아지고 있는 재단 내부의 상황을 보고 끊임없이 문제제기하는 시민단체에 대해서 마지막에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거듭 5.18재단을 도와주고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끝으로 김 상임이사는 “(퇴임 후)앞으로 공개적이고 객관성이 담보된 자리라면 언제 어느 곳이라도 나가서 저의 입장과 재단 사업을 설명하고 토론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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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김 상임이사는 오는 23일 퇴임을 앞두고 시민단체와 시민들에게 지난 3년간 5·18재단의 상임이사로서 자신이 겪어온 고심을 허심하게 털어놨다.

이사장과 상임이사가 공석인 가운데 518재단은 22일 재단 이사회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5·18기념재단설립동지회도 이날 오후2시30분 광주광역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가 요구해온 5·18재단 혁신과제에 대해 공개토론회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제 5·18재단의 대혁신’은 5.18기념재단 이사장과 상임이사가 공석인 가운데 또 다시 시민사회단체와 5·18재단 그리고 광주시의 몫으로 돌아왔다. ‘시민중심의 5·18재단’으로 거듭 날수 있는 위기이자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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